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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4 November 2020   

People

R&D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중소기업사업화본부 박종흥 본부장

  • 본부의 비전과 역할은?

  •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많은 연구비를 들여 R&D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 또한 좋은 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개발된 기술들이 전부 사업화되지는 못한다. 개발한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모델로 사업화하기에 괴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그 괴리를 줄여나가는 사람을 만나보았다. 좋은 기술이지만, 사용되지 않은 기술을 어떻게 하면 더 사용할 수 있는지. 기업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사람. 좋은 기술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기업을 연결 시켜주는 중소기업사업화본부 박종흥 본부장이다.

    중소기업사업화본부는 ETRI가 개발한 고급기술이 산업계로 이전하여 국가 경제 발전 및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서입니다. 이를 위해 ‘고성장 혁신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성공 파트너’라는 비전과 3대 실행 전략을 기반으로 연구성과 활용기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3대 실행 전략은 먼저 첫 번째 R&D 전주기 특허(IP) 창출·관리·활용체계 구축과 특허를 활용한 수익 창출이고 두 번째는 R&D 성과를 연계한 혁신 창업을 활성화 및 집중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론 글로벌화를 포함하여 R&D 성과 활용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ETRI에서 연구개발 결과물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산업계 즉, 기업에 넘어가 제품이 되고 서비스화돼 시장에 팔립니다. 좋은 기술이므로 자연스럽게 수익이 창출되고 일자리도 만들어 지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개발한 결과물을 기업체로 이전하기 위한 일련의 제반 활동을 하는 것이 우리 본부의 기본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 전 ETRI 원장님께서 인터뷰를 통해 기술료를 말씀하셨습니다. 연구원의 올해 기술이전 수익이 513억 원으로 굉장히 큰 편입니다. ETRI의 경우 타 기관 대비 기술료가 훨씬 많고, 투입연구대비 기술료 비율이 두 자리 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10%를 넘기는 유일한 기관이죠. 국내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최고 연구기관으로 인정받을만한 수치입니다.

    아울러 우리 본부에서는 기술사업화 및 중소기업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주요사업, 타 출연연(정부출연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공공기술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도모하기 위한 학·연 연계사업(수탁사업), 연구성과의 가치산정 및 혁신기업의 기술특례상장 지원을 위한 기술가치평가사업, 특허 창출/관리/활용 및 글로벌 진출 관련한 내부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01

    중소기업사업화본부의 비전과 역할을
    설명중인 박종흥 본부장

  • 본부의 업무방향은?

  • 앞으로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주기적 R&D 체계에서 사업화 성과를 높이는 것과 두 번째는 기술료 수익구조를 개편하는 것입니다.

    먼저 첫 번째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기술사업화는 연구개발이 끝난 시점에서 개발된 결과물을 어떻게 산업계로 이끌어 갈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에는 한계가 있어요. 태생적으로 사업화가 되지 않는 기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ETRI는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에 들어갑니다. 과제가 성립될 때부터 성과나 결과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검토하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 1단계(문제정의 도출 및 컨설팅)에 해당합니다.

    1단계에서 기술사업화 관계자들이 관여해 이 기술이 개발되면 어디에 쓰일지, 또한 시장은 어디고 사용자는 누구인지 미리 정의해 개발자에게 인풋을 넣어주는 것입니다. 끝단에서 해오던 일을 R&D 주기의 앞쪽으로 당겨왔기 때문에 이 기술이 개발이 완료됐을 때 사업화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 과정에서 특허도 권리성 확보가 좋다거나 시장성이 있다면, 앞 단계로 당겨 특허출원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초기 단계의 질 좋은 특허를 기술사업화할 때 활용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추구하는 방향은 기술료 수익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기술료는 초기 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한정된 범위이기는 하지만 초기 기업체 부담금(착수기본료)은 덜어주고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기업 즉,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에만 기술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대신 첫 번째 방향에서 언급했듯이 양질의 글로벌 특허를 발굴하여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부터 큰 기술료를 발생시키고자 합니다. 또한, 양질의 기술은 기업에 출자 형태로 투자하고 사후관리와 지원을 통해 성장시켜 기업공개(IPO) 등과 적극적 출자 수익을 만들어 낼 예정입니다.

