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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25
February 2019

ICT Trend  ____  긴급 재난 관련 통신기술

긴급 상황을 알리는
자동 ‘웨이크업’ 기술

긴급 재난 관련 통신기술

ICT는 스마트 기기나 정보통신 시스템의 발전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목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비롯해 각종 재난 구조 및 복구를 목표로 ICT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각종 재난 재해로부터 부상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재난·재해로부터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는 ICT, 현재 어느 수준까지 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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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태풍, 홍수, 지진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발송되는 되는 긴급재난 문자

재난 상황을 예측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

지난 2017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이 때문에 폭염에 주의하라는 정부의 폭염 경보 문자메시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송되었다. 그런데 2016년 9월 우리나라 지진 관측 이래 경주에서 5.8이라는 최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문자메시지조차 보내지 않아 많은 질타가 쏟아졌다. 내용을 알고 보니 재난문자 방송 송출 의무에 지진은 제외라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언론이나 SNS에서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 위급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주 지진 사태를 겪으며 이제는 지진도 긴급재난문자에 반영되어 약진일 때도 필수적으로 문자메시지가 온다.

이렇듯 큰 규모의 지진처럼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현재와 같은 통신이나 전력 등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이다. 이동통신도 잘되지 않을 것이다. 경주 지진 발생 때에도 갑자기 수많은 사람이 전화 연락이나 문자메시지를 일시에 쓰다 보니 통신이 일부 두절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통신망이 물리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상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재난 상황으로 통신이 끊어져 인터넷도 되지 않고, 문자메시지도 보낼 수 없으며, 심지어 방송이나 라디오조차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위급한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통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시 긴급구난 e-Call(이콜) 서비스 작동 프로세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네비게이션형 e-Call 서비스 단말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긴급구난 e-Call(이콜) 서비스’

우선 우리가 예측 가능한 사고들에 대한 과학적 기술 적용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교통사고의 발생을 예로 들어보자. 의외로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사고 당시 즉시 발견되지 않아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새벽 시간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서 갑자기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정신을 잃게 될 경우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구진은 심야 시간대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 지연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고자 ‘긴급구난 e-Call 서비스’ 연구를 범부처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확보해 사망자를 줄인다는 것이다. 즉, 사상자를 바로 찾아내는 게 급선무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매일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차량 내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에 충격 감지 센서를 활용하여 교통사고가 일어났는지를 알아내 교통사고 시 즉각 관련 단말기가 관제센터로 연락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단말 7종을 개발 완료한 상태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그 충격이 교통사고인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각종 충격 정보에서 사고판단 알고리즘을 수행해 교통사고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관련 핵심기술은 사고를 판단하는 알고리즘 SW와 표준화 기술이다. 향후 이 기술 이 상용화되면 출시되는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다. 관련법의 정비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법제화가 시급하다. 또한, 법제화가 된다면 자동차 제조업체도 고려해야 한다. 관련 기술을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장착하기 위해서는 법의 공고 후 기업체가 수용할 수 있도록 기다림도 필요하다.

현재 연구진은 이 기술을 우정사업본부 택배 차량에 탑재해 실증 사업도 마쳤다. 공동 개발 연구 업체와 함께 관련 기술이 구현된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을 택배 차량에 장착하고 운행하는 동안 얻게 되는 충격 정보를 통해 사고판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시연해 보았다. 향후 이 기술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긴급 재난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차량의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또는 차량 출고 시 의무적으로 탑재되어 출시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하루빨리 이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긴급 재난 발생 시 시청 중이던 채널이 전환되고, Wake-up 기술로 꺼져 있던 TV가 자동으로 켜지는 ‘지상파 UHD 재난방송 시스템’

재난·재해를 알리는 ‘웨이크업(Wake-up)’기술

ETRI는 이런 긴급 재난 등과 관련하여 통신기술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지진이나 홍수 등 긴급한 재난·재해로 인해 지상의 통신망이 붕괴되었을 때 활용 가능한 이동형 기지국인 위성통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통신 시스템의 전송 속도는 기존보다 5배 이상 향상된 20Mbps급으로 끌어올렸다. 재난 지역에서도 와이파이와 같은 통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선박이나 항공기가 사고로 긴급구난 전파를 보내면, 이를 20킬로미터 범위 내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전파 방향 탐지 기술을 개발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수출한 바 있다.

아울러 건물 내부에서 사고가 발생해 정전 등으로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려울 때도 실내 위치 인식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건물 내부의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필자도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지인을 만나기 위해 GPS로 안내를 받다가 지하로 들어가자 먹통이 된 내비게이션에 안타까운 적이 있었다. 이렇듯 공항이나, 코엑스, 롯데월드타워 등의 장소처럼 대형 건물이나 지하에서 길 찾기가 어려울 때 실내 위치인 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과 같이 국가적 규모의 위기 시에는 스마트폰 DMB 기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난방송으로 안내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술은 잠자는 TV나 휴대전화를 깨운다고 하여 일명 ‘웨이크업(Wake-up)’이라고 부른다.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DMB가 켜져 재난방송이 문자메시지나 영상, 음성 형태로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자동 인지 재난방송이 하루빨리 도입되어 사고를 최소 화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저자  ETRI 성과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