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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창으로 6G를 가속하다
전파환경감시연구실 이정남 책임연구원

Vol.251 May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개개인의 일상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파다.
이런 전파의 특성에 큰 매력을 느낀다는 이정남 책임연구원.
그는 대학 시절 공부한 전기자기학에 흥미를 느꼈고,
전파 분야에 몸담게 될 것을 예상했다.
방문한 연구실 바닥과 벽면엔 전파를 차단하는 파란 전파흡수체가 가득했고,
그 중앙엔 투명한 RIS 필름을 연구하는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어떤 곳에서도 잘 터지는 통신을 위해 노력하는 이정남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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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기 없이도 실내 통신이 가능한 RIS 기술을 개발하셨습니다. 중계기의 역할과 이를 보완하는 RIS 기술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계기란 기지국에서 전송된 미약한 전파 신호를 증폭시키는 장치예요. 통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네트워크 장치죠.

img3RIS 개념도

RIS(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 지능형 재구성 표면) 기술은 전파를 능동 또는 수동으로 제어해 통신 품질을 높이는 차세대 무선 기술이에요.

이 기술은 유전체 기판에 배치된 소형 단위 소자들이 전파의 위상과 진폭을 조절해 방향이나 성질을 바꿉니다. 이를 통해 5G·6G 고주파 신호를 반사하거나 투과시켜 장애물을 회피하고, 실내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죠. 이 덕분에 커버리지가 넓어지고, 빔포밍(Beamforming)1) 성능이 향상돼 통신 품질이 향상돼요.

송수신 전력이나 기지국 수를 줄여도 동일한 커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죠. 그리고 기지국이나 중계기 설치 대신 RIS를 설치하면 저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어요.

또한 송수신 전력이나 기지국 수를 줄이고도 같은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중계기 대신 RIS를 설치하면 저비용 구축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고층 빌딩 사이나 실내에서 신호가 약해지는 지역에 RIS를 벽이나 창문에 부착하면 신호를 반사 또는 투과시켜 품질을 개선할 수 있어요.

우리 연구실은 특히 ‘투과형 RIS’에 집중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건물 외벽은 신호를 차단하고, 창문을 통해서도 유리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손실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투명 RIS를 창문에 붙이면 실내 중계기 없이도 신호 손실을 줄이고 통신 품질과 커버리지를 동시에 향상할 수 있죠.
1) 전파를 특정한 방향으로 집중해서 보내는 기술. 통신하려는 기기 쪽으로 강하게 신호를 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기존 RIS 기술과 차별화되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img3고(高)투과, 광대역, 광각 투명 RIS 개념도

기존 투과형 투명 RIS는 통과 가능한 주파수 대역이 매우 좁아, 다양한 상용 통신 주파수를 모두 처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주파수가 바뀔 때마다 해당 대역에 맞는 RIS로 교체해야 해 번거로웠죠.

하지만 우리 실에서 개발한 투과형 투명 RIS는 기존보다 10배 이상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지원합니다. 덕분에 하나의 장치로도 대부분의 밀리미터파 대역 신호 품질을 개선할 수 있어요.

RIS의 성능은 ‘RIS 이득(RIS Gain)’으로 평가하는데, 일반 유리에 비해 신호 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나타내요(RIS Gain = (glass+RIS) - glass). 우리 실이 개발한 투과형 투명 RIS의 이득은 기존에 발표된 RIS 대비 약 4배 이상 높아요.

또한, 실외에서 실내로 전송되는 신호는 반사, 회절된 신호가 창문을 통해 입사되는데요. 신호의 입사 방향에 무관하게 고투과도가 유지돼야 해요. 개발된 투명 RIS는 입사각이 80도 이상에서도 안정된 고투과율을 달성했어요.

img3투과형 투명 RIS

고(高)투과·광대역·광각 투명 RIS 기술의 주요 원리와 작동 방식을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img3투과형 RIS 원리

유전체 기판상에 주기적으로 배치된 금속 패턴이 특정 주파수는 통과시키고 기타 주파수는 반사시키거나 감쇄시키는데요. 이를 주파수 선택 표면(Frequency Selective Surface, FSS)이라고 해요. 금속 패턴의 모양, 크기, 배열 주기에 따라 통과되거나 반사되는 주파수가 결정되는 거죠. 마치 필터처럼 특정 주파수만 걸러주는 거예요.

