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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3
December 2019

ICT Trend — SF 영화와 미래 기술

SF 영화 속 미래가
현실이 되다

SF 영화와 미래 기술

SF 영화를 보노라면 영화감독들의 창의성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전문적인 과학 지식이 없이도 미래 예측을 그리 잘하는지, 오히려 과학자들이 SF 영화를 보고 힌트를 얻어 기술 개발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 월-E(2008년), 아바타(2009년), 인셉션(2010년), 소스코드(2011년), 그래비티(2013년), 설국열차(2013년), 그녀(2013년), 인터스텔라(2014년), 마션(2015년),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2016년),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년) 등 필자가 대부분 본 영화 위주로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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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의 공간 증강 인터렉티브 기술개발 과정

SF 영화 속 미래기술 연구

SF 영화는 대부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 등의 소재가 많았다. 외계인을 다루거나 시대적 상황과 환경 등을 소재로 다루며 미래를 예견했다. 또 인간이 아직은 도전해보기 어려운 우주 공간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도 있다.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로봇이나 컴퓨터,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영화도 주류를 이뤘다. 미래가 궁금하다 보니 지금보다 앞선 미래의 궁금증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초시간적인 소재를 앞세워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와 같은 SF 영화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언젠가는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또 그런 기대는 기술적으로 익숙하게 만들고 사람들은 기술이 구현되길 바라기도 한다. 따라서 영화에서 나온 새로운 기계나 장치가 상용화되면 사람들은 이에 대한 피로감이나 저항이 적어진다.

ETRI의 정보통신체험관에는 SF 영화 제작소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바로 ‘ETRI의 현재가 세상의 미래다’라는 표현이다. 250여 개나 되는 연구원들의 실험실을 가보면 이를 바로 실감할 수 있다. 미래의 인터넷은 어떻게 변할까? 미래에도 스마트폰을 쓸까? 자율주행차는 언제쯤 탈 수 있을까? 차세대 반도체는 어떤 것일까? 미래에도 방송을 할까? 이러한 미래의 기술을 연구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는 적어도 우리가 보는 전자통신 제품의 3~10년쯤의 앞선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간혹 실험실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연구진이 기술을 개발하면 업체에 기술이 이전되어야 하고, 제품으로 만들어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TRI 공간인식 및 증강 인터렉티브 시스템을 체험 중인 모습

SF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ETRI에서 발간한 ‘미래를 사는 기술 5G 시대가 온다’에서는 5G를 설명하면서 SF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예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그녀>, <아이언 맨> 의 대표적 등장인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존 앤더튼, 사만다, 자비스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마음껏 상상해본다. 또한, 앞으로의 세상은 <매트릭스>가 보여준 세상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물리적 세상과 가상 세계가 앞으로는 더욱 밀접하게 결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이라고 불린다. 가상 세계가 내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작동하고 스크린에 나타나는 세상이 머지않았다.

위 책에서는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 비서, 스마트 홈(빌딩) 기반 서비스, 개인 보안 및 공공 안전 서비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원격 화상회의, 스마트 교통 및 자율주행 서비스 등 각 사례를 들어 SF 영화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기억에 남는 SF 영화로는 1926년 작인 독일 영화 <메트로폴리스>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미래를 100년 뒤인 2026년으로 상정하며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곳에서 화상통화의 초기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으로도 화상통화가 되지만 감독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 1968년에 개봉한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경우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스마트 패드를 선보였다. ‘패드’를 이용해 신문을 보는 장면이 나온 것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 소송에서도 삼성전자가 증거로 제출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화라고 해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40년 전 영화에도 나온 패드라고 말했을 것이다. SF적 요소를 두루 갖춘 영화로, 우주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신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 실제 탐험으로 이어지는 상상을 표현한 영화다. 흥미로운 것은 우주선 중앙 통제 컴퓨터 HAL9000이다. 컴퓨터 ‘할’은 우주선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등 자아를 가진 컴퓨터로 등장한다. 우리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를 이미 수십 년 전에 다루고 있다.

ETRI 연구진의 공간 증강 인터렉티브 기술

SF 영화 속에서 미래를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를 보면 당시 배경이 2019년이었다. 37년 후의 미래를 그렸지만, 그들이 바라보던 미래가 우리에게는 이제 현재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3차원 데이터 복원 기술이 나온다. 이 기술은 ETRI에서도 연구한 바 있다. 또한, 도심의 화려한 마천루와 불빛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과 너무 닮았다. 오늘날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중병을 앓고 있는데, 영화에서도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찌든 지구를 보여준다.

드라마 중에도 SF와 관련하여 인기 있는 작품이 있었다. 바로 <전격 Z작전>으로 필자도 학창 시절 아주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당시 인기였던 <맥가이버>, <에어울프>와 함께 외화 트로이카를 구가하던 드라마다. 미국 NBC에서 1982년부터 5년간 인기리에 방송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부터 3년간 KBS를 통해 방송되었다. 이 드라마 주인공으로는 데이빗 핫셀호프(마이클 나이트 역)가 열연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차 ‘키트’의 활약을 잊을 수 없다. 이 드라마에서는 음성인식,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의 미래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1987년 작 <백 투 더 퓨처>는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 영화였다. 영화에서 예상한 미래는 2015년으로 우리에게는 이미 과거가 되었다. 주인공 마이클 J. 폭스(마티 맥플라이 역)는 극 중에서 롤러가 없는 보드를 타며 하늘을 날았다. 지금 우리도 하늘을 날지 못하지만, 이 같은 보드는 이미 ‘호버보드(Hoverboard)’라는 이름으로 시판 중이다. 또 이 영화에서는 홀로그램, 구글 글라스와 같은 형태의 기기들을 보여줬는데 굉장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운동화 끈을 자동으로 조여 주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나이키가 영화 탄생 30주년을 맞아 실제와 비슷하게 선보였다. 바로 ‘나이키 하이퍼 어댑트(hyper adapt)’ 1.0이다. 이 운동화는 영화처럼 맞춤형 끈 조임 장치가 장착되어 있는데, 운동화 밑바닥에 신발 끈을 조여 주는 장치가 있다. 운동화를 신게 되면 내장된 센서가 작동해 신발을 자동으로 조여 준다. 사물인터넷이란 개념이 최초로 사람 곁에 잘 적용된 상용제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격이 40만 원이나 한다.

필자가 연구원을 찾은 학생들에게 강연할 때 늘 소재로 삼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02년 작품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이 영화에서는 증강현실, 투명 유리 디스플레이, 무인자동차, 정보보호 기술로 홍채인식 기술 등이 나온다. 모두 ETRI에서 연구하고 있는 기술로 더 흥미를 유발한다. 주인공 톰 크루즈(존 앤더튼 역)가 손동작으로 데이터를 검색하면 3D 형태의 보조화면 창이 여러 개 뜨면서 비추는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 실생활 가까이에 와 있다. 영화에 나오는 투명 유리 디스플레이는 이미 상용화되었고, 무인자동차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반인들 대상으로 시연을 했다. 홍채인식 기술은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어 상용화되었다. 또한, 손가락에 골무와 같은 센서를 달고 여러 화면을 제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다중 상호작용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필자는 이런 기술과 유사한 기술도 연구 실험실에서 본 적이 있다. 예컨대 내 스마트폰 속의 영상을 앞으로 뿌려 스크린을 통해 함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와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도 빼놓을 수 없는 SF 수작이다.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저자  ETRI 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