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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과 디지털 PCR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감염병 진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PCR 검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PCR은 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의 약자로
DNA 중합 효소를 이용해 아주 적은 양의 DNA라도 엄청난 양과 높은 정확도로 크게 늘릴 수 있다.
또한 장비가 단순하며 증폭에 걸리는 시간 역시 2시간 정도로 짧아,
현대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 기술로 이용되고 있다.

DNA를 다루기 위한 중요한 기술, PCR

PCR은 현재 생물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다. 또한 과학 수사나 친자 감별 등에 자주 이용되는 DNA 지문 분석 역시 PCR을 이용해서 이루어진다. 여러 유전병을 판별하기 위해서 인간 유전학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오래된 고생물이나 멸종 생물의 희소 DNA를 증폭하기 위해서도 이용된다. 분류학에서도 종 간의 DNA 비교를 위해 PCR을 널리 이용하고 있으며, 분자 생물학에서는 DNA나 RNA를 다루기 위해서 반드시 이용되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PCR은 증폭할 DNA와 다량의 Taq 중합효소, 다량의 뉴클레오티드, 그리고 다량의 프라이머(primer, 짧은 DNA)를 PCR 기계에 넣는다. 프라이머는 증폭할 DNA에서 복제를 시작하고 싶은 서열 바로 앞부분의 약 20뉴클레오티드(Nucleotide) 정도의 작은 DNA 조각을 말한다.

PCR은 변성(denaturation), 결합(annealing), 신장(elongation) 3단계로 이루어진다. 이 3단계는 DNA가 온도 변화에 따라 변성된다는 점을 이용하는데, 변성단계에서는 최고 약 94℃까지 온도를 올리게 된다. 1단계에서는 온도를 높여 DNA에 열을 가해 이중나선을 풀어주고, 2단계에서는 변성된 DNA의 각 가닥은 다시 결합하지 못하지만 프라이머가 결합할 수 있을 정도의 온도를 맞춰 프라이머와 변성된 각각의 DNA 조각이 결합하도록 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Taq 중합효소가 동작 가능한 온도를 만들어 DNA 합성을 실시한다.

이론적으로 이 3단계가 끝나면 DNA의 양은 2배로 늘어나고 10번만 반복해도 원래 양의 1,000배가 넘는 양의 DNA가 생성된다. 보통은 20~30번 정도 반복하는데, 가열과 냉각을 자율적으로 하는 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DNA를 증폭할 수 있다.

PCR의 3세대, 디지털 PCR

PCR은 디지털 PCR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3세대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일반 PCR을 1세대라고 한다면 2세대는 정량 또는 실시간(quantitative/real-time) PCR이며, 3세대는 디지털 PCR이다.

1세대 PCR은 아가로스 겔1)전기영동을 통해 유전자의 정성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량적 분석이 어려웠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2세대인데, 이로 인해 상대 정량분석을 기반으로 ct value를 통해 유전자 발현의 정량 및 정성분석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2세대의 경우, 절대 정량분석을 위한 표준곡선이 필수적이며 PCR의 효율에 따라 결괏값에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정량분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디지털 PCR이다.

디지털 PCR은 20μL의 PCR 반응을 2만 개의 미세방울로 쪼개어 증폭시킨 후, DNA를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미세방울에서 DNA의 증폭 여부에 따라 디지털 시그널처럼 받아들여 계산하고, DNA의 복제 수를 계산해 최종적으로 검체 μL당 복제 수로 결괏값을 확인할 수 있다.

1) 아가로스 겔 전기영동법(gel electrophoresis)에 사용되는 한천을 이용하여 제조하는 3차원 구조의 겔을 의미한다. 나선형의 아가로오스(agarose) 분자가 여러 번 꼬여있는 형태로 뭉쳐서 겔 형태로 굳어 있으며, 생체 분자가 통과할 수 있는 통로와 구멍이 있는 입체적 구조이다

디지털 PCR의 장점

디지털 PCR은 기존 real-time PCR에 비해 약 1,000배 높은 민감도를 보이며 복잡한 혼합물 상태에서 타겟 유전자 분석에 용이하다. 또 절대 정량 분석에서 표준곡선이 필요 없으며, PCR 효율에 의해 생기는 오차가 거의 없다.

이러한 특징으로 디지털 PCR은 적은 퍼센트의 고정밀 복제수 변이(Copy Number Variation)를 매우 정밀하게 검출하고 정량화할 수 있으며 암 연구 샘플에서 발병률이 낮은 타겟의 희귀 돌연변이 검출 및 정량이 가능하고,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양, 절대 병원균 개수의 절대 정량화에 유리하다.

또한 참조 및 표준 정량화 측면에서는 유전체 측정, 계측 및 실험실 간 비교를 위해 절대 참조 기준 생성이 가능해진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라이브러리 정량화에 이용될 때 참조 표준 물질 없이 NGS 라이브러리의 절대 정량화 및 서열 분석 결과의 검증에 이용된다.

참조 유전자 없이 절대 전사물 정량화를 위해 유전자 발현 변화를 검출할 수 있고, 오염된 식품 및 물 공급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야기하는 저수준 병원균을 검출할 수 있다. 그리고 식물 돌연변이 및 유전자 변형 유기체의 민감한 검출과 절대 정량화 보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