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김이 없는 통신이 가능한 미래
Vol.251 May
5G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있었다.
바로 실내로 들어가면 변경되는 LTE 우선 적용 모드다.
실내 기지국의 부족으로 5G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ETRI가 개발한 RIS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계기 없이, 창문에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형태의 안테나로,
실내 통신을 원활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지도 어느덧 8년째. 창고 안은 늘 전파가 잘 안 터지는 공간이었다. 예전엔 재고를 확인하려면 무전기로 팀원들과 의사소통해야 했고, 가끔은 연결이 끊겨서 화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지게차 자동 유도 시스템도 가끔 멈춰 서서, 다시 위치 조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무언가 달라졌다. 창고 구석에서도 영상통화가 끊기지 않고, 실시간으로 작업 지시가 가능해졌다. 출고 확인도 앱으로 실시간 처리되고, 자동화 기계는 지연 없이 정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이 달라진 건지 궁금했는데, 관리팀에서 알려줬다. 유리창에 붙인 얇은 필름 때문이라고.
‘RIS’라는 기술 덕분이었다. 전파를 건물 내부 깊숙이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건물 외벽을 뚫거나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겉보기엔 투명한 필름인데,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컸다.
그 작은 필름 하나가 내 일의 방식과 흐름을 바꿔놓았다. 이제는 끊김이 없는 5G 덕분에 창고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처럼 느껴진다. 업무 속도는 빨라졌고, 실수는 줄었다. 바쁜 건 여전하지만, 덜 복잡하다.
ETRI가 중계기 없이도 실내에서 밀리미터파 대역 이동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지능형 재구성 안테나(RIS, 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 기술이다. 필름 형태의 안테나를 창문에 부착하기만 하면 고주파가 실내 깊숙이 들어오게 돕는다.
5G, 6G 같은 고주파 통신 서비스는 직진성이 강해 건물 벽이나 유리에 통신 신호가 손실된다. 그래서 실내에서 5G를 사용하려 해도 LTE로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내 중계기를 설치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따라왔다. 이번 ETRI가 개발한 투명 RIS는 이런 단점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된 투명 RIS는 투명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사용한다. 수 마이크로미터(μm) 미세 패턴을 필름에 형성했다. 이 패턴에 의해 일반 전파가 안테나(필름)에 조사되면 투과도가 향상된다. 패턴 형상에 따라 전파 도달 여부와 투과율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원리다.
ETRI가 개발한 투명 RIS은 기존 기술에 비해 대역폭이 10배가 넓다. 하나의 투명 RIS로도 5G, 이음5G뿐만 아니라 향후 6G 서비스에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80도 이상의 투과 광각에도 高 투과 특성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실내 통신 커버리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