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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4
July 2019

Special — ICT, 스마트하고 강인한 국방구현

ICT, 스마트하고
강인한 국방구현

최근 미래 전장에서 혁신적인 국방력의 확보를 위해 국방 R&BD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신기술의 국방 분야 효율적 적용을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역량 결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적 미래 국방력을 확보하고, 스마트 국방달성을 위해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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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omas koch/Shutterstock.com

초연결 시대가 이끌어가는 미래 전장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난 200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21세기는 융합의 시대다.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예지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최근 ‘융합’은 산업 전반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ICT를 다른 산업 분야에 접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ICT 융합’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ICT와 국방의 융합은 전 세계의 관심사로 주목할 만하다. 최근 ICT를 활용한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활기를 띠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국방’이다. 미래 전장의 무게 중심이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 NWC)’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 속 전장은 지휘관이 정해진 부대 형태가 아니라 초연결 기술로 상황에 따라 즉각 원하는 전투 대형을 구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병 한 명 한 명의 정보를 모으는 엣지 클라우드 컴퓨팅(Edge Cloud Computing) 기술을 통해 전투 중에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지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국방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5G’ 이동통신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자 군사기술의 중심으로 미래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핵심기술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국방 분야에서 주력해야 할 부분은 바로 보안이다. 정보보호분야에서도 ‘5G’와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이미 많은 부분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상상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현재 미국 국방부에서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안전한 가용네트워크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글로벌 정보 격자(Global Information Grid, GIG)’라는 20년 장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보호되지 않는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블랙 코어 네트워크 기술’ 또한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큰 그림에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보안 시스템 워크 개발이 필요할 때다.

네트워크 중심전
(Network Centric Warfare, NWC)

ICT를 전투에 활용해 전장 정보를 공유하는 전투방법의 하나로 지리적으로 분산되어있는 모든 전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쟁을 말함

엣지 클라우드 컴퓨팅
(Edge Cloud Computing)

접속시간의 지연, 사생활 데이터 유출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다시 분산배치 하는 기술

글로벌 정보 격자
(Global Information Grid, GIG)

미국국방부 중심으로 미군과 자국 정보기관이 해킹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초실감 가상훈련시스템’ 훈련돔 안에서 시연을 보이는 ETRI 연구진

가상세계에서 군사훈련

최근 국내·외 전투 발생 추세는 주로 대테러전이나 해적 진압, 인질 구출 작전 등 소규모 부대 작전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에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작전지역을 비슷하게 만든 가상공간의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위성영상의 정보를 모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가상공간을 통해 병사들이 실전과 같은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은 배경과 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한 기술이며, 증강현실(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최근 국방부는 군별 임무의 특성을 고려해 VR·AR 기술을 훈련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ETRI는 ‘초실감 가상훈련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다. 본 기술은 360도 전 방향으로 이동 가능한 러닝머신(Treadmill) 타입의 이동 인터페이스 위에서 전투훈련을 수행할 수 있다. 시속 10km 속도로 달릴 수 있고, 훈련병의 동작을 인지해 기관총 발사, 수류탄 투척, 육탄전 시 단검 사용 등을 연출한다. 사용자 움직임 감지는 이동장치 주변의 ‘뎁스 카메라’가 담당한다. 카메라는 사람의 관절, 모션센서 등을 정밀 감지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주변의 360도 디스플레이 화면에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와 같은 군용 가상훈련시스템은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기술선진국에서도 앞다퉈 개발하는 추세다. 연구진에 따르면 초실감 가상훈련시스템은 2015년 미국의 훈련시스템을 총괄하는 미 육군연구소에서 공동연구를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4월 미 육군이 특수부대 전략화 가능성 점검을 위한 시험평가용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울러 본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전투병 훈련 외에 예비군 훈련, 실감형 스포츠, 재활 의료 등과 같은 분야다. 이에 연구진은 내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예비군들이 재미있게 훈련받을 수 있는 ‘차세대 예비군 훈련시스템’으로 본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및 육안에 포착되지 않는 은폐기능을 갖춘 스텔스
© KoreaKHW/Shutterstock.com

스마트 국방을 꿈꾸는 대한민국

최근 국방부는 ‘스마트 국방’을 가시화하기 위해 ‘ICT 국방 적용 추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과 국방부 정경두 장관이 ETRI와 ADD(국방과학연구소)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스마트 국방을 위한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바 있다. ETRI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실시간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기술 ‘딥뷰’와 앞서 언급한 초실감 영상을 통한 ‘병사용 가상훈련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가 미래국방 수요로 연결될 수 있는 가교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중점 요소 기술군을 정하고, 미래국방기술 로드맵을 준비 중이다. 이를테면 무인화를 위한 지능형 정보분석 기술은 무인경계감시 로봇 기술에 사용될 수 있다. 또 특수소재 개발을 위한 음의 굴절률 기술은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은폐기능을 갖춘 스텔스 기술로 전환할 수 있다. 본 기술은 지난 4월 ETR 연구진이 메타물질 원천소재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완전흡수체는 빛이나 전자파를 원하는 파장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디스플레이 전지, 적외선 센서, 스텔스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군사 체계가 ICT의 발전에 따라 획기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 5G와 첨단 과학기술이 각국의 군 체계를 변화시키고 있듯이, 앞으로 군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