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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5 November 2020   

ICT Trend

인공지능이 제안하는 코디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코디

  • 패션 산업에
    녹아든 인공지능

  • 회사원 김 씨는 다음 주가 신경 쓰인다. 승진을 위한 회사 프레젠테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최근 개발되었다는 인공지능 패션 코디에게 물어본다. “승진 심사에 어떤 옷을 입어야 신뢰를 줄 수 있을까?” 패션 코디는 답한다. “네이비 정장에 같은 계열의 넥타이를 선택해보세요. 셔츠는 흰색으로 입고 갈색 구두와 검은 테 안경으로 코디해보세요.” 국내 연구진이 만든 AI 패션 코디는 사용자의 환경과 상태정보를 미리 파악, 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코디를 척척 해낸다. 음성인식, 시각처리, 언어처리 등이 복합된 인공지능 기술이 이젠 우리 생활과 밀착되어 생활 속 작은 도움을 하나씩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패션 산업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패션 아이템 하나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모자와 신발 등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AI 코디’부터 몸에 딱 맞는 맞춤형 셔츠를 3분 만에 추천해주는 ‘AI 사이징 기술’도 등장했다. 지난 2018년에는 스티치픽스(StitchFix)라는 미국 의류 쇼핑몰에서는 AI가 디자인한 옷을 실제로 출시해 완판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는 ‘디자이노블’이라는 패션 AI 스타트업이 돋보인다. 디자이노블은 패션 트렌드를 분석해서 잘 팔릴 디자인을 만들고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회사는 한섬의 SJYP라는 브랜드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AI가 디자인한 그래픽으로 만든 옷을 출시했다. 원래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의 디자인에 새롭게 추가하고 싶은 디자인을 AI에 입력해 빅데이터에 의한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패션업에도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인간 두뇌를 모방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는 자율성장 AI 기술을 개발했다. 본 기술은 패션 코디 분야에 접목되면서 생활 속 인공지능의 진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바로 인간의 기억 체계를 흉내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고 절차적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이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사람의 복장과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패션 코디네이터 ‘패션 하우(Fashion HOW)’를 개발해 인공지능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 01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하우(Fashion HOW)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 AI, 인간과
    상호작용하다

  • 기존 인공지능은 정제된 빅데이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지식을 암기해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해주는 방식이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특정 영역에 한정되어 사람처럼 전체를 통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성장 복합지능은 언어와 영상 등 복합지식을 절차적으로 학습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냈다. 질문하는 목적과 대상이 애매해도 스스로 지식과 답을 찾는 특징이 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비서 ‘자비스’처럼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방법과 절차까지 스스로 학습해 지식을 성장시킨다는 의미다. 특히, 소량의 데이터만 사용해도 사람이 두뇌를 활용해 스스로 지식을 학습하고 만들 듯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개발을 위해 약 4년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합지식 습득 및 표현 기술 기억구조 기반 절차적 지식 생성학습 알고리즘 다중인자 처리기술 등 연구성과를 모아 본 기술을 개발했다.

  • 복합지식 습득 및 표현 기술

    언어, 음성, 시각 기능을 모두 사용해 복합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생성하며 표현하는 기술

    기억 구조기반 절차적 지식
    생성학습 알고리즘

    기억구조 및 강화학습, 역강화학습, 지속학습,
    메타학습,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등을 통합하여
    지식을 쌓고 새로운 지식을 생성해 나가는 기술

    다중인자 처리 기술

    각각의 고유의 기능을 가지는 다중 인자 간의 협업,
    경쟁, 소통 등을 처리하는 기술

  •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

  • ETRI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율성장 인공지능의 개념을 널리 알리고 인공지능 의상 코디네이터 데이터 베이스(FASCODE; Fashion Code)를 활용한 연구확산을 위해 ‘2020 ETRI 자율성장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본 경진대회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에 따라 최적의 의상 코디 과제를 수행하는 ‘챌린지’와 자율성장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및 사업화 아이디어 도출 ‘공모전’ 두 개 분야로 나눠 진행되었다.

    챌린지에 제공된 데이터베이스 FASCODE는 의상 전문가, 의류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사람과 대화를 통해 사용자의 상태와 목적을 파악하고 절차적 지식이 성장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평균 10톤 분량의 7,200여 개에 달하는 대화 데이터 뭉치와 2,600개의 의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 장소, 상황(TPO; 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옷차림 추천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와 대화를 피드백해 학습 데이터를 쌓아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졸업식, 장례식, 휴가, 데이트 등 TPO에 관련된 문장을 입력하면 ‘패션하우’가 의도를 파악하여 관련 의상과 응답을 제시해 준다. 추가 요청 및 피드백에 따라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AI가 완벽하게 인간 코디네이터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컨셉을 섞어 새로운 것을 개발하거나, 잘 팔렸던 베스트 아이템을 조금씩 변형하는 제안은 충분히 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다. AI는 사람이 조금 더 빨리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람과 상호작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더 나은 코디 제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도 연구진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사람처럼 다양한 입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복합지능기술을 고도화하여 의류업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 02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하우(Fashion HOW)의
    성능을 테스트 중인 모습

    03

    ETRI 자율성장 복합지능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