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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25

독일 프라이부르크,
환경보호를 위한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다

‘세계의 환경 수도’라고도 불리는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1위 도시이다.
이런 도시가 되기 전, 프라이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도시의 80 %가 무너진 도시였다.
이런 상황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때문에 숲이 파괴되고,
밭으로 사용되고 있던 땅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축하는 계획이 세워진다.
이를 계기로 프라이부르크는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고 에너지 자립 도시로 재건 계획을 세운다.
현재 2035년까지 탄소 중립 도시를 목표로 세운 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도시정책들을 살펴보자.

모든 시민을 포용하는 디지털 정책

프라이부르크는 태양광 산업이 시작된 세계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던 다양한 사회·환경적 문제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1970년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시위였다. 몇 년간에 걸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원전 폐쇄 약속을 정부로부터 받아낸 시민들은 이후 우크라이나에서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마주하고 확실히 방향을 정한다. 원전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이다.

원자력 없이 자생할 수 있는 도시를 위해 정부는 태양광발전장치를 설치한 저에너지하우스, 패시브하우스*, 에너지플러스하우스**를 건설했다. 태양열, 태양광, 히트 그리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을 사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주택의 등장으로 주민들은 일반 주택의 절반, 그 이상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냈다. 심지어 태양광발전장치를 설치한 주민들은 추가적인 전력을 생산해 지역의 전력회사에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 단열공법을 사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
** 한 주택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초과하여 신재생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건축물

프라이부르크의 신 시청사. 외벽 전체가 태양광발전장치로 덮여 있어 에너지 자립이 가능한 에너지플러스하우스다.
(출처: 프라이부르크시 홈페이지 https://greencity.freiburg.de/pb/,Len/1450158.html)

프라이부르크의 대표적인 패시브하우스 Sun Ship. 옥상마다 태양광발전장치가 설치되어있고, 은행과 슈퍼마켓, 오피스,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복합건물이다.

현재 프라이부르크는 전체 에너지의 14~15 %가 태양열로 충당되고 있다. 또한 시민 1인당 소유한 태양광발전장치 시설 수가 독일 내에서 가장 많다. 지금도 시에서는 “당신의 지붕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Dein Dach kann mehr) 라는 슬로건으로 태양광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은 태양광발전장치에 관한 전문 업체의 컨설팅을 받아볼 수 있으며 보조금을 지원받아 기기를 설치할 수 있다.

자동차가 없는 마을을 꿈꾸다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출처: Endrik Baublies / Shutterstock.com

프라이부르크는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장려하는 교통정책을 실시했다. 자전거 우선 정책으로 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Frelo를 도입했고, 500 km나 되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해 자전거 이용을 유도했다. 또한 자전거 주차건물인 모빌레(Mobile)를 건설해 자전거 1,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위해 요금을 인하하여 이용률을 높였다. 또한 지역 승차권(환경패스)을 만들어 여러 교통수단을 하나의 승차권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편리화시켰다. 이외에도 카쉐어링의 비중을 높이고, 낮에는 시내 안으로 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제한하며, 시외에 마련된 주차장에 세워야 하는 등 자동차로 시내를 다니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이 34 %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목표 수치인 30 %를 넘긴 수치이다. 또한 인구 1,000명당 자가용 소유 비율이 2021년 기준 354대로 독일 내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이 흐른 지금, 프라이부르크 미래연구소장은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친환경 교통 분담률이 70 % 이상이라고 얘기한다. 배기가스와 소음, 교통사고가 거의 사라진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쓰레기 제로를 향한 노력

홈페이지에 마련된 쓰레기 제로를 위한 시민참여 워크숍 페이지.
(출처: 프라이부르크시 홈페이지 https://mitmachen.freiburg.de/stadtfreiburg/de/mapconsultation/58149)

프라이부르크는 쓰레기 제로 운동과 재활용 장려 등의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컵’은 대표적인 재활용 정책이다. 정부는 재사용이 가능한 커피 컵을 만들었다. 이를 사용한 시민들은 가맹점에 반납하면 가게로부터 1유로를 돌려 받는다. 이외에도 종이 수요의 80 %를 재활용 용지로 사용하고, 천 기저귀를 사용할 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을 듣기도 하며 쌍방향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쓰레기 제로를 실천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는 참여 워크숍 등이 그 예다.

프라이부르크는 분리수거 시 종이·금속·플라스틱·유리뿐만 아니라 바이오 폐기물도 따로 수집하는데, 이를 사용해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만들어 전력을 공급한다. 다양한 정부의 노력과 시민의 협조로 인해 재활용률 70~80 %에 달하는 프라이부르크. 이곳은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를 소각하여 매립되는 것이 없다. 또한 소각 시 발생하는 열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에코스테이션의 재활용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아이들.
(출처: okostation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c25c5ais1IQ)

이곳의 시민들은 물건을 나눠 쓰거나 재활용하는 문화가 잘 잡혀있다. 이런 정책들이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되는 환경교육의 영향이 크다. 환경단체 분트(BUND)가 창설한 에코스테이션(okostation)에서 해마다 환경을 보호하고 가꾸는 400가지 프로그램들이 제공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생활 습관부터, 거름을 만드는 법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는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왔다.

프라이부르크가 ‘2035년 탄소중립’을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것은, 든든히 받쳐주는 기술과 환경보호에 진심인 시민들의 의식이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환경보호는 게릴라성 이벤트가 아닌 삶이 돼야 할 때다. 환경 앞에서 우리와 다음 세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프라이부르크를 통해 배우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