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폭발 사고가 사라진 미래
Vol.249 March
배터리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품이 되었다.
그러나 마냥 안전하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전기차를 비롯해 다양한 배터리 폭발 사고를 알리는
기사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물론 주변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배터리 폭발 문제.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배터리가 등장하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2035년의 3월, 오늘은 딸아이 A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 A는 아침 일찍부터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기대되는지 무슨 옷을 입을까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전날 열심히 챙겨둔 가방을 멘 채 나를 부르는 A. 싱글벙글 웃음 가득한 얼굴이다.
“아빠! 얼른 가요!”
“그래! 이제 가볼까? A, 스마트 워치는 찼니?”
“여기 이미 찼지요!” 왼쪽 손목을 들어 흔들거리는 A.
실종과 같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A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위치 파악과 연락용으로 스마트 워치를 사용했다. 발열이나 폭발의 위험은 이제 예전 일이 되어버렸기에, A를 비롯한 또래들에게 스마트 워치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도로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전기자동차의 비율이 월등히 높아졌고, 배달 전용 운송 기기들이 날아다니며 운행된다. 전고체 이차전지가 폭넓게 상용화되면서 변화된 풍경이다. 전기자동차의 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충전이 가능한 전기 도로도 조성되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등 수요도 높아졌다.
학교 가는 길, 차창 너머로 구경하던 A의 눈이 반짝거린다. 자전거를 탄 대학생이 자전거 도로 위를 경쾌하게 지나가고 있다.
“아빠! 저도 이제 다 컸으니까 두발자전거 가르쳐주세요! 전기 자전거로요!”
“알겠어 A야. 하지만 전기 자전거는 A가 더 커야 탈 수 있어. 면허1)가 필요하거든. 일단 그냥 자전거부터 가르쳐줄게.”
“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가 이렇게 시작된다.
1) 전기 자전거 중 파스(PAS)방식은 자전거로 구분돼 운전면허가 필요없지만, 스로틀(Throttle)과 스로틀, 파스 혼합방식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해 운전면허가 필수다.
ETRI가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리튬이차전지로 알려진 전고체 이차전지용 핵심기술인 고체전해질막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전고체 이차전지 연구에서는 고체전해질막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수백 마이크로미터(㎛)에서 1밀리미터(㎜)까지 두껍게 사용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기존에 사용하던 고분자 분리막과 비교했을 때 매우 두꺼워서 에너지밀도 손실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ETRI가 개발한 고체전해질막은 기계적으로 힘을 가했을 때 섬유화가 되는 바인더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용매 없이 고체전해질 분말과 건식공정으로 18㎛의 초박막형 고체전해질막을 제조했다. 18㎛는 기존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의 분리막 두께와 근접한 수준이다. 해당 기술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와 고성능을 자랑하는 전고체 이차전지 제작에 성공했다. 1㎜ 두께의 후막형 고체전해질막 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에너지밀도를 높인 셈이다.
또한, 바인더 소재의 분자량과 얽힘 정도 간 상관관계를 밝히면서 최적화된 고체전해질막 공정 표준도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제조 공정상에서 정확한 바인더의 투입을 통해 경제성 있는 고체전해질막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ETRI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체전해질 박막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추가적인 이온전도 성능 향상과 전극과의 안정적인 계면 제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초박막 고체전해질막이 적용된 파우치형 셀을 제조하고 안정적인 충·방전 결과를 보고해 상용화의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폭발의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전고체 이차전지의 상용화가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