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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16

걷기만 해도 정보가 흘러들어오는
암스테르담의 비콘 마일

처음 방문한 관광지나 복잡한 구조로 된 큰 건물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고자 걷기를 포기하고 휴대폰을 두드려 보거나 가이드북을 펼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예상외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곤욕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알아서 주변 정보가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현실로 구현된 곳이 있다.
걷기만 해도 정보들이 자동으로 쏙쏙 나타나는 곳,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의 비콘 마일을 알아보자.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알아서 연결되는 똑똑한 비콘

암스테르담의 비콘 마일(Beacon Mile)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마린터레인까지 약 3.4 km에 달하는 구역이다. 비콘(Beacon)이란 블루투스를 이용한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로 반경 50~70 m 안에 있는 사용자와 통신하면서도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비콘이 설치된 구간에서는 사용자가 비콘 주변에 있기만해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구현할 수 있다.

출처: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공식 홈페이지 https://amsterdamsmartcity.com/

휴대폰에 비콘 앱을 설치한 사람들은 200개의 비콘이 설치된 비콘 마일을 걸으며 주변의 식당, 트램 및 버스 정류장, 역사적 장소, 박물관 등에 관련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식당을 지나가면 추천메뉴와 쿠폰을, 버스나 트램 정류장을 지나갈 때는 다음 교통수단의 도착시간과 노선을 안내받는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지날 땐 진행 중인 전시회의 소식을, 도서관 주변에서는 책 추천을 받기도 한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부둣가와 같은 역사적 장소나 건물 등의 정보도 빠짐없이 받을 수 있다.

비콘 마일 프로젝트 등 스마트시티 구축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활동을 볼 수 있다

개인부터 기업까지,
모두가 만든 똑똑한 비콘 마일

비콘 마일은 시민·기업·연구자 등 다양한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스마트시티를 구축할 수 있는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리빙랩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지역민이 주도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했고, 비콘 관련 업체들은 신기술·어플·서비스 등을 개발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고 평가하며 비콘 마일의 발전에 힘을 보탰다.

비콘 마일의 시작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마린터레인이었지만, 이렇게 모두가 비콘 마일을 적극적으로 구축한 덕에 비콘 서비스는 암스테르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전자 광고판 앞을 지나가면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쿠폰을 전송하는 시스템, 공항 내 사용자의 출입국을 돕는 서비스 등이 그 예이다. 또한 미술관 등 건물 내부에서도 비콘 서비스가 적용되면서, 사용자가 큐레이터나 별도의 오디오 없이 편리하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비콘으로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한국에서도 학교의 출석체크 시스템이나 건물 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비콘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비콘이라는 기술명조차 모를 만큼 비콘은 친숙하지 않은 존재이다. 지금은 비콘이란 기술이 어색하지만, 언젠가는 암스테르담 비콘 마일처럼 각종 기업들이 앞다투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모두가 당연한 듯 그 유용함을 누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비콘으로 더 편리하고 똑똑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