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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20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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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전하는 벤처정신으로 만드는 ETRI와 IT기업의 새로운 가치

Q. 근황과 주요 활동사항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1984년 ETRI에 입사해 이동통신 중계기, 전파신호 처리기술 개발 등 디지털방송 관련 연구를 수행하다가 1998년 ETRI를 퇴직하고 맥스웨이브를 창업했습니다. 창업초기 2년간은 어은동에 있는 당시 ETRI 창업보육센터 건물에 입주해 있다가 2002년 유성구 장동, 현 위치에 사옥을 지어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11년부터 EVA 회장을 맡아 ETRI 출신 벤처기업인들의 교류와 친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ETRI 동문장학회 회장으로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의 학생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취미활동으로는 마라톤, 수상스키를 즐기고, 1주일에 2시간씩 당나귀를 타고 연구단지 주변을 돌아보곤 합니다. 수상스키는 5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건강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공주 청벽의 금강에서 한 바퀴 돌아오는 데 7분 정도 걸리는데 두 바퀴만 타도 온 몸에 희열이 느껴지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나이에 이런 운동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벤처기업인이라면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Q. ETRI 재직 시절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ETRI에 15년간 근무하면서 온 열정을 바쳐 연구했습니다. 당시 저는 전파신호 처리기술을 개발하는 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로서, 참여 연구원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개발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연구결과에 대한 걱정과 부담도 컸습니다. 다행히 전파신호 처리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동통신연구단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이동통신기기 부품 개발과 디지털TV 방송중계기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연구활동 외에도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은데, 먼저 연구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아내를 만나 결혼한 것입니다. 연구실 동료가 평생의 동반자가 된 셈이죠. 또한 연구단지 체육대회에 ETRI 대표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일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인데, 그 때문에 연구단지에서는 제가 체육특기생으로 ETRI에 입소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습니다. 또한 한빛아파트와 한울아파트를 짓는 연구원주택조합의 조합장을 맡아 2년 동안 조합원들의 재산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Q. 회사를 창업해 사업을 키워온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디지털방송장비를 아이템으로 맥스웨이브를 창업한 이래, 이제껏 회사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창업 당시에는 국내에 벤처붐이 일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2001년 DTV 중계기 및 프로세서를 개발해, 이듬해 KBS 등 4개 방송사에 공급하면서 사업의 전기를 마련했으나, 납품을 목전에 두고 디지털방송 도입이 5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2004년까지 사업에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전환의 계기로 삼아 DMB 안테나 개발에 뛰어들었고, 2004년 LG전자 전략적 투자 및 안테나 전문 연구업체로 등록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냈습니다. 당시 경쟁 업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지만 3개월간 모텔에서 먹고 자며 시제품을 만들었고, 결국 LG전자에서 우리 제품을 채택하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이후 휴대폰, 네비게이션, MP3, 노트북 등 지상파 DMB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우수한 성능의 DMB 안테나를 개발, 업계 최고의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최근에는 휴대용 스마트폰 충전 어뎁터 기술을 개발해 국내특허출원에 이어 해외특허출원도 추진하고 있으며, 4월 말 완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저는 소비자들이 우리가 만든 안테나로 DMB 방송을 볼 때 말할 수 없이 뿌듯하고,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만큼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널리 쓰이고 실생활에 편리를 제공하는 신기술, 신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자 합니다.

Q. 향후 ICT 분야의 전망과 창조경제 시대 ETRI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향후 ICT 분야에서 발전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로봇과 5세대 이동통신, 그리고 소프트웨어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은 통신과 소프트웨어 및 기계가 융합된, 향후 인간을 대신하여 행동을 정밀하게 수행하게 될 장치로 2020년경에는 자동차, 군사 및 생활 분야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세대 이동통신은 보다 높은 통신 속도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달매체, 소자 및 시스템 기술 등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분야는 휴대기기의 활용성과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향후 하드웨어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 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투자도 필요할 것입니다. ICT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므로 가장 선두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ETRI가 담당해야 합니다. ETRI는 현재 ‘보유한 기술’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창조경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도전을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ETRI는 통신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통신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기술 분야를 개척해 나가기 바랍니다.

Q. 향후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저에게 정년은 따로 없습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으니, 가장 우선은 몸 관리를 완벽하게 해야겠지요. 맥스웨이브는 여러 위기를 딛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비상은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동안의 정체기를 탈출해 맥스웨이브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새롭게 열리는 시장을 개척해 맥스웨이브의 비상을 이루고 싶습니다.
또한 EVA 회장으로서도 포부가 큽니다. 그동안 EVA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기에는 자금이나 인력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 소속 기업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데 제한이 클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 ETRI가 기업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거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생긴다면, EVA 소속 기업들과 협의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ETRI는 EVA를 잘 활용하여 기업들의 의견을 연구원 경영에 반영하고, EVA는 ETRI와 상생 협력함으로써 기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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