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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ETRI는 기술 혁신의 기준점이다

한기천 대표는 뼛속까지 기술 개발자였다.
무선통신 및 보안 Solution을 제공하는 (주)유비테크를 설립해 12년간 성장시켜 온 CEO지만,
아직까지도 개발을 위한 첫 단계부터 사내 엔지니어들과 함께 고민하고,
기술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을 가장 즐거워한다.

그는 ETRI에서 느꼈던 연대감과 유대감을 그리워하고,
ETRI가 심어준 자부심과 도전정신을 가슴에 새긴 채
통신 및 보안 솔루션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주)유비테크 한기천입니다.

1988년에 ETRI에 입소해 10여 년간 몸담고, 1998년에 ETRI 팀원들과 sysonchip을 창업했었습니다. 2002년에 독립하여 유비테크를 창업해 지금까지 잘 키워오고 있습니다. 주로 이동통신 단말기나 무선 통신 부분을 오랫동안 개발해 왔는데, 지금은 LTE mobile router 와 IoT Gateway, TV sound streamer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배울 수 있었던 ETRI

처음 ETRI에 들어왔을 때,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저 열심히만 했었습니다. 고맙게도 여러 선배들이 저를 잘 이끌어줬습니다. 제가 처음 했던 연구는 컴퓨터연구단 행정전산망사업 중 도입기종 OS를 담당하는 일이었고, 컴퓨터 통신연구실로 옮겨 통신 프로토콜 개발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IMT2000 미래기획 과제에 참여하게 되면서 여러 부서 연구원들과 같이 일할 기회가 생겼고, 그 때 배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과제 후에 함께 일한 타부서 분이 반도체도 S/W 할일이 많다는 말을 건네셔서 부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설계부서의 생활은 전공 분야가 달라 쉽지 않았지만, 지금 제가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시야를 넓게 가질 수 있도록 해준 경험들이라고 느낍니다.
S/W만 하던 사람이 다른 분야의 분들과 같이 일을 해보고, H/W 용어조차 낯설던 사람이 전문가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발전들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같이 일을 했던 분들과 ‘우리가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데 앞으로 3년 후에 이것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하고 일을 해보자.’ 라고 나눴던 말들이 기억납니다. 함께 연구했던 분들 모두 연구에 대한 열정이 그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그 때 나눴던 말대로 그 연구실에서 회사 3개가 창업을 했습니다.

현재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미래를 계획 할 때

연구원 출신 CEO인 지인들을 보면 확실히 개발을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완성도를 높이거나, 다른 회사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영업 등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또, 기술에만 집중한 나머지 현재 시장보다 좀 더 앞선 제품을 개발해, 시장 진입이나 판로 및 가격 등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쳐 중단했던 일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현실적인 부분들을 고려하며, 천천히 한발씩 나아가는 방법들을 깨달았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비전을 세우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를 성장시켜오면서 생존이라는 목표가 가장 컸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회사가 추구하고 지향해야 할 더 큰 가치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회사의 미래, 우리의 모습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비즈니스에 관해서 말씀드리면, 저희 회사는 Wireless 신제품개발을 목표로 제품의 신뢰뿐만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 간의 신뢰 그리고 거래하는 업체와의 신뢰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에서 방향성을 찾고, 시장에서 목표점을 잡는다

연구자 출신 CEO로서 기술개발자와 사업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의 목적이 하이테크를 개발하는 기술 우위라면, 사업가의 목적은 완성도와 시장성을 고려한 제품 판매입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본질은 맞닿아있지만, 두 가지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늘 저에게 숙제입니다.

우리가 개발해 시장에 선보인 제품들을 말씀드리면, 대표적으로 ‘LTE를 이용한 영상 전송 시스템’이 있습니다. 재난망 원격 관제 시스템을 구성하는 유무선 공유기로,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 봉송 차량에 탑재돼 HD급 실시간 영상을 소방본부와 대테러센터에서 관제할 수 있는 시범서비스를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 소방방재청에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건설현장, 경찰차량 등 CCTV가 필요한 곳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ETRI 차세대 스마트 TV연구단의 도움으로 개발한 ‘TV 소리를 휴대폰으로 듣는 제품’입니다. TV에서 나오는 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동시에 다수가 MP3급 음질로 실시간 청취가 가능한 기술입니다. 박물관 해설사의 확성기 대용, 동시 통역기, 여럿이 사용하는 병실, 버스, 역 대합실 등에서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밖에도 IoT를 위한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늘 고마운 ETRI

저와 정낙주 연구소장님도 ETRI 동문이고, 지금도 연구소를 자주 방문하기 때문에 직장을 퇴직한지 꽤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TRI는 친근합니다. 어떤 자리에서든 ETRI를 말할 기회가 생기면, 저는 ETRI 동문들의 연구에 대한 도전 정신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동문들의 도전정신이 저에게도 새로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끝으로 저의 목표는 계속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어서 유비테크 직원들과 오래 함께 더 멀리 가보고 싶습니다. 동문 여러분도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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