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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달에서 시험하는 우주통신 기술

위성탑재체연구실 이병선 실장

ETRI는 DTN(Delay or Disruption Tolerant Network) 통신 방식을 이용하는 우주인터넷 시험 탑재체를 만들었다.
현재 다누리에 실려 달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우주인터넷 시험 탑재체를 개발한 위성탑재체연구실의 이병선 실장을 만나보았다.

이병선 실장님, 안녕하세요.
실장님과 위성탑재체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성탑재체연구실 실장 이병선입니다. 저는 1989년도에 ETRI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33년 동안 위성 관련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인공위성은 탑재체와 버스로 구성됩니다. 탑재체는 인공위성의 목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버스는 탑재체가 운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위성탑재체연구실은 주로 통신에 관련된 탑재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2027년 발사를 목표로 천리안 위성 3호의 통신 탑재체 3종을 개발하고 있어요.

‘우주인터넷 시험 탑재체’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은 전부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미국의 웹사이트에 접속하게 되면 광케이블을 거쳐서 미국까지 가게 됩니다. 미국에서 데이터를 받아오게 되어 있죠. 우주에서는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이처럼 항상 연결될 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신호 하나를 전송하는 데 두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그 두 시간 동안 우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우주인터넷은 신호를 전달할 때 끊겨도 중간 연결지점(노드)부터 다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는 DTN(Delay or Disruption Tolerant Network) 방식을 이용하는데, CCSDS 국제표준에 따라 개발해 달에 보내서 메시지 송수신, 데이터 파일 전송, 그리고 실시간 스트리밍을 수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우주인터넷 시험 탑재체를 통해 달에서 최초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포함한 데이터 전송을 시험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탑재체를 개발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일이 많았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일 중에 하나는 탑재체를 올려서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를 스트리밍할 거라고 발표하자마자 주목을 받은 일이었어요. 저희 연구실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연구진 배우자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사실 다누리호에 들어가는 탑재체 6개 중 5개는 과학 탑재체인데 우주 인터넷 탑재체는 기술 탑재체로 분류되어 크게 주목받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끌어낸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누리호 발사 성공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 궁금합니다.

위성을 많이 올려 본 스페이스X의 팰콘9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위성을 많이 해 봐서 그런지 크게 긴장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 다누리호가 발사되어서 달 궤도에 도착하기까지 4개월 이상 걸릴 텐데, 무사히 잘 도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인터넷 시험은 달로 가는 여정 중에서 몇 번 수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실장님의 계획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ETRI는 위성통신, 우주통신에 대해서 가장 선도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위성통신이라는 것 자체는 일론 머스크가 위성을 1만 2천 개 올린다고 이야기한 뒤부터 각광받기 시작했어요. 우리 ETRI는 그와 관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저궤도 통신위성, 6G 시대에 맞는 통신 위성을 개발해서 전 세계가 6G 통신망을 구성할 때 기술적으로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천리안 위성 3호가 잘 개발되어서 2027년에 무사히 발사되고, 통신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또 우리 후배들이 참 어려운 과정 중에서도 지금까지 잘해왔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위성 시대가 왔을 때도 후배들이 잘 해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