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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20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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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선통신 시대의 서막을 연 ETRI, 또 한 번의 신화를 기대하며…

Q. 먼저 웹진 독자와 ETRI 임직원들에게 인사말씀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그리고 ETRI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2014년 갑오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입니다. 푸른 말은 행운을 상징하며 말처럼 역동적으로 뛸수록 큰 성과를 얻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청마처럼 힘차게 뛰어 높이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Q. 근황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ETRI를 떠나 학교로 옮긴지 올해로 11년이 됐습니다. ETRI 시절 주로 위성통신과 무선방송기술 분야를 연구했는데 학교에서도 계속 같은 분야의 일들을 해왔습니다. 학교로 오자마자 “무선전송기술(RTT:Radio Transmission Technology) 연구분야의 대학 메카 구축“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무선전송연구실을 만들었고 정보통신대학원장도 맡고 했었지요. 그때 제가 쉰둘이었으니 나이로 보면 조금 늦게 교수가 됐지만 학교 발전을 위해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외부 활동으로는 정부 및 공기업과 기업체에 대한 자문활동과 통신위성우주산업연구회 고문, CR·SDR 포럼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무선통신 분야 연구자들이 모이는 자리에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 ETRI 옛 동료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 그럴 때면 고향 사람 만난 것처럼 친근하고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Q. ETRI 재임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화를 들려주세요.

1974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입소해 ETRI의 홍릉 시절부터 광화문, 남산, 그리고 현재의 대덕까지 다 겪었어요. 지금은 이동통신시대가 됐지만 그땐 유선통신시대여서 무선통신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보니 서러움도 많았어요. 그러다 CDMA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무선통신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당시 제가 무선통신개발단 기초기술연구실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디지털 이동통신 기초기술을 어렵게 연구했던 시절이 많이 생각납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위성 사업에 나설 당시에는 전송기술개발부장으로서 무궁화위성 1호 성능규격을 만들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이후 위성통신연구단장과 무선방송연구소장으로서 다목적위성 관제시스템 국산화 개발과 디지털 방송 시스템 개발을 주도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위성통신 및 방송, 무선통신분야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고 생각 듭니다. CDMA도 그렇고 무궁화위성도 그렇고 국내 무선통신 분야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초석 역할이 주어졌던 것이지요.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강국, ‘IT코리아’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ETRI의 노력이 공헌한 바가 큽니다. 제가 그 현장에서 열정을 쏟았던 순간들이 뿌듯함으로 남아있습니다.

Q. 최근 10여 년 간 대학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쏟으셨던 이야기와 교육자로서 느꼈던 보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인하대로 자리를 옮겨 처음 한 일이 무선전송연구실을 만든 것입니다. 대학에 와서 보니 젊은 교수들은 다들 논문 쓰기에 바쁘더군요. 승진을 하려면 여러 가지 평가점수를 잘 받아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런 분위기를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무선전송연구실이었습니다. 사회에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인력을 키우자는 것이죠. 실제 기업에서는 논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지식과 실무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그런 방향을 가지고 새로운 대학교연구실 모델을 만들어나갔고 3년 만에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되는 등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취업한 졸업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연구실에 있을 때 배운 것들이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졸업생들로부터 직접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ETRI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누구보다 ETRI가 발전 되기를 바랍니다. 20여 년이라는 세월을 몸담았던 곳이니까요. 그런데 외부에서 보니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과 안타까움도 생기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ETRI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ETRI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관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업과는 다른, 기업에서 할 수 없는 연구를 해야 합니다. 또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선행연구, 대형과제 위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대학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개방적이고 상호 협력을 통해 ETRI는 대학을 많이 이용하고, 대학도 ETRI를 많이 이용해야 거기서 뭔가 성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현재와 같은 개별 위탁과제 형태가 아닌 새로운 학연 공동연구체제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또한 산업체와는 선행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ETRI 동문들이 ETRI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동문회를 중심으로 개인들의 우수한 역량을 집합하여 시너지효과가 발휘되어 ETRI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조직이 구축되었으면 합니다.

Q. 2014년 계획과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올해는 학교에서 후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새로운 산학연 연구모델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하대에서 무선통신을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 및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남은 재임기간 동안 정보통신 분야의 기틀을 더욱 단단히 세우기 위해 정보통신 전도사로서 노력할 것입니다. 앞서 인사와 함께 당부했던 것처럼 저 역시 청마의 해를 맞아 큰 결실을 맺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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