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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65 November 2020   

People

국민 건강 100세 시대를
지원하는 복지·의료ICT연구단

복지·의료ICT연구단 박수준 단장

  •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다. (2020년 7월 기준) 이는 OECD 평균 기대수명인 80.7세보다 2세 많은 수치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의료의 질이 높아지며 평균수명은 나날이 길어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상태를 염려하느라, 장수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ICT를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 만들기에 나섰다.

  • 연구단 비전과
    본부 역할?

  • 우리 연구단의 비전은 의료지능화 솔루션으로 건강한 100세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명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100세 시대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느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60~70세에 접어들면서부터 각종 질병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삶의 질 저하는 물론, 막대한 의료비용 부담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사실 ETRI는 의료를 주된 연구를 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는 ICT 선도기관으로써 의료기술에 ICT를 융합해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기술을 접목해 의료나 복지 분야에 지능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지능화 솔루션을 의사나 헬스케어 전문가들이 활용해 국민의 건강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 01

    복지·의료ICT연구단의 비전을 설명 중인
    박수준 단장

  • 연구단의
    주요 과제는?

  • 과제를 모두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대표적인 과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 주치의’ 기술입니다. 우리는 이 기술을 ‘닥터 AI’라고도 부릅니다.

    지능형 임상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은 환자로부터 얻어진 임상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인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은 의학적 관찰과 의학적 지식을 연결시키며, 헬스케어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의학적 판단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Deep Learning: DL)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초정밀 판별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이를 의료분야에서 활용한다면, 높은 정확도를 가진 질환 진단기법을 학습 및 적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존의 진단, 치료방법을 더 정밀화하거나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주치의’는 병원 진료 기록을 기반으로 사람의 질병을 예측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혈압도 높고 고지혈증 혈당수치가 올라가 있는 환자의 기록을 분석했다고 가정했을 때 “이 환자는 1년 후 심근경색이 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주치의’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으로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합병증 예측을 할 수 있어 전문의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료진이 취약한 중소병원에서도 전문병원의 진단 지능으로도 쓰이게 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생활 주변에서 일상적인 건강관리 및 상시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미래의 지능형 임상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은 기존에 주로 다루고 있는 의료임상정보뿐만 아니라 유전정보, 생리의학 정보들을 추가하여 분석함으로써 개인에 특화되고, 정확도가 매우 향상된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현장진단 바이오 센서’입니다. 본 기술은 의료현장에서 다양한 검사체를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입니다. 저희가 개발 중인 내용은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심혈관 질환의 조기 예측용 의료기기의 국산화와 소형화로 보건소, 중소 병원, 요양병원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현장진단 바이오 센서’를 이용하여 시간을 다투는 긴급한 예비 심혈관 질환자가 사전 검사를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지역병원에서 쉽고 빠르게 검사받음으로써 심혈관 질환으로 악화되는 확률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현장진단 바이오 센서’ 기술은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자를 선별하고 예비 심혈관 질환자까지 예측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 비만 관리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아가 자동 분석 기술에 사용되는 포획 및 검출 항체를 변경하면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암, 바이러스, 세균, 식중독 등과 관련된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다양한 현장진단 기술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세 번째는 ‘비침습 연속 혈당기’입니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질병이 만성질환입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 같은 대사성질환입니다. 이런 질환들은 한 번에 일어나요. 특히 당뇨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이며, 평생 관리해줘야 하는 질병입니다. 한 번 걸리면 사실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질병이라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됩니다.

    당뇨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키는 바로 ‘혈당측정’입니다. 지금까지 혈당측정은 바늘로 손가락을 찌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하루에 한 번 측정해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번 측정해야 할 경우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연구진은 피를 보지 않고 측정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고 말 그대로 비침습 연속 혈당기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혈액을 뽑지 않고 바늘로 찌르지 않아도 웨어러블 타입의 센서를 귓불에 장착하면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이 연구는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고 상용화만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연구개발을 5년 정도 바라보고 있고 3년 내에는 구체적인 결과를 내려고 합니다.

  • 연구단의 대표 성과는?

  • 최근 저희가 개발한 기술 중에 ‘전자 코’ 기술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호흡 가스를 이용해 폐암을 진단하는 기술입니다. 개는 사람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 원리는 후각 센서 즉, 코에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센서가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죠. 전자 코는 전자적으로 그런 개의 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폐암 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X선 검사나 CT 검사법은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고 비용이 많이 들어 부담이 큽니다. 그러나 연구진의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의 호흡만으로 간단하게 검사가 가능해집니다. 그 원리는 사람이 호흡을 내쉴 때 2만 가지 이상의 유기화합물이 나오는데요.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그 질병의 특이적인 유기화합물 가스가 있다고 합니다. 그 가스를 전자 코 기술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연구진이 분당 서울대병원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75%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90% 이상 정확도를 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로부터 정보를 추가로 얻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판별 정확도를 높여 유용성을 증명하고 위암 및 대장암 등의 다양한 암의 조기 진단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이 기술을 적용해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모바일 플랫폼’이 있습니다. 바로 다이어트 모니터링입니다. 이 연구는 운동할 때 지방이 분해되면서 날숨으로 배출되는 아세톤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웨어러블 전자코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입니다. 이로써 환자가 운동한 량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이 운동을 하다 보면 지방이 타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운동을 천천히 하면 지방은 타지 않고 내가 먹은 탄수화물만 소비하죠. 이럴 때는 운동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지방이 타는지 안 타는지 느낄 수 없어요. 그럴 때 이 웨어러블 기기에 숨을 불어넣으면 지방이 타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줍니다. 기존에는 무조건 운동하기만 했지 이런 신체적인 변화 부분은 알 수 없었잖아요. 만약 지방이 타는 것을 확인하면 운동하는데 확실한 동기부여도 되겠죠. 본 기술은 2~3년 후 제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 02

    복지·의료ICT연구단과 박수준 단장은 건강한
    100세 실현을 위한 의료지능화 솔루션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 향후 연구단의
    연구 방향은?

  • 올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발생하면서 감염병에 대응하는 기술도 연구단이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코로나 19 때문에 비대면 헬스케어 기술이 떠올랐는데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헬스케어를 지원하는 의료지능화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갈 예정입니다. 연구단의 비전은 건강한 100세 실현을 위한 의료지능화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지만, 최근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병 대응과 비대면 헬스케어를 지원하는 의료지능화 핵심 기술개발을 가장 우선에 뒀습니다.

    그리고 최근 의료 시스템 추세는 기대수명 증가로 건강관리 자체가 예방관리 중심의 보건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프면 병원에 갔지만, 이제는 기대수명이 늘어나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방관리가 중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가정이나 직장 등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즉, 일상생활 속에서 현장진단을 바로 할 수 있는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 Editor epilogue

    현재 우리나라 의료의 전반적인 변화를 봤을 때 기본적인 사회문제는 인구 고령화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만성질환이 같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만성질환에는 다양한 질병이 수반되는데 이런 질병은 병원 치료보다는 가정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관리를 요구하는 질병이다. ETRI 박수준 복지·의료ICT연구단장은 “우리는 일상화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건강관리의 일상화란 웨어러블 기기를 가지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건강이 기록되는 것입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고 간편하게 나의 건강관리를 해줄 수 있는 기술을 위주로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박수준 단장과 복지·의료ICT연구단은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를 지원해나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