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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Be as proud of ETRI, As ETRI is proud every one of you!

“ETRI가 저를 자랑스러워 해주듯이, 저 역시 제가 ETRI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김문현 총장은 이처럼 ETRI에 대한 자긍심을 표현하며 우리를 반겼다.

KIST 부설 시스템공학연구소(SERI) 소장, ETRI 연구원,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및
동 대학 전자정보공학대학학장, 일반대학원장까지 역임 후,
올해 세종사이버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40년 동안 공백 없이 일할 수 있었던 자신의 삶에 대해 ‘행운’이라며 그 공을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 돌렸다.

항상 First Mover로 인생을 살면서 새로운 길을 멀리 내다보고 앞서 걸어온 만큼,
ICT의 선두주자인 ETRI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비전과 철학을 조심스레 펼쳐 보였다.

안녕하세요, 세종사이버대학교 총장 김문현입니다!


ETRI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새해가 시작 되자마자 바로 총장을 맡게 돼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ETRI 출신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된 것에 대하여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SERI 소장 시절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소장이었을 때 SERI가 하던 일들이 바로 IT 융합기술개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구원들이 컴퓨터나 통신 분야 출신이 적었고, 그런 만큼 전공 분야가 다양했었죠. 당시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창조적 파괴 차원에서 각 분야의 연구원들이 자기 전공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다 보니 SERI가 해체되었던 것입니다. 소속감 때문에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이렇게 지나서 생각해 보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정통부 출범과 정부의 IT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SERI 소프트웨어 분야 연구사업 및 인력들이 ETRI로 이관되고, 슈퍼컴퓨터 관련 연구사업과 인력이 KISTI로 편입되고 세분화된 것이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효율적인 IT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가 1993년 대전 엑스포 때, 전산 시스템과 신기술을 총 망라하는 프로젝트의 수행기관 책임자로서 이 사업 총괄 책임자인 이단형 박사, 오명 조직 위원장님 등 훌륭한 분들과 일 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형 프로젝트라 어렵기도 했지만, 완성 후에는 참 뿌듯했습니다. 또한 슈퍼컴퓨터 2호기(CRAY Y-MP C90)를 도입한 것과, 1995년 당시 20년 후를 내다보고 2015년까지의 소프트웨어 개발 전략을 담은 ‘SOFTECH 2015’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아서 연구원, 교수, 기업을 총 동원해서 마련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입니다.

세종대학교에서의 후학 양성 보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느끼기에 출연연구기관이 온실이라면, 대한민국 사립대학은 동대문 시장 같은 곳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제가 2000년에 세종대학교에 왔을 때만해도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 IT관련 학과가 공과대학에 속해있었는데, 그 학과를 독립시켜 전자정보대학 단과 대학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IT 관련학과 교수가 총 16명이었던 것이 현재 7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저는 한해에 11명씩 4년 동안 꾸준하게 교수들을 채용하고, 새로운 단과대학을 탄탄히 다지는데 노력을 많이 해온 결과, 훌륭한 교수진 확보와 그에 따른 뚜렷한 성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03년에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3개 진행했었는데, 그 중하나가 제가 직접 총괄 책임을 맡은 2003년에 시작해서 2012년에 종료된 산업자원부 차세대 연구 개발 사업으로 “UWB 통신 기반 HCI 기술개발”(총사업비 500억)프로젝트입니다. 또한 과기부의 프론티어 사업의 2개 센터를 유치하고 정통부 ITRC도 1개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전자정보대학을 만들고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해서 과제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학장과 대학원장으로서의 제 역할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사학재단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이 있습니다.

총장으로서의 소감과 포부

우리나라에 사이버대학교가 모두 21개가 있는데, 고등교육법에 따라 교수신분이나 수여 학위 내용들이 일반 대학과 동일합니다. 세종사이버대학교는 2001년도에 설립된 6개의 1호 대학교들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양적으로는 재학생 수가 6천 명 정도이며, 교수진과 수업 질은 최상이라고 자부합니다. 전 세계적인 대학 추세를 봐도 점점온라인 교육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IT나 스탠포드도 좋은 콘텐츠를 전 세계적으로 공급하는 것처럼 온라인 교육의 콘텐츠들이 더 많이 활성화되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사이버 대학이, 오프라인과 성격적으로도 다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현재 6천 명인 학생을 만 명 정도까지 늘리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입니다. 또 지금 저희 학교에서 특화된 것이 호텔, 관광, 조리 쪽인데, IT, 컴퓨터, 통신, 정보 보호 쪽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이 분야들의 인재 양성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사이버 교육은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그 외의 것들도 소프트웨어 성격상 유연하게 변형,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잘 활용해서 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제 임기 중에 양적으로 현재 5위인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지식의 시대가 가고, 지혜의 시대가 온다!

지난해 가을, ‘열린 ETRI’ 포럼에 참석하여 원장님과 주요 보직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ETRI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고심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세계 IT연구기관 중 가장 선두주자인 ETRI 입장에서 그 부분이 가장 풀기 어려울 고민거리라고 저 역시 이해가 됩니다. 다만, 냉정하게 봤을 때 최근 몇 년 간 ETRI가 거둔 성과가 바로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IT 기술 중 통신, 반도체 등이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지만, 공공재나 일반 소비재(Commodity)화하여 점점 그 비중이 작아지고 있고, 이제는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맞게 소비자, 나아가 인류가, 그것도 ‘차세대 인류’가 무엇을 원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전 인류적인 차원을 범주에 두는 동시에 공급자 중심의 생각을 버리고 소비자 중심의 시각으로 연구개발에 임하여야 합니다.


그게 Frist mover로서 ETRI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지식’보다는 ‘지혜’가 힘이 되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지금은 지식 평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식은 서로 교환해서 얻을 수 있는 사회적인 것인 반면에, 홀로 집중해서 깨달음으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개인적인 것입니다. 스페인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지식은 그릇을 채우는 음식이요, 지혜는 바로 그것(음식)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릇이 작으면 넘치게 되죠. 그러므로 지식을 퍼 담기 전에 자신의 그릇을 더 크고 넓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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