전자기파가 입사될 때 입사파의 주파수가 금속 패턴의 공진주파수와 일치하면 공진(Resonance)이 발생하고, 그 에너지가 패턴을 따라 유도 전류로 전환돼요. 이때 유도된 전류가 동위상 복사(In-phase radiation)를 발생시켜 전자기파가 통과하고, 반대로 공진주파수가 아닌 파는 반사되거나 감쇄되죠.

우리가 개발한 투명 RIS는 불투명한 유전체 기판 대신 투명 필름에 수 μm 선폭을 갖는 금속 그물망(Metal mesh) 구조의 FSS예요. 금속의 선폭과 간격을 최적화해서 투명도를 향상시켰고, FSS 금속 패턴의 커패시턴스(Capacitance)2)와 커플링 특성(Coupling Characteristics)3)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ETRI의 독창적인 구조를 설계해 광대역 특성을 유도했어요. 금속 패턴 내부 구조를 대칭으로 설계해 입사각에 따른 투과 특성 변화의 민감도를 감소시켜 광각 특성을 획득했고요.
2) 커패시턴스(Capacitance):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능력. 전자기파의 에너지를 잠깐 잡아두는 성질을 갖는다.
3) 커플링 특성(Coupling Characteristics): 하나의 금속 패턴이 옆의 다른 패턴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를 말한다. 해당 기술은 끊어진 금속선 사이 공간에서 전류가 흐르다가 충전되는 특성을 가진다.

해당 기술을 개발하시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기술은 창문에 부착하는 투명 RIS이기 때문에 투명도가 중요해요. 그런데 투명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금속 패턴을 너무 얇게 만들면 투명도는 좋아지지만 전기 전도도가 감소하게 되죠. 전도도의 감소는 RIS의 전송 특성인 투과율 감소를 발생시켜요. 투명도와 투과율은 서로 trade-off 관계거든요. 각각의 성능은 유지하면서 최적의 구조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웠어요.

또한, 한 장의 투명 필름만으로는 광대역 특성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현재 RIS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기관과 연구자들도 위의 두 가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에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금속 패턴 구조에 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어요. 금속 메시 수를 줄이면서도 전도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와 투명 필름 양면에 서로 다른 형태의 금속 패턴을 배치해 투명도, 투과율, 광대역 특성을 획득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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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예상되는 시간과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요?

RIS 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중국에서는 상용화 단계에 가까운 시제품도 개발되고 있죠. 초고속, 저지연, 고용량, 전파 매질 한계 극복 등의 미래 통신, 전파 기술에서는 밀리미터파 대역 이상의 높은 주파수가 필수적인데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높은 비용 때문에 통신 회사와 기간 사업자의 움직임이 소극적인 상황이에요. 대표적인 예로 5G 28GHz 서비스 중단을 들 수 있어요.

그러나, 6G 서비스에 대한 주파수와 상용화 준비가 진행되고 있어서 RIS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해요. RIS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요. 실시간 제어와 채널 추정의 어려움, 표준화와 통신 프로토콜의 부재, 그리고 에너지 효율적인 능동 RIS 기술과 공정기술 등이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들이죠.

RIS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일반 사용자나 기업에 어떤 긍정적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하시나요?

RIS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업은 통신 인프라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기존에는 기지국이나 중계기, 선로 설치 등에 큰 비용이 들었지만, RIS는 저비용·저전력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어 설치비와 유지비, 전력 비용이 줄어들거든요. 전파가 약한 공장, 사무실, 아파트 등에 RIS를 설치하면 통신 품질이 개선되고 보안도 강화돼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5G·6G 통신도 전파 음영지역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돼, 고화질 스트리밍이나 실시간 게임 같은 서비스도 끊김없이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또한, 단말기 과부하로 인한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 문제도 줄고, 공연장이나 공항 같은 혼잡 지역에서도 속도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결국, 기업은 비용 절감과 새로운 서비스 기회를, 사용자는 더 빠르고 안정적인 연결 환경을 얻게 되는 거죠. RIS는 미래 무선 통신의 판도를 바꿀 핵심기술이 될 거예요.

앞으로 어떤 연구를 계획하고 계신지, 더불어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확장해 스마트 빌딩과 공장, 교통수단, 스마트폰 단말기 등에 적용이 가능한 투명 RIS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능동형 투명 RIS에 적용이 가능한 다이오드나 스위치 등의 소자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계획하고 있고요. AI가 결합된 지능형 안테나 연구도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시간과 환경에 타협하지 않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꾸준히,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해 세상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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