AI로 감싼 액자 구성
사진 제공.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의 주 무대는 2029년 근미래의 로스앤젤레스. 늘어나는 강력 범죄 건수로 인하여 당국은 AI가 증거 수집, 판결, 사형까지 모두 처리하는 법정 시스템 ‘머시’를 도입하게 된다. 범죄 발생 시 AI가 모든 디지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용의자가 진범일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에게는 90분간의 소명 시간이 주어지고, 이 90분 동안 ‘진범일 확률’을 즉결 처분 기준보다 낮은 92%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변론을 위해 앉아 있던 의자에서 그대로 사형 처분된다. 이 시간 동안 용의자는 머시 법정 시스템으로부터 모든 데이터와 분석 기능을 지원받을 수 있다. 용의자는 현장 주변의 CCTV, 주위를 지나던 사람의 스마트워치, SNS 등은 물론 증인이 남긴 모든 영상 기록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몸에 착용하는 ‘바디캠’ 촬영 영상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인간의 생명이 걸린 중대한 결정을 감정 없는 기계가 통제한다는’ 설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우리는 현실에서 AI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상영 시간 대부분을 의인화 AI 매독스(레베카 퍼거슨 분)와 레이븐 사이의 취조 과정(?)에 할애하고 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대략 100분인데, 이 중 90분이 정확하게 매독스와 레이븐의 갑론을박 과정을 실시간으로 담아낸다. 현실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사건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되짚어가는 식이다. 어찌 보면 전통적인 ‘액자 구성’의 색다른 형태로도 여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