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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8
September 2019

Special — 공간과 지연의 한계를 뛰어넘는 5G

공간과 지연의
한계를 뛰어넘는 5G

지난 4월 3일 전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이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그러나 5G에 대한 소비자의 초기 반응은 “5G를 사용하면,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론적으론 그렇지만, 실제로 써보면 별 차이가 없다.”, “지금도 큰 불편 없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왜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5G를 써야 할까?”, “속도가 좀 빨라지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등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렇다면, 5G 기지국을 포함한 이동통신의 모든 사용 환경이 완벽하게 갖추어졌을 때 우리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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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만날 때

5G의 기술적 효과를 간단히 설명하면, 기존 4G LTE 대비 무선 통신 서비스의 속도가 최대 10배 가량 빨라진다. 그 덕분에 동일한 시간에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응답 지연속도 또한 120배 정도 빨라지는 기술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모든 것이 완벽할 경우다. 다시 말하면 초저지연, 초고속, 초대용량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러한 통신이 가능해졌을 때 어떤 점이 개선되는지 안다면, 5G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초저지연, 초고속, 초대용량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자동차와 같은 모빌리티 제품들을 무선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사용이 어려웠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5G에서는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송하는 데이터의 용량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도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서 보낼 수 있으며, 시청자는 원하는 위치에서 경기를 현장감 있게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또 온라인 쇼핑몰이 제공하는 쇼핑 정보도 단순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신어보거나 입어보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3D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최근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하면, 응용 스펙트럼은 더 넓어진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의 경우 대용량의 컴퓨팅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5G가 제공하는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전송 기술을 활용하면 자체 디바이스 CPU 성능을 끌어올리지 않고도 외부에 있는 대형 컴퓨터(Cloud Computer)를 이용해 서비스 대응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VR·AR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날 전망이다. 가령 VR을 통해 실내에서도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고, 놀이공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롤러코스트와 같은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또 360도 영상이 일상화되어 VR기기만 장착하면, 우리가 가보지 못한 우주와 같은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AR의 경우 가장 쉬운 예는 홀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한다면, 친구의 모습을 내 앞에 홀로그램으로 띄워 놓고 실제로 만나 같은 장소에서 대화하듯 통화가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각자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과 시공간을 초월하는 원격 회의도 가능해질 것이다.

5G와 산업이 만날 때

5G는 통신이나 VR·AR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도록 돕는 고속도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 생활과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5G가 제공하는 초저지연 무선 통신의 역할이 가장 기대가 되는 분야는 자율주행 분야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내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에 있는 자동차나 사물의 움직임을 인지하여 자율주행에 반영한다. 그만큼 주변의 움직임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변 차량과의 상호 정보의 소통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럴 때 핵심이 바로 무선 통신 기술이다. 5G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무선 통신의 응답 속도가 늦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충돌 상황이나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5G는 이론적으로는 기존 4G LTE의 1/120까지 데이터 통신의 응답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간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반응하는 속도가 0.2초 내외인데, 그에 비해 5G는 0.001초의 초저지연 속도로 반응이 가능한 것이다. 거의 상황 인식과 동시에 후속 조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고 다닌다면, 그 중심에는 5G 기술이 있다는 점이다.

산업적인 측면으로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생산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공장 경영은 물론 고객 관리, 운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제약 스마트 공장의 경우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자동으로 제품 생산 번호를 부여할 수 있고, 임상실험이 끝나면 디지털 데이터를 자동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독일 아디다스 무인공장 ‘스마트 팩토리’는 연간 50만 켤레의 신발을 단 10명의 노동자가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5G는 물류 산업과 원격 진료와 같은 의료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물류 분야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운반할 것이다. 또 자율주행이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기도 하고, 산간오지나 벽지라도 드론이 정확한 위치를 찾아 원하는 물건을 배달해줄 것이다. 또한, 5G 스마트폰은 재난 시 개인의 생명을 구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5G 스마트폰을 켜두면,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개인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구조하는 시스템이다. LTE는 조난자의 위치를 50m 이내로 알려주지만, 5G는 10cm 이내로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 그동안 LTE는 구조 요청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5G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응급 환자 이송 중 원격 응급진료를 통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미디어연구소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좌측)와 미디어연구본부(우측)가 연구 중인 모습

Global Technology Leader를 꿈꾸는 ETRI

5G는 우리 산업과 삶을 바꾸는 기폭제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때다. 이에 ETRI 통신미디어연구소는 국가 성장의 필수 인프라인 5G 및 Post 5G(5G+, 6G) 이동통신, 일상의 디지털화를 실현하는 초실감·가상방송·디지털 콘텐츠는 물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초연결 시대에 필수적인 전파·위성 분야 등 통신, 미디어・콘텐츠, 전파·위성의 3대 분야를 연구 중이다.

통신 영역에서는 5G를 이용한 사회문제 해결과 타 산업에의 5G 기술 융합 및 Post 5G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와 정보·지식 중심의 네트워킹 기술 및 초고속·초광대역·초저지연 광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는 네트워크연구본부가 있다. 미디어·콘텐츠 영역에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초실감 서비스 기술 및 차세대 방송·미디어 원천·표준기술을 개발하는 미디어연구본부와 인간 중심의 디지털 라이프 실현을 위한 디지털콘텐츠 기술 및 디지털 아트·테크놀로지 분야의 차세대 콘텐츠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가 있다.

전파·위성 영역에서는 주파수, 전파환경분석, 위성통신·방송 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통신 정책을 지원하고, 차세대 전파·위성 기술을 개발하는 전파·위성연구본부와 기상위성의 성능 고도화에 필수적인 기상위성 자료수신처리시스템 기술을 개발 중인 기상위성지상국개발단이 있다. 이처럼 통신미디어연구소는 통신, 미디어·콘텐츠, 전파·위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Global Technology Leader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