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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국제표준화로 세계를 선도한다

표준연구본부 강신각 본부장

ETRI는 작년 국제표준특허 85건을 확보했다. 이로써 ETRI의 누적 국제표준특허는 총 1,017건이다.
이뿐만 아니라 ETRI는 국제표준 제정 31건과 ETRI 국제표준특허 반영 기고서 42건의 실적을 달성했다.
국제표준 분야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ETRI 표준연구본부의 강신각 본부장을 만나 봤다.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본부장님과 표준연구본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표준연구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강신각입니다. 저는 1984년에 입사해서 벌써 38년째 ETRI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1989년, 표준연구본부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표준화 활동과 관련 연구 업무를 중점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표준연구본부에는 약 5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부분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준연구본부는 출연연 최초로 국제표준화 활동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해 ICT 분야 기술발전 동향과 산업적·사회적 표준화 요구사항을 반영한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국제 표준화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 미래 이머징 기술에 대한 표준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추진 중에 있습니다.

ETRI는 국제표준화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 성과인지 이야기 들어볼 수 있을까요?

ETRI는 ICT R&D 전문연구기관으로, ETRI의 동료연구원들이 힘써 개발한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 표준에 이를 반영시키는 것이 저희 표준연구본부의 주요 역할입니다. 그간 경영진을 비롯한 동료연구원들의 지원 아래, 국제표준화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보일 수 있었습니다. 표준화 활동의 성과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것입니다. 주요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며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TRI는 오랫동안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국제 표준을 제정해 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성과물은 표준특허입니다. 개발한 아이디어를 특허로 만들고, 그 특허 기술이 표준에 채택되면 표준이 쓰일 때 특허도 함께 쓰이기 때문에 향후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표준특허는 단순히 로열티 수입뿐만 아니라, 시장지배력 확대 등 그 산업적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ETRI에서는 오랫동안 이런 표준특허를 많이 발굴해 확보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성과물은 국제표준기구 의장단 수임입니다. 표준특허를 제정하는 국제표준기구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의장단 수가 국제표준화 부문의 경쟁력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의장석을 가지고 있는 경우, 표준화 활동을 논의할 때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 및 기관들이 의장석을 수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ETRI는 지난 3월 중순에 대한민국이 수임한 ITU-T 연구반 의장석 10석 중 6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ITU-T 의장국 2위 국가 지위 확보에 크게 기여했고, 향후 관련 국제표준화 활동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비대면 회의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나요?

2020년 2월에 마지막 국제표준화 회의 출장을 다녀왔었습니다. 바로 그때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모든 국제기구의 표준화 회의가 다 멈췄었거든요. 지난 2년간 상당히 많은 게 변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회의 도구 성능이 좋아지면서 국제 회의에서도 웬만한 발표와 토의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쟁점 이슈에 대해서는 공식 회의 석상이 아닌 비공식적인 논의와 협상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아쉬운 점도 있지만,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국제 표준 개발 작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 차례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에 참석해야 합니다. 당연히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죠. 그동안 미국, 캐나다 등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기술 선진국들은 산업체 중심의 표준기구 활동에 집중하면서 자원 부족 등의 한계로 인해 일부 표준기구에는 제한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제회의가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이제는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회의 참여가 가능해졌죠. 표준회의에서 견제가 필요한 기술 표준 개발 움직임이 있으면 온라인으로 참가해 즉시 대응이 가능하게 되면서 표준화 작업의 복잡도가 높아지게 됐어요. 대표적인 견제 사례로서 중국이 현재 인터넷 기술의 문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프로토콜 표준개발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하자 인터넷에 대한 주도권을 중국이 가져갈 것을 우려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연합해 중국 제안을 부결시켰어요. 이때 온라인으로 개최된 해당 표준회의에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비롯하여 22개 유럽 국가는 공동기고를 제출해 중국 제안을 결사반대했습니다. 그런데 반대 의견을 표명한 대부분의 국가가 그동안 거의 한 번도 해당 표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국가들로 비대면 회의가 아니었으면 일어나기 매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거죠. 이제는 누구나 상대의 기술을 견제하거나 반대하고 싶을 때의 대응이 매우 쉬워진 겁니다. 앞으로 이런 면에서의 대응을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달라진 표준 개발 환경과 분위기에 맞춰 표준화 활동 참여 전략도 좀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TRI 국제표준특허 주요 실적 분야 중
본부장님이 기대하고 계신 분야가 있다면?

ETRI는 그동안 미디어 및 이동통신 분야에서 많은 표준 특허를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로열티 등의 경제적 이득과 함께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포함한 이머징 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표준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와 같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술들은 앞으로 전 세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고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렇듯 미래를 선도할 이머징 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표준제정이나 표준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힘쓸 생각입니다.

향후 본부장님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제가 1989년 표준연구본부가 처음 만들어지면서부터 쭉 국내외 표준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나름 다양한 표준화 활동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경험들을 우리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후배들이 또한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표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한 국제 표준 마에스트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에스트로의 제일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멘토링을 통해 멘토로서 멘티들을 성장하게 하는 것이거든요. 또한 2022년은 ETRI 국제연구기관 선포 원년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도전해야 할 주요 미래 출현 기술을 발굴하고 국제화 능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양성하여 글로벌 R&D 및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ETRI 국제화에 미력하나마 일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