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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 나는 체험이 간편해진 미래

Vol.250 April

VR과 A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나 앱이
일상에 정착한 지도 수년이 흘렀다.
전시장과 박물관 등에서도
실감 나는 체험을 제공하는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가운데,
ETRI는 VR과 AR을 합친 XR 기술을 선보였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실감 나는 체험이 가능한 미래가 온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다채로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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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경험하는 아쿠아리움

* 아래의 글은 XR 기술이 상용화된 미래를 상상해 본 글입니다.

2035년의 4월, 오늘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아쿠아리움을 체험했다. 며칠 전부터 커다란 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부모님은 집에서도 볼 수 있다며 주말에 같이 보자고 했다.

엄마가 고글 같은 것을 내 머리에 씌워주며 말했다.
“A야, 셋 하면 눈을 뜨는 거야!”
“알겠어요!”

엄마와 아빠가 ‘하나, 둘, 셋!’을 외치는 소리에 맞춰 눈을 떴다.
거대한 물결이 눈앞에서 출렁였다. 나는 숨을 꾹 참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숨이 차오르지 않았다. 내 몸은 물속에 있는데 젖지 않았다. 손을 뻗자, 가오리가 스르륵 지나갔다. 부드러운 지느러미 끝이 손끝을 스치듯 느껴졌다.

“엄마! 저 지금 물고기랑 같이 헤엄치고 있어요!”

내 목소리는 맑게 울렸다. 머리 위로 고래가 유유히 지나가자, 배까지 웅장한 진동이 퍼졌다. 나는 따라 헤엄치려 했지만 발은 바닥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아, 맞다. 나는 진짜 물속에 있는 게 아니지.

아빠가 ‘XR 아쿠아리움은 집에서도 물고기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냥, 정말 바다 같았다. 진짜 물고기와 진짜 물살이 나를 휘감는 것 같았다. 옆을 보니 형광 해파리가 둥실 떠다니고, 문어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문어가 꿈틀거리며 다가오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엄마가 웃었다.

“괜찮아, 손을 내밀어서 만져봐.”

나는 다시 손을 내밀었다. 문어가 조심스레 다리를 뻗었다. 부드럽고 말랑한 촉감이 느껴졌다. 집에서 바다가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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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CHNOLOGY

    생생한 체험을 가능케 하는 몰입형 XR 기술

    img3노원 기차마을 스키장 디오라마

    ETRI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접목하는 몰입형 확장현실(XR)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의 주요 기술은 ▲다중·이형센서기반 상황적응형 인터랙션 프레임워크 ▲다인칭 사용자 3차원 정밀 동작 분석 기술 ▲복합공간상 사용자 위치 추정 기술 ▲개인 모바일 디바이스 인터랙션 증강 기술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기술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증강현실에 맞춰 가상현실 공간을 만들어 로컬과 원격에서 다수 사용자가 참여해 생생한 XR 체험이 가능하도록 시범 콘텐츠를 만들었다.

    증강현실 속에서 범용 스마트폰을 활용한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 두 명의 로컬 사용자는 각각 여우와 어린왕자의 역할을 하고, 가상현실 속에서 HMD를 착용한 또 다른 한 명의 원격사용자는 허수아비 캐릭터 역할을 했다. 이로써 다수의 인원이 참여해 원격몰입 확장 현실을 시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증강현실을 통해 실제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연동해 두 개의 공간을 공유하며 사용자의 제스처 인식까지 가상의 캐릭터에 반영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노원 기차마을 스키장 디오라마, 국립중앙도서관 ‘자산어보’ 콘텐츠로 제공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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