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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원클릭으로 설계하는 RISC-V

ETRI는 시스템 반도체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 기술,
리스크파이브 익스프레스(RISC-V eXpress, RVX)를 개발했다.
이로써 국내 중소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이 신속하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새롭게 주목받는 CPU 구조, RISC-V

스마트폰, IoT/웨어러블 기기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반도체 칩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은 프로세서, 즉 CPU다.

현재 IoT/웨어러블 반도체 칩의 약 90%는 ARM사의 CPU를 사용하고 있다. ARM사의 CPU를 사용하는 경우 반도체의 설계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로열티에 대한 부담이 있어 RISC-V 기반 칩이 CPU 제조·설계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RISC-V는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ISC) 기반의 개방형 명령어 집합(ISA)이다. 대부분의 ISA와 달리 RISC-V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CPU 구조와 회로를 일일이 그리지 않고 빠르게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설계 자산(IP) 등이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가 라이선스 비용 없이 자유롭게 구조 변경과 설계가 가능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프로세서 개발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오픈소스 검증과 설계 플랫폼 구축, 긴 개발 기간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전히 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RVX, 초저전력으로 구동되다

연구진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으로 RISC-V 반도체 칩을 설계해주는 플랫폼인 RVX를 개발했다. RVX는 목표 성능에 적합한 IP를 선택한 후, 설계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다.

특히 IoT/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초저전력 기술이 적용되어 높은 활용성을 나타낸다. ETRI는 RVX에 온도역전현상을 이용해 전력 소모를 약 3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실제로 RVX를 통해 개발된 칩은 0.7V 전압으로 동작하는 IoT 애플리케이션을 0.48V 전압만으로 구동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성능을 입증했다.

ETRI는 2015년부터 온도역전현상을 이용한 초저전력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2편의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 TCAD 저널을 포함한 5편의 우수 국제 논문 게재와 4건의 국제 특허를 확보했다.

대학 강의로 입증된 RVX

연구진은 초저전력 기술 외에도 RVX에 다양한 IP와 네트워크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통합해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시스템 반도체를 자동으로 쉽게 설계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에 ETRI는 중앙대학교와 경희대학교 학부 2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RVX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했다. 반도체 설계 교육에 RVX를 적용한 뒤, 학생들이 직접 반도체를 설계해 보는 기회를 제공해 미래 반도체 인력 양성에 기여한 것이다.

특히 이번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은 ‘제22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장관상 수상과 국제 논문 발표 등으로 RVX 플랫폼을 활용해 쉽고 빠르게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ETRI는 현재 반도체 장비 개발업체인 ㈜알씨테크 등에 4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향후 장비 국산화를 위한 반도체 설계 기술 고도화 및 인체통신·인공지능 가속기 등을 결합해 지능형 엣지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