  • ETRI의
    대표적인 창업 성과는?

  • 지난 10년 전부터 ETRI는 예비창업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창업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ETRI는 창업의 중요성을 감지하고 예비 창업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창업 이야기를 하기 전 기술사업화 과정을 다시 한번 강조해드리면, ETRI 기술이 기업으로 넘어가는 데는 세 가지 채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순 기술이전을 하는 방법. 두 번째는 연구소 기업을 만드는 방법. 세 번째는 창업입니다. 그리고 이 3개 채널 중 가장 좋은 방법이 기술창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이유는 기술을 개발한 사람이 자신의 기술을 가지고 창업하는 것이 기술의 우수성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한다고 하면, 저희 부서에서는 창업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사업자를 선발해 보육을 시킵니다. 창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잘 마련해주고 회사를 만드는 데까지 지원을 합니다. 그렇게 운영한 지 10년이 되었고, 지금까지 창업한 회사는 60개가 넘습니다.

    보통 대표적인 창업 성과라고 하면 6년 정도 지나 매출 규모가 되고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조만간 M&A나 IPO까지 이어지는 케이스를 말합니다. 현재로서는 ㈜호전에이블이라는 회사와 ㈜가치소프트가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데 두 기업 모두 예비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하고 6년 동안 기술개발과 제품까지 완성해 매출까지 올리고 있는 기업입니다. ETRI와 함께한 지 6년이 넘었고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벤처캐피탈 같은 곳에서도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이 상태로 상장한다면 2~3년 후에는 M&A나 IPO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ETRI의 기술이 투자된 회사가 있습니다. 진단키트를 만들어 수출까지 바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든 ㈜수젠텍과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신테카바이오입니다. 먼저 수젠텍은 7년 전에 ETRI기술을 이전받고 ETRI 홀딩스로부터 현금을 투자받고 성장하다가 작년에 IPO에 성공한 기업입니다. 코로나19 초기 당시 진단키트 부재로 전 세계가 애를 먹을 때 진단키트를 수출하며 급성장한 경우지요. ㈜신테카바이오는 ETRI 기술을 출자 형태로 투자받아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활용했고 역시 작년에 IPO에 성공하면서 상당한 출자 수입을 남겼습니다.

  • ETRI Holdings

    ETRI가 100% 출자한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의 기술사업화 전문 투자기관

  • 02

    R&D 생태계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소기업사업화본부와 박종흥 본부장

  •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란?

  • 기술료, 즉 수익은 기술사업화를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모든 판단을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실제로 ETRI에서 개발한 좋은 기술이 많습니다. 가급적 많이 활용되어야 하고 그 활용하는 과정에서 수익이 만들어지면 기술료가 들어오고 수익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공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TRI의 입장에서 성공한 기술사업화란 수익에 크게 좌우되기보다 기술이 기업으로 가서 제품화되거나 서비스화되어 국민이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술 개발에 대한 혜택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 성공한 기술사업화라고 생각합니다.

  • Editor epilogue

    본부장의 최종 목표를 묻자 박종흥 본부장은 “기술사업화에 대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자가 연구개발을 해서 어떤 성과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현재로서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은 기술료다. ETRI는 작년과 올해 두 해 동안 500억 원이 넘는 기술료 수익을 달성했고, 앞으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예정이다. 그리고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을 통해 ETRI의 연구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연구비를 지원해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이전을 하고 그 수익을 다시 연구비로 만드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소기업사업화본부의 존재 이유이자 본부를 이끌어가는 박종흥 본부장의 경영 철학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