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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상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백성민 책임연구원

ETRI가 ‘장애 맞춤 초실감 인터랙티브 콘텐츠 핵심기술’을 개발해 발달장애인 가상현실 직업훈련에 적용했다.
현재 가상현실 훈련 콘텐츠는 전국 30여 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가상현실 훈련 콘텐츠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실제 취업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에 함께한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백성민 책임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백성민 책임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책임연구원님과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의 백성민 책임연구원입니다. ETRI에서 근무한 지는 20년 정도 되었고 주로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들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저희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교육 콘텐츠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직업훈련 콘텐츠이며, 생활안전, 게임처럼 교육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개발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장애 맞춤 초실감 인터랙티브 콘텐츠 핵심기술’은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교육 관련 콘텐츠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직업을 구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교육 콘텐츠를 통해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술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장애 맞춤 초실감 인터랙티브 콘텐츠 핵심기술’을 소개하자면?

이번 기술은 VR, CG, 인터랙션 등을 총망라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발달장애인훈련센터나 훈련소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있지만, 실제 센터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특히 스팀세차의 경우 훈련을 진행할 공간부터 차량까지 준비해야 할 게 많아 교육하기 다소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이번 기술은 VR 콘텐츠를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더 쉽고 안전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또 이번 기술에는 중재 콘텐츠 기술이 도입되었는데요. 발달장애인들이 훈련할 때 옆에서 선생님이 말 또는 행동으로 지시하면서 알려주는 것을 중재라고 합니다. VR 콘텐츠에 중재 기술을 활용해 가상에서 더 쉽게 훈련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실제 VR 속은 선생님이 함께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화면에 화살표를 표시한다든지, 시선 추적을 통해 방향을 알려준다든지 하는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스팀세차 직업훈련의 경우 발달장애인들이 어느 정도 세기로 차를 닦아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되어야 하는데, 기존 VR에는 이런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자동차를 만지면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센서를 구성하는 부분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VR 콘텐츠를 만들 때 음성과 시각 효과를 넣게 되는데, 발달장애인들이 사용하면서 설명이 어렵다든지, 시각적 효과가 밋밋하다든지 하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훈련센터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업능력개발원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해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순화하고, 화려한 효과도 추가하면서 개선점을 찾았습니다.

본 기술을 통해 많은 훈련생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대전 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 총 17명의 훈련생 중 14명의 훈련생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누군가 사용해서 도움이 됐다는 그 사실이 정말 뿌듯했고,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바리스타와 스팀세차 외에 개발 중인 콘텐츠가 있나요?

최근 공유 차량 같은 것들이 많이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관리에 장애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서 현재 자동차 관리 AR 교육 콘텐츠를 개발 중이에요. 또 개발 중인 콘텐츠는 손동작 추적을 활용한 사무보조 직무 관련 교육 콘텐츠인데요, 가상 복합기에서 복사, 스캔, 팩스 업무를 하거나 파쇄기 사용, 우편물 분류 등 사무보조 직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VR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책임연구원님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소외되는 계층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소외되는 사람 없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새 메타버스가 뜨고 있습니다. 아직은 메타버스가 캐릭터 위주로 활용되고 있는데, 실감 콘텐츠 기술을 통해 사람들이 원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교육 콘텐츠들이 물리적인 제한 없는 메타버스 안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분야에 대해 더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