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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5 November 2020   

Focus On ICT

차세대 이차전지가 변화시킬
사회를 꿈꾸며

젊은 과학포럼

  • ICT 발전과 함께 높아진
    리튬 이온 이차전지

  • 2019년 노벨화학상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존 구디너프(John B.Goodenough), 스탠리 위팅엄(M. Stanley Whittingham), 요시노 아키라(Akira Yoshino) 세 명의 연구자가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이 환상적인 배터리 덕분에 우리 사회는 엄청난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세계적인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고 재충전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기초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차전지(secondary battery)는 외부의 전기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바꾸어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를 말한다. 1회 사용만 가능한 ‘일차전지’와 다르게 여러 번 충전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차전지’라는 명칭이 쓰인다.

    이차전지는 전기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고 그 반대 과정으로 충전되는 원리를 이용해 작동한다. 이온의 물질 상태가 양극과 음극에서 서로 달라 이때 발생하는 물질의 고유에너지 차이가 전위차를 유도하는 것이다.

    리튬 이온 이차전지는 가역적으로 리튬 이온의 삽입(insertion) 및 탈리(extraction)가 가능한 물질을 양극 및 음극으로 사용한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유기 전해액을 넣으면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양극 및 음극 사이에서 삽입/탈리 될 때 일어나는 전기화학적 산화, 환원 반응으로 발생하는 전자가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양극에 있던 리튬 이온이 빠져나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가면서 충전과 그 반대 과정을 통해 방전이 일어난다.

  • 산화-환원 반응

    산화란 산소와의 결합, 수소의 떨어져 나감,
    산화수의 증가(전자의 수가 줄어듦)의 경우를
    말하며 환원은 산소와의 분리, 수소와의 결합,
    산화수의 감소(전자의 수가 늘어남)의 경우

    탈리

    벗어나 따로 떨어지는 현상

  • 01

    기존 복합 전고체 전극(왼쪽),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오른쪽)

  • 리튬 이온 이차전지는 1991년 소니에서 상용화된 이래, 최근 가장 큰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예컨대 리튬 이온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 또는 전기차를 제조하는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 가치는 최근 2~3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에는 리튬 이온 이차전지 상용화에 기여한 세 명의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처음 이차전지가 전자기기에 장착됐을 때만 해도 이차전지는 대중에게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초창기 휴대전화를 생각해보더라도 무선으로 통화가 가능한 것을 혁신으로 여겼지 이에 기여한 휴대용 에너지 저장 장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초기 전자기기는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차전지의 용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CT 융합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휴대용 전자기기에는 전과 다른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났으며, 더 높은 용량을 가지는 이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 용량의 혁신,
    ‘차세대 이차전지’

  • 최근에는 휴대용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이차전지뿐 아니라 중대형 이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로 대표되는 전기차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에 기여하는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 바로 그 예다.

    특히 전기차의 일충전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치열하다. 이에 산·학·연이 다각도로 기술개발 과제를 진행해 그 요구에 대응하고 있지만, 점점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는 실정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초기 이차전지가 사용했던 화학 원리를 현재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차전지 용량을 혁신적으로 늘릴 수 있는 리튬 금속 이차전지, 리튬-황 이차전지, 리튬-공기 이차전지, 전고체 이차전지 등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전고체 이차전지는 발화성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다른 이차전지와 달리 난연성을 지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지다. 따라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발화 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 셀 단위에서 이차전지를 직렬로 연결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바이폴라(biopolar)형 전지 설계가 가능해 손쉽게 저장 에너지 밀도를 늘릴 수 있다.

  • 전해질

    물처럼 극성을 띤 용매에 녹아서 이온을 형성함으로써
    전기를 통하는 물질

    난연성

    불꽃을 접촉하여도 연소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불연성

  • 02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의
    충방전 특성을 분석하는 모습

    03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확산 기반 전고체 전극의
    특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우리에
    긍정 변화 불러올 것

  • 필자가 속한 연구원도 기존보다 성능이 우수한 고체 전해질 및 효율적인 셀 제조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 간결한 전고체 전극 설계를 통해 보다 간편한 공정으로 용량을 약 1.5배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전고체 이차 전지 연구를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고성능 이차전지 개발은 단지 인간의 편의성과만 직결되지 않는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이차전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분별한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발전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가 태생적으로 가지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이차전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초기 휴대전화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차전지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친환경 발전 기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차세대 이차전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의지와 노력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앞당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ETRI 연구진의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 글 · 지능형센서연구실 김주영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