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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XR 플랫폼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다

손욱호 책임연구원

ETRI는 확장현실(XR) 형태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다수의 원격 참여자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XR 플랫폼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XR 플랫폼을 개발한 CG/Vision연구실의 손욱호 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먼저 박사님과 CG/Vision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CG/Vision연구실 손욱호입니다. 저는 올해로 ETRI에 근무한 지 22년이 됐고, CG/Vision연구실에는 2015년에 오게 되었습니다. CG는 그래픽 처리 기술개발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고 Vision은 카메라 영상 기반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사물을 인식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술 분야입니다. 예전에 CG와 Vision, 각각의 분야가 분리되어 있었는데, 함께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는 측면이 있어서 두 분야를 하나로 묶어 지금의 CG/Vision연구실연구실이 되었습니다.

XR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에
사용된 기술은 어떤 기술인가요?

이번에 XR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구분되지 않은 융합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협업 형태의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했습니다.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는 보이스 채팅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메타버스가 더 발전하려면 다양한 교류 수단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에서는 허공에 가상 객체를 띄워서 제스처를 통해 조작하면서 함께 논의할 수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XR 공간에서 좌표인식을 통해 참여자의 위치를 인식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사람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자세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어디를 보고 있는지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VPS 기술이 사용됐어요. 또 실시간 동기화 기술도 적용됐습니다. 좌표계를 인식해서 가상 객체를 허공에 띄웠을 때, 사용자들이 똑같이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객체를 돌렸을 때, 상대도 똑같이 돌아가는 객체를 시간적인 지연이 없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동기화 기술입니다. 공간인식의 오차는 2.85c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고, 기존의 기술보다 성능적으로 우수하다는 게 큰 성과 중 하나입니다.

작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진행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나요?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통영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협조해주셔서 학생과 선생님 총 11명을 대상으로 XR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시범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과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시연을 준비했었는데 보통 초등학생 5~6학년이라고 하면 새로운 기술에 신기해하는 면이 있거든요. 너무 신기하고 수업 내용도 정말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기술개발 내용뿐만 아니라 수업 내용에 맞게 시나리오화 시켜서 기술 실현을 지원했기 때문에 그런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는 대전에서 20명을 대상으로 실증 수업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영어 수업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구성해서 학생들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번 플랫폼 개발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좀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플랫폼보다 훨씬 좋은 고정밀 인식 기술과 동기화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교육 분야에 시범 적용을 했고, 교육뿐만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도 본 XR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거예요. 또 우리가 코로나19로 비대면 회의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메타버스가 실용화되면 더욱 현실감 있는 원격 회의와 원격 협업 작업 같은 서비스도 가능하게 될 겁니다.

향후 박사님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VR, AR, XR을 거쳐서 이제 메타버스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메타버스에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이 들어가려면 네트워크 컴퓨팅 파워도 많이 올라가야 하고, 컴퓨팅 파워도 많이 올라야 합니다. 그런 하드웨어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요소를 떠나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저희가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메타버스 공간 같은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공간에 오래 있다 보면 멀미나 피로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걸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또 필요합니다. 공학적인 접근 방법과 인지과학적인 접근도 필요한데, 기본적으로는 메타버스 내 참여자의 체험을 휴먼팩터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휴먼 팩터 분석 기반으로 메타버스 공간의 체험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기술개발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