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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각과 청각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

지능형센서연구실 김혜진 책임연구원

텔레햅틱 기술은 촉감을 원격으로 전송해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분야에서 촉각을 활용한 몰입 경험을 크게 키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촉감 재현장치의 몰입 저해 요소를 해결하고 피부에 밀착해 더욱 생생한 촉각 경험을 제공하는 피부부착형 텔레햅틱 기술을 개발한 지능형센서연구실 김혜진 책임연구원을 만나보았다.

김혜진 박사님, 안녕하세요.
박사님과 지능형센서연구실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ICT 창의연구소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의 지능형센서연구실 김혜진입니다. 저는 2001년도에 입사해서 계속 센서 관련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지능형센서연구실은 미래 첨단센서로써 혁신성을 부여할 수 있는 센서들을 개발하는 연구실입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은 기존의 센서 형태를 뛰어넘어 폼팩터가 자유로운 센서로 만들고, 여러 종류의 센서를 하나의 플랫폼에 집적시켜 융복합화를 하며, 센서에 AI, 지능형 알고리즘과 같은 지능을 부여해 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 이상의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피부부착형 텔레햅틱 기술’은 무엇인가요?

텔레햅틱은 시각과 청각을 넘어선 촉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기술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촉각 경험을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현실에서 물체를 직접 만지지 않아도 가상으로 질감을 느껴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원리는 촉질감이 가지는 고유한 진동패턴을 촉각센서를 통해 수집하고 이를 촉각 액추에이터로 재현하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피부 밑에는 세포막이나 세포 내에서 외부 인자와 반응해 세포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는 리셉터라는 것들이 있어요. 손가락 끝에는 최대 공간 해상도가 1mm 정도인 아주 세밀한 리셉터들이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피부부착형 텔레햅틱 기술은 그걸 똑같이 재현해 디바이스로 만든 겁니다. 압력과 진동을 읽어낼 수 있는 센서들을 피부와 같은 해상도로 집적시켜놓았기 때문에, 각 센서 픽셀들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원격으로 전송하면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가 그 센서에서 얻어진 압력과 진동감들을 마치 실제 만지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술의 보완점이 있다면?

피부에는 냉감이나 온감 같은 열을 느끼는 리셉터가 있는데, 현재 거기까지는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질감이 부드럽다, 거칠다라는 느낌뿐만 아니라 온냉감도 느낄 수 있도록 보완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통감까지 재현해 고도화할 수 있다면 사람의 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사람과 똑같은 피부감각을 갖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사용될까요?

공장의 양산 라인처럼 특화된 분야에서는 로봇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제어하는 데에 있어서 사람 손처럼 정밀한 게 없거든요. 기계가 사람처럼만 움직일 수 있다면 수많은 응용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산업 라인에서 사람-머신, 머신-머신 간 협업에 즉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사지 마비 환자 또는 절단 장애인이 사용하는 인공의수의 경우 대부분 미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의수를 동작하는 데 있어 내 피부가 느끼는 것처럼 감각을 수집해 전달해준다면 보다 정교한 제어가 가능할 것이고, 그래서 향후 인공의수도 원래 내 팔인 것처럼 감각도 느끼고 의도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사님의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촉질감으로 한정하지 않고 통감, 열냉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센서를 추가해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메타버스 의료 서비스, 공공박물관, 국방 훈련 시뮬레이션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튜닝 작업도 진행해야 하고요. 단순히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도록 디바이스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