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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Vol.233

홀로그램 현미경,
정밀함을 더하다
실감미디어연구실 임용준 책임연구원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임용준 책임연구원은 실감 나는 영상을 구현하여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영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실감 넘치는 영상을 위해 디스플레이의 소자들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
이때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 기술은 미세소자들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검사하는데 활용된다.

홀로그램과 현미경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홀로그램 기술은 빛의 두 가지 성질인 세기정보와 위상정보를 모두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에요. 세기정보는 사진을 찍을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해요. 사진을 찍을 때 밝고 어두운 부분이 있잖아요? 빛의 세기가 세면 밝게 표현되고, 세기가 약하면 어둡게 표현되죠. 이것을 세기정보라고 해요. 위상정보는 빛의 파동성과 관련이 있는데요. 빛이 파동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그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를 위상정보라고 해요. 홀로그램 기술은 이 두 특성을 모두 기록하고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러운 3차원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에요.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은 파동의 결이 일정하게 나오는 광원을 사용해요. 이 광원을 사용해 참조광과 신호광으로 분리합니다. 참조광은 물체를 맞지 않고 반사하는 빛이고, 신호광은 물체를 맞고 반사되는 빛이에요. 참조광과 신호광을 간섭시키면 빛을 쏜 물체에 대한 위상정보와 세기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마이크로 크기 또는 나노 크기의 물체 형상을 복원할 수 있게 됩니다.

예전에는 이 위상정보를 상대적인 분포로만 알 수 있었어요. 또 일반적인 카메라로는 위상정보를 얻을 수 없었죠. 그런데 홀로그램 원리를 이용해 위상정보를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어요.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의 가장 큰 장점은 위상정보를 정량화해서 일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의 주요 원리는 무엇인가요?

빛의 간섭 원리를 이용합니다. 빛은 보강간섭과 상쇄간섭이라는 간섭무늬가 생기는데요. 이 무늬를 통해 빛의 위상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위상정보를 얻게 되면 물체를 3차원으로 복원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됩니다.

먼저 일반적인 디지털카메라를 통해서 정보를 획득하고, 회절 원리에 의해서 원래 대상 물체를 복원하는 방식인데요. 간섭무늬를 카메라로 찍고 이를 컴퓨터를 이용해 알고리즘에 대입해요. 알고리즘에 의해 간섭무늬는 제거되고, 물체의 원래 형상은 복원됩니다.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은 어느 분야에 사용될 예정인가요?

일반적인 현미경과 같이 홀로그램 현미경도 주로 생체시료의 3차원적인 구조나 물질 구성에 대한 분포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ETRI 실감미디어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홀로그램 현미경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서의 계측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 중입니다.

기존엔 2D 현미경 기술을 사용했는데요. 최근의 반도체는 적층하는 기술이 적용된 3차원 구조로 나옵니다. 이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와 같은 다른 메모리 디바이스들도 3차원적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깊이를 측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에 홀로그램 현미경 기술이 활발하게 사용되리라 봅니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OLED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마이크로 패널들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요. 이런 작은 패널들을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에도 홀로그램 현미경이 유용하게 사용될 거예요.

기존 현미경과 홀로그램 현미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기존 현미경은 주로 투과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대상체를 비추는 광원이 시료를 투과하는 구조죠. 그래서 생체시료의 밝고 어두움을 구분 짓는 세기정보를 관찰하는 데에만 쓰였어요.

반면 ETRI 실감미디어연구실의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은 반사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빛의 간섭현상을 바탕으로 위상정보를 얻을 수 있고, 위상정보를 정량화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죠. 이 반사되어 나오는 빛의 정보를 가지고 나노 크기의 구조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은 미래의 메타버스 시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메타버스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높은 해상도를 갖는 초소형 디스플레이 소자(OLED 등) 기술이에요. 메타버스를 언급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AR, VR 기술이 요구하는 것이 사실감 높은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거든요.

사실감 높은 영상을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 소자들의 크기는 더 작아져야 해요. 더불어 기술을 구동시킬 회로들의 크기도 작아지게 되겠죠. 여기서 홀로그램 현미경이 사용되는 거예요.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 소자의 품질향상을 위한 정밀 계측에 활용되는 것이죠.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레이저 광원으로 인한 스페클(Speckle) 문제와 광학계의 왜곡 현상에 의해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숙제였어요. 레이저의 특성 중엔 결맞음성이 있어요. 파장이 일정하게 나오는 것을 말하죠. 균일한 파장 때문에 원치 않는 간섭무늬들이 알갱이처럼 생겨나는데요, 이것을 스페클이라고 해요. 밝고 어두운 알갱이들이 화면에 잡음처럼 나타나게 되는데, 영상의 퀄리티를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죠.

광학계의 왜곡 현상은 화면이 틀어지게 보인다거나, 초점이 맞지 않아 이미지가 늘어지게 보이거나 겹쳐 보이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요. 수차(Aberration)라고도 말합니다.

스페클 문제와 왜곡 현상은 반복해서 측정하고, 데이터를 쌓아서 현상을 없애나가야 했어요. 과거에는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에 개발된 딥러닝 기반의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어요. 스페클 문제와 왜곡 현상에 대한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스페클을 삭제하거나 왜곡을 수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마치 카메라의 필터 기능처럼요.

박사님과 연구소의 추후 연구 계획과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고성능의 반사형 디지털 홀로그램 현미경 기술이 초고성능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소자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산업과, 초정밀 계측을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