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버티는 다리 속 원리
- 인천대교
Vol.250 April
인천공항을 갈 때 건너게 되는 긴 다리가 있다.
바로 인천대교다.
여행의 설렘을 안고 인천대교를 건너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기분을 더 고조시킨다.
인천대교는 해상구간과 연결도로를 모두 합한 길이가 21.38k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인천대교는 지진과 강풍에도 견디며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도시와 섬, 섬과 섬, 도시와 도시를 잇는 다리. 다리를 통해 인류는 더 빨리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리는 단순히 잇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영국의 케임브리지와 같이 도시의 명칭이 되기도 하고, 반 고흐의 그림 ‘랑글루아 다리’처럼 예술가에게는 영감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송도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인천대교는 어떤 상징성이 담겨 있을까? 2005년 영국의 건설 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에서는 인천대교를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당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획기적인 방식인 패스트 트랙으로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며 한국에서 제일 긴 다리를 건축했기 때문이다. 인천대교는 현대 건축 기술의 발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다.
2005년에 착공해 2009년에 완공된 인천대교. 52개월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에 21km에 달하는 규모로 세계 7위 규모의 사장교이자 한국에서 가장 긴 다리로 자리 잡았다. 인천대교는 3종류의 다리가 이어졌다. 일반적 다리의 형태를 띤 고가교, 교량 위 세운 탑에 케이블을 늘어뜨려 다리를 지탱하도록 설계된 다리인 사장교, 그리고 고가교와 사장교를 잇는 접속교로 구성된 것이다.
인천대교의 중앙에 있는 사장교에는 두 개의 높은 주탑이 있다. 이 주탑은 238m로 국내에서 제일 높다. 그 높이가 무려 249m의 높이인 63빌딩과 비슷하다. 주경간 길이 또한 800m로 한국에서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내구성은 어떠할까? 72m/sec의 강풍과 진도 7의 지진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국내 최초, 최고의 수식이 따라붙는 인천대교 곳곳에는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기술과 과학적 원리가 존재한다.
인천대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장교를 중심으로 보자. 사장교는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을 차량이 다니는 보강형에 연결해 잡아당기는 구조다. 주탑과 보강형에 걸리는 인장력과 압축력을 케이블로 분산시키는 구조적 효율이 높은 방식이다. 이때 케이블에 받는 인장력은 수작 하단으로 전달되는데 강풍과 진동에 강한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사장교는 규모가 커질수록 케이블이 바람과 하중으로 인한 진동에 민감해진다. 이때 케이블 댐퍼를 사용한다. 케이블 댐퍼는 케이블의 감쇠비를 증가시켜 진동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주탑과 보강형에 케이블을 연결할 때 함께 설치된다. 이 외에도 주탑을 지지하는 교각의 말뚝은 60m, 아파트 20층 정도의 깊이로 박혀있다. 말뚝은 3만 톤의 하중을 견디는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며 인천대교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다리는 인류가 수렵을 위해 만든 단순한 건축물이었다. 돌과 통나무 등으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간단한 형태로 말이다. 이 형태가 점차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말과 마차, 그리고 기차와 자동차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다리는 통행을 돕는 기능을 넘어 문화의 교류, 예술의 영감으로 그 역할이 확장됐다.
현재 인천대교는 송도와 인천공항을 이어주며 이동의 효율성을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제1, 2 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수도권 교통과 물류 환경을 개선해 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장엄한 인천대교의 외관은 관광지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불빛이 수놓아진 인천대교의 야경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은 오늘도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