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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6 December 2020   

special

장애인의 생활 속
장벽을 깨는 따뜻한 ICT

  • ICT, 시각장애인의
    눈과 귀가 되어주다

  • 2020년을 살아가는 현재도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편견이 있는 편이다. 장애를 지녔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 무조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뜻한 ICT가 그들의 세상을 점차 넓혀주고 있다. 단순히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을 넘어,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따뜻한 기술을 알아본다.

    음성만으로도 집안의 사물을 제어하고 터치 몇 번으로 제품을 주문하는 시대다. 기술의 진보 덕분에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생활 속 장벽을 깨고 있다. 2019년 1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위해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바꿔주는 ‘조용한 택시’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청각장애인 아버지를 둔 딸의 실제 사연에서 기획됐다. 택시 운전을 하며 경적이나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해 다른 운전자들과 오해를 빚기도 하고 시각정보에만 의존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피로도가 높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개선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의 사이렌은 물론 일반 자동차의 경적 소리까지 구분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각 이미지를 접근하는 방향 정보와 함께 표시한다. 운전대에서는 진동과 다양한 발광다이오드(LED)로 소리 정보를 운전자가 시각과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택시기사와 승객 간 의사소통을 돕는 솔루션 ‘고요한 모빌리티(고요한M)’를 운영 중인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는 SK텔레콤과 합작해 청각장애인 전용 티맵택시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지 기능과 고요한 택시 배차 알림 기능 등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의 영업 활동에 필요한 기능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청각장애인 전용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과 T케어 스마트워치를 연계해 ‘고요한 M’ 전 차량에 탑재했다. 이번 전용 앱 출시는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의 일환으로 향후 티맵택시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01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위해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바꿔주는 ‘조용한 택시’ © 현대자동차

    02

    청각장애인 기사님이 수어 아티스트 ‘지후트리’가
    ‘자립’이라는 수어를 이미지화해 디자인한 ‘고요한M’
    차량 앞에서 ‘자립’이라는 의미의 수어를 하고 있는 모습
    © SK 텔레콤

  • ICT, 시·청각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성을 높이다

  • 국내이동통신사들도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장애인들의 자립과 재활을 돕는 활동을 해외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KT의 경우, 캄보디아에 청각장애 재활센터 ‘KT 꿈품교실’을 열었다. 캄보디아 프리미엄동 병원에 전용회선을 구축해 한국과 원격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 환아들의 재활치료와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한편 시·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장애 유형에 맞는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정보격차가 발생하고 장애인들이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통해 장애인의 생활이 편리해지도록 노력 중이다. 가령 지체장애인에게는 음성명령으로 장애인 콜택시 호출과 지하철 역사 내 교통약자 편의시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울러, 시각장애인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TRI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정부의 코로나 19 생활방역 지침을 딥러닝 기술로 합성한 음성과 그래픽을 활용한 수어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덕분에 향후 시·청각장애인들이 긴급재난방송 안내를 제때 제공받아 정보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 19 확진자 정보와 동선,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정부 대책 등 관련 정보가 국민에게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수어로 지침을 안내하는 영상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관련 문자메시지를 합성음으로 읽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만든 영상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 두기 수칙과 개인이 지켜야 할 5가지 수칙별 행동 요령을 농식 수어로 표현하고 자막을 음성으로 변환, 합성한 내용이 담겨있다. 긴급재난안내문자 내용을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번역 엔진을 통해 한국어 문장을 수어 원고(Script)로 바꾸고 이를 다시 수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 ICT, 세상을
    따뜻하게 바꾸다

  • 신세계I&C는 지난 2015년부터 ICT를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사회경제 기업을 선정해 성장지원금과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여행을 위한 이동 솔루션 기업,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어린이 통학버스 안심 솔루션, 아이돌봄 O2O 매칭 플랫폼 기업, 그리고 경계선급 지능과 경증자폐성 발달 장애 아동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특히 협동조합 ‘매일매일즐거워’라는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14%의 느린 학습자, 경계선급 지능과 발달 장애 위기 아동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치료, 고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한편,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는 인구 약 54명 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은 대부분 생후 12~24개월 사이, 심지어 12개월 이전에도 나타난다는 점에서 빠르게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인력 부족, 인식의 부재, 시간과 자원의 문제 등으로 증상 발견에서 실제 진단에 이르기까지는 2~9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조기에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연구를 수행 중이다.

    ETRI는 영유아/아동의 발달장애 조기선별을 위한 행동·반응 심리인지 AI 기술’ 개발에 나섰다. 본 기술의 핵심 요소는 사회적 상호작용 과정 중 표현되는 영유아의 시선·표정·몸짓·발성과 같은 비언어적 반응, 언어 행동 패턴, 반복적인 행동 특성 등을 인지하고 분석하는 복합 인공지능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유아원이나 보육시설, 발달증진센터, 일반가정 등에서도 보다 증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 11월 16일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서울 센터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개소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리빙랩에서 향후 5년간 공동연구기관과 협력을 통해 발달상황을 점검하고 싶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관찰 검사와 함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도 ‘장애’는 우리 사회에 너무나 큰 장벽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조금씩 그들이 독립적으로 설 수 있는 세상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단순히 기술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ICT가 조금 더 나은 내일, 따뜻한 미래를 불러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03

    연구진이 리빙랩에서 촬영된 영상 데이터를
    태깅 및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