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문 기술
Vol.257 November
ETRI가 개발한 지상파 방송 전송 기술이
브라질의 차세대 방송 서비스 표준(DTV+)으로 최종 채택됐다.
이미 해당 기술은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았는데,
남미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까지 공식적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 기술은 ATSC 3.0 기반 다중송수신안테나(MIMO)와
계층분할다중화(LDM)를 결합한 전송 기술로,
통신망과의 자유로운 연동이 가능해 끊김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35년의 어느 아침. 오렌지 주스를 한 컵 가득 따라 마시며 TV를 켰다.
선명한 화면 속 아나운서가 오늘 날씨를 전하고 있다. 역시, 오늘도 맑음이다.
이곳,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산 지도 20년이 흘렀다.
부모님을 따라 넘어와 학창 시절을 보낸 이곳은 나의 2번째 고향이기도 하다.
브라질은 한국과는 달리 아직 TV 시청 비율이 높다. 그래서 드라마나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다음 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런데 최근에 브라질에 살면서 체감할 정도로 편해진 것이 있다. 바로 TV를 끊김이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과 해변에 있는 카페에 앉아 가게에서 틀어놓은 TV 속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으면, 선명한 화질을 기대하긴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초고화질 영상으로 언제 어디서든 선명한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이 느린 외곽 지역으로 여행을 가도 TV만큼은 끊김이 없이 볼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졌다. 각종 재난 알림도 실시간으로 표시되기 시작해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다가 지진이 난 것을 알림 방송으로 알게 된 적도 있다.
이제 TV는 단순한 오락 기능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로 우리 가족의 일상을 채워주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 더 발전하게 될 미래를 기대해 본다.


브라질이 차세대 TV 시스템에 ATSC 3.0 기술을 공식 도입키로 했다. 8월 27일(현지시간) 시행된 서명식에 브라질 대통령이 서명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출처.ATSC(북미 방송 표준화 기구))
ETR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TSC 3.0 기반 MIMO, LDM 결합 전송 기술이 브라질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DTV+1)) 물리계층으로 최종 채택됐다. 이 기술은 이동 중이거나 외곽 지역에서도 안정적이고 끊김이 없는 방송 송수신을 가능하게 한다.
브라질 TV 3.0 프로젝트(DTV+)는 지상파 방송의 물리계층, 전송계층, 콘텐츠 계층 등 기술 전반에서 후보 기술을 검증했다. ETRI는 다중송수신안테나(MIMO)2)와 계층분할다중화(LDM)3)를 결합해, 높은 데이터 처리량과 다채널 방송 삽입이 동시에 가능한 전송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
국내 방송·통신 기업과 협력해 시제품을 개발하고, 브라질 현지 실환경 시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추가로 브라질 요구사항에 맞춰 MIMO 송신기 식별 기술과 LDM 기반 지역방송 삽입 기술도 개발했다. 이로써 외곽 지역, 이동 환경, 재난 알림 방송 등에서도 끊김이 없는 UHD 방송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최대 방송사 TV 글로보(Globo)는 이 기술을 활용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24 파리 올림픽’을 시연했으며, 현지에서 고화질 방송 경험을 대중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성과를 통해 ETRI는 2024년 9월 ATSC 3.0 물리계층의 국제표준 채택 이후,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역으로 기술 확산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국내 방송 장비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브라질과 한국 간 지속적인 기술 협력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1) 차세대 방송 서비스(DTV+): DTV+는 브라질의 차세대 방송의 브랜드 이름이며, 브라질의 현재 디지털 방송은 일본의 ISDB-T(Integrated Services Digital Broadcasting - Terrestrial) 전송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2) 다중송수신안테나(MIMO, Multi-Input Multi-Output): 2개 이상의 송신 안테나 및 수신 안테나를 적용해 데이터 전송률을 높이는 무선 전송 기술이다.
3) 계층분할다중화(LDM, Layered Division Multiplexing):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주파수로 보내기 위해 송신전력을 나누어 사용하는 무선 전송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