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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주의 안전을 위한 여정
레이다앤스페이스 박재우 대표

Vol.258 December

탄탄하게 쌓인 레이다와 위성 기술을 바탕으로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각종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기업, 레이다앤스페이스.
현재 초소형 위성인 큐브샛 개발에 한창인 박재우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
한 번 쏘아 올려지면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위성이기에 지상에서의 철저한 테스트와 완벽한 개발이 필수적이라 말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그에게 위성과 레이다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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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웹진 구독자에게 대표님과 레이다앤스페이스를 소개해 주세요.

1990년부터 ETRI에서 위성관제, 통신위성 시스템엔지니어링 등을 연구하다가 2012년 창업한 박재우라고 합니다. 1994년에 잠깐 퇴직한 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인 IKI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대전자 위성사업단에서 근무한 적도 있어요. IMF 이후 다시 ETRI로 복귀해 통신위성 통신탑재체 개발에 참여했어요.

창업 당시에는 ‘위성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주변 조언을 받아들여 레이다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했어요. 당시 사명도 ‘레이다솔루션’이었고요. 이후 별도로 창업한 ‘위스페이스’를 통해 위성 컨설팅 사업을 병행했어요. 2015년에는 두 회사를 합병하면서 현재의 ‘레이다앤스페이스’가 됐죠.

지금까지 레이다 시제품 4종을 개발했고, AI 기반 제품도 2종을 보유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30여 명의 직원들이 큐브샛 개발에 다시 착수했고요. 그동안 수행한 100여 개의 연구개발용역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수행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요.

ETRI에서 30년을 재직하시다가 2012년에 창업하셨죠. 긴 연구소 생활을 뒤로 하고, 창업의 길에 뛰어드셨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 역시 종종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부분이에요. 제 성격을 아는 사람들도 제가 사업을 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고요. 그런데 벌써 창업한 지 13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연구소에 있을 때부터 한 분야를 깊게 파기보다 여러 기술을 넓게 이해하고, 이를 조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편이었어요. 학위 취득 후 잠시 있었던 현대전자에서는 공장을 지어 위성을 만든다는 계획을 접하면서 위성 분야의 가능성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그때의 기억이 오래 남아있어요.

다시 돌아온 ETRI에서는 방황을 좀 했는데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10년 가까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러던 중 안정적인 연구환경에서 나와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어요. 그래서 위성과 레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에 뛰어들게 됐어요.

레이다앤스페이스가 레이다와 우주산업 분야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가장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경쟁력은 ‘레이다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에요. 부품 단위가 아니라, 전체 레이다 시스템을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온전히 자체적으로 수행해 온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있죠.

레이다는 군용이든 민간용이든 기본적으로 필요한 코어 기술은 거의 동일해요. 저희는 이 핵심 기술들을 독자적으로 확보해 왔기 때문에 규모나 적용 대상만 달라질 뿐, 다양한 종류의 레이다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요.

또 다른 핵심 강점은 우주산업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축적된 위성 통신과 전파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를 기반으로 위성 시스템 설계, 위성 통신 및 항법 시스템, 위성 관제, 그리고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 우주 분야의 전반적인 기술 자문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요. 더불어 우주전파센터와의 10년 이상 공동 연구를 통해 우주 환경 측정 장비, 우주 기상 관측기를 개발하기도 했죠. 이런 깊이 있는 연구 역량과 실전 경험이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차별점이라 생각해요.

img3연구 중인 직원들의 모습

레이다스페이스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는 큐브샛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큐브샛은 한 변이 10cm인 정육면체 모듈을 기본 단위로 하는 초소형 위성이에요. 이 모듈을 2개, 3개, 혹은 20개까지 확장해 다양한 크기의 초소형 위성을 구성할 수 있어요. 작은 위성이기 때문에 제작 비용이 매우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예를 들면, 한국에서 개발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시리즈의 경우 한 기당 약 2,000억 원이 소요돼요. 그러나 큐브샛은 한 기를 개발하는 데 50억 원도 들지 않아요. 비용 차이가 매우 크죠.

물론 소형 위성이다 보니 대형 위성에 비해 성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해 활용 가치를 크게 높이고자 연구 중이에요. 2,000억 원 규모의 대형 위성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반 산업과 민간 분야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위성 영상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죠. 고객은 2,000억 원 상당의 위성 영상을 사용할 것인지, 해상도는 좀 낮지만 50억 원 미만의 합리적 비용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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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운영하시는 과정에서 경험한 예상치 못했던 난관은 무엇이었나요? 이와 관련해 후배들이 참고할 만한 교훈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고객과 시장이 실제로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예요.

ETRI 후배들이 종종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기술과 제품을 동일시하는 것’인데요. 저희도 기술로 만든 시제품은 수없이 많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판매된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제품으로 성공하려면 고객이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완성도와 품질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필수적이죠. 회사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요소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순한 기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요.

창업을 준비하는 ETRI 후배 연구자들에게 좀 더 조언해 주신다면요?

예전에는 창업을 시작하면 무조건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드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ETRI에 있을 때 시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한 후, 창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라고요. 창업 이후에는 시제품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너무 현실적인 조언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매달 직원들의 급여를 걱정하는 소상공인 신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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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다앤스페이스의 추후 계획과 비전을 알려주세요.

이제 저희는 기술 개발보다는 제품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에요. 특히 레이다와 IT를 기반으로 한 재난 안전 제품, AI 결합 큐브샛을 중심으로, 회사 이름에 걸맞은 성과와 경쟁력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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