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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20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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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시장을 평정하는 기술제품 ETRI와 함께 이룩하고 싶어…

Q. ETRI 임직원들에게 대표님의 근황과 함께 인사말씀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ETRI를 떠나 회사를 경영한지 어느덧 14년이 됐군요. 경영이란 제품 개발, 개발 제품의 시장 진입을 위한 일련의 활동들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한다고 하고는 있으나 이런 일들에 더해 개발 제품의 기능 업그레이드, A/S 등이 겹치면 아주 곤혹스러운 시간을 종종 겪기도 하죠. 이럴 때는 고생하는 며느리가 친정을 그리워하듯이 ETRI가 떠올려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들이 기업 활동의 일환이며 통과의례라면, 견뎌내야 하겠지요.
종종 언론보도를 통해 ETRI 소식을 접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3년 연속 미국특허평가 1위에 오른 소식을 듣고 가슴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ETRI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실험실 한켠에서 묵묵히 연구에 몰두하는 여러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드는 훌륭한 연구 결과를 만들어내시길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ETRI를 믿습니다.

Q. ETRI 재직 시절 보람된 일, 아쉬운 일 등 기억에 남는 일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ETRI 재직 당시 화합물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초고속 소자, MMIC(무선이동통신에 사용하는 고주파 집적회로) 등을 제작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당시의 반도체 기술은 실리콘으로 집적도 높은 메모리를 개발하는 단계였고, 이동통신이 도입되면서 휴대전화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연구했던 분야는 에피성장기술로, 전력소자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 휴대전화 용 송수신 MMIC를 개발해 삼성 휴대폰 애니콜에 탑재, 통화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으며, 기술이전을 통하여 상용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화합물 반도체 공정을 구축한 것과 휴대전화용 송수신기 소자 기술을 전수한 것이 큰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다만, 개발기술을 생산기술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기술기획에 참여해 기술동향을 예측하고 정부정책에 반영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정보통신부에서 기술개발 기획안을 작성하느라 숱하게 밤을 새웠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현재는 어떤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Q. 대표님의 창업 동기 및 사업 경영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연구원에서 연구개발한 무선통신용 송수신 소자를 제품화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의욕적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에도 개발 제품이 이동통신 분야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시장진입에 수없이 실패했습니다. 이동단말의 전원전압 변화, 주파수 변환이 1~2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반면에 소규모 집단에 의한 저희 회사의 기술개발은 3~4년이 요구되어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즉 하나의 기술개발을 완료하기 전에 시장에서는 다른 기술개발이 요구됐던 것입니다. 결국 무선통신용 송수신 소자 개발사업을 접고 반도체의 초고주파 회로 설계를 타 분야에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초고주파 센서, 즉 RF센서 및 모듈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고 이어 IT-BT 융합기술로 실시간 오염도 및 세균 측정기, 야채 과일 세정기, 동파방지용 발열선을 제품으로 개발했습니다. 초기에는 국가 연구개발 과제에 의한 자금조달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제품 매출에 의한 자금조달로 전환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도 식품 방사선 측정기, 살균수 제조기, 잔류농약 측정기, 살균마스크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제품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Q. 대표님의 경영철학과 창업전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무조건 빨리 실행하되, 멘토를 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사업에는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이 닥치는데, 미리 방향을 알고 있다면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죠. 기술, 자금, 마케팅은 자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인이라면 좋은 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국부창출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은 늦거나 빠른 차이는 있을지언정 성공은 반드시 온다고 확신합니다. 성공이란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결정되지만, 눈높이를 조정한다면 실천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Q. 중소벤처 기업들과의 상생 발전을 위한 ETRI의 역할에 대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ETRI는 특허 측면에서 세계최고의 기관입니다. 이 기술들을 구현한다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기관도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려면 기술이전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시장이 원하는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업 및 시장의 수요에 관련된 분들과 자주 만나고 많이 얘기를 나눠야 합니다. 이제 제품 개발은 공개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경쟁자와도 정보를 주고받아야 제품의 시장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TRI 출신 기업이 수백 곳이나 되고, 최고의 특허기술을 보유한 ETRI가 이들과 연합해 제품개발에 나선다면, 대한민국이 수출대국으로 뻗어나가는 가장 빠른 길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ETRI가 특허 1등에 더해 제품 1등까지 이뤄내기를 바랍니다.

Q. 향후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시장은 언제나 새로운 제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자 합니다. 가능하다면, ETRI와 힘을 합쳐 세계시장에서 기술적으로 독점할 수 있는 제품, 소비자가 밤을 새워 기다려서 사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기술 트렌드 강좌를 상시로 개최해 기탄없는 토의가 이루어지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제품기술을 선도하는 대덕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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