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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4
July 2019

ICT Trend — 시각 지능 기술과 지능형 CCTV

똑똑해진 CCTV
숨은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시각 지능 기술과 지능형 CCTV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많은 CCTV 카메라에 노출되곤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현대 도시인은 하루 평균 80회 이상 CCTV에 노출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시가 첨단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는 훨씬 더 많이 CCTV에 찍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의도하지 않은 CCTV 촬영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능화될 CCTV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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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에 스며드는 ICT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많은 CCTV 카메라에 노출되곤 한다. 집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CCTV에 찍히고, 주차장에 가면 우리를 응시하는 많은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노출된다.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주행하면 수많은 CCTV에 찍히고, 길을 걸으면 방범용 CCTV에도 우리의 모습이 찍힌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들의 말에 따르면 기존 CCTV 성능이 형편없다고 한다. CCTV가 노후화된 게 첫 번째 이유이고 보통 한 곳만 바라보며 확대하는 기능 없이 촬영하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은 기능의 CCTV 경우라도 줌 인으로 확대하거나 줌 아웃을 하는 정도다. 간혹 카메라 방향을 바꾸는 CCTV도 있지만, 기능이 신통치 않다고 한다. 더군다나 CCTV 제조업체가 서로 다르고 설치 연도도 제각각이어서 관리・운영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CCTV 화질이 나쁘고 흐릿해서 피의자나 의심이 가는 대상을 알아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범인 잡는 형사들의 한결같은 부탁이 제발 화질이 깨끗해져서 찍힌 사람의 인상착의를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 화질 좋고 똑똑한 CCTV를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바로 ‘시각 지능’이라는 연구 덕분이다. ETRI의 경우 연구진이 개발 중인 시각 지능 기술의 이름은 ‘딥뷰(Deep View)’이다. 현재 딥뷰는 연구개발 과정에 따라 지능을 갖고 모든 행동을 배우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에 타다 자동차에서 내리다, 사람이 뛰어가다 사람이 걸어가다, 모자를 쓰다 모자를 벗다, 빨간색 옷을 입었다. 파란색 옷을 입었다.’ 식으로 사람의 동작을 대상과 키워드로 배우고 있다.

키워드 검색을 통해 범인을 추출하는 ‘딥뷰’

딥뷰의 연구가 완성되는 내년 말이 되면 경찰관들이 고마워할 일들이 많아질 듯하다. 지금도 경찰관들이 ETRI의 연구진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CCTV 상에 보이는 사람이 피의자 같은데 너무 흐릿해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애를 먹기 때문이다. 심지어 흐릿하게 찍힌 사진을 한 장 가져와서는 확대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면 연구원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향후 딥뷰가 완성되면 키워드 검색 형태로도 범인을 잡거나 피의자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아 찾기나 교통 지능 시스템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현재 연구진은 딥뷰 기술을 활용, 쓰레기 무단투기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쓰레기 없는 세상에도 인공지능기술이 한 몫하게 되는 셈이다.

딥뷰 같은 기술이 적용된 CCTV가 개발되면 폭행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 주변의 지능형 CCTV를 검색하여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행적을 역추적하여 피의자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탐문 검색 결과 피의자로 보이는 사람이 어젯밤 강남역 사거리에서 새벽 2시경에 뛰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CCTV에 그 시간대를 입력한 후 ‘뛰다’라는 키워드 검색을 통해 찾는 것이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뛰다’라는 동사로 추출하는 셈이다. 지능을 부여받은 CCTV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고 강남경찰서 형사과의 형사 한 명이 3일 동안 찾을 분량의 CCTV 화면을 단 몇 초 만에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찰관의 수고로움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구진은 이제 CCTV를 통해 범인(예컨대 김도주, 43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추적할 수도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가령 경찰청 지능정보수사대 PC에 오전 9시경 김도주 씨가 집을 나서는 장면을 인지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곧바로 김도주 씨의 집 근처인 서울 마포구 공덕동 반경 10Km 내의 CCTV에 지령을 내린다. 김 씨가 피의자로 의심되니 지금부터 김 씨를 특정하고 추적하라는 내용이다. CCTV는 김 씨의 모습을 보고 얼굴 윤곽의 특징과 걸음걸이 등을 메모리에 저장한다. 김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추출해 CCTV가 아는 것이다. 오후 2시에 김 씨가 인근 아현동 PC방에 나타난다. 옷을 새로 사서 갈아입고, 머리도 잘랐다. 그런데도 CCTV는 김 씨를 지목하며 빨간불을 깜빡이며 김 씨임을 확신한다. 오후 7시에 홍대 앞 ATM기 앞에 선 김 씨는 모자를 쓰고 나타난다. 일부러 CCTV 카메라에 찍히지 않도록 허리를 굽혔다. 그래도 똑똑한 CCTV는 동일 인물 김 씨라며 빨간불을 모니터에 표시하며 알람을 보낸다. 그간 김 씨의 정보 이력을 추정해 찾아낸다는 것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 중인 행동 이해 엔진 ‘딥뷰’

국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 발전하는 지능형 CCTV

2017년부터 ETRI는 CCTV와 관련 분야에 인공지능을 본격 활용해 연구 중이다. 2018년 상반기에는 저해상도로 보였던 차량번호판을 3단계에 걸쳐 고해상도 영상으로 당겨서 볼 수 있게 했다. 이후 2018년 말까지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3초 이내에 인식해 알람을 울려주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마지막 연구 연도인 올해는 제주도에서 실증 사업을 시행한다. 제주도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고 렌터카의 이용률이 높다 보니 교통사고와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렌터카를 많이 사용하는데 제주도 도로 환경에 사용자들이 익숙하지 않아 사고가 잦아서 시범 지역으로 선택했다. ETRI 연구진은 제주도에서 경찰청과 공동으로 시범 사업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기로 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기존 설치된 CCTV 상에서 차량 색깔, 차량 모델 등을 인공지능 기술로 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범죄 용의자가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도보로 이동할 때 동일인 여부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초당 30프레임의 HD급으로 수집되는 CCTV 치안 상황 화면도 실시간으로 추적과 자동 인지가 가능하게 된다. 영상을 자동으로 받는 데 무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 중인 CCTV 통합 관제센터와 경찰청, 무인 경비업체 등에 지능형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지금까지 행해져 왔던 사후 수습 중심의 대응이 아닌 실시간 대응, 예방 중심 치안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미래형 첨단 치안 플랫폼이 갖춰질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개발되면 연구진은 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요구 사항을 듣고 추가로 반영하여 결과물을 시험, 검증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단계적으로 연구 결과물을 치안 구역 내에 설치해 시범 적용하여 연구 성과들이 범죄 현장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영상 지능 신경망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마련된 인공지능 CCTV를 학습시키면서 실시간 CCTV에서 보내주는 영상 정보를 분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 발생 현장의 정보를 관련 기관에 즉각적으로 알려줄 수 있고, CCTV 영상을 분석해 사고와 관련된 사람과 차량에 대한 영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글로벌 선두 기술 경쟁력을 보유해 외국의 저가 마케팅에 국내 영상 관련 업체들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관련 업체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지능형 영상 보안 인큐베이팅 플랫폼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TRI는 이처럼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CCTV에 지능이 적용된 똑똑한 CCTV로 점점 안전한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저자  ETRI 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