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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9 Dec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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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OLED 저온 포토레지스트

기술로 보게 될 세상

디스플레이는 인간의 보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 생생하고 선명한 화면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TV, 스마트폰, 태블릿이 보급된 디지털 세상에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 OLEDFlat panel display

전자 디스플레이 중 가장 오래된 음극선관은 1897년 독일 물리학자 브라운(Karl Ferdinand Braun)이 발명해 흔히 브라운관으로도 불린다. 음극선관은 해상도, 색 표시 능력, 빠른 응답속도와 낮은 가격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피가 크다는 단점 때문에 2000년대에 들어 평판디스플레이(FPD, Flat Panel Display)에게 밀려나게 됐다.

평판 디스플레이의 등장으로 ‘벽걸이 TV’로 불리는 얇고 가벼운 디자인의 디스플레이 생산이 가능해졌고, 동시에 음극선관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 디스플레이 연구개발도 빠르게 진행됐다.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OLED이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약칭으로, 전류를 가하면 자체발광하는 물질을 이용한 첨단 디스플레이이다. 특히 LCD와 달리 백라이트, 액정, 컬러필터 등 복잡한 구조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전력이 적으며 가볍고 얇은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자연색에 가까운 풍부한 색재현력과 빠른 응답속도 때문에 태블릿, VR 등 다양한 IT기기의 디스플레이로 채택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포토레지스트
Export regulation

일본은 2019년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총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포토레지스트(Photoreist)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소재로, 빛에 반응해 특성이 변하는 화학물질이다. 디스플레이에서는 TFT(박막트랜지스터)에 미세한 회로를 형성하는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공정에 사용된다.

일본 정부의 수출 절차 강화 이후 국내에서는 해당 품목의 의존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1000억 원의 특별회계가 편성되는 등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산업의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 사업이 추진됐다.

ETRI 역시 수출 규제가 시작된 뒤, ‘ICT 소재·부품·장비·자립 및 도전기술 개발’ 과제와 ‘저온 경화 및 고해상도 컬러 포토레지스트 소재 개발’ 과제 등을 수행하며 기술 자립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ETRI는 100℃ 이하 공정온도에서 픽셀 크기가 3㎛(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만들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국내 최초로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ETRI의 디스플레이용
저온 포토레지스트Temperature

지금까지는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공정할 때 높은 온도에서 진행했다. 기존에 많이 쓰였던 LCD 디스플레이는 구조상 유리막이 있어 고온에서 공정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른 OLED는 높은 온도에서 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낮은 온도에서도 공정이 가능한 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ETRI는 과제 참여기관인 SKC하이테크앤마케팅과 동진쎄미켐에서 포토레지스트의 핵심 원료인 안료(물질에 색을 발현시키는 색소)를 국산화하고, 이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낮은 온도에서도 색이 일정하게 도포될 수 있는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만들었다. 국내 경쟁 기업은 물론, 일본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혁신적인 성과다.

나아가 ETRI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한 0.7인치 크기의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개발한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적용해 검증을 완료했다. 이 소재는 국내 기업에 독점 공급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해당 기업이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본 소재가 적용되면서 세계 최초 상용화 사례가 되었다. 실질적인 소재 국산화 및 자립화를 해낸 것이다.

ETRI는 지난해 ETRI의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이 국가연구실(N-Lab1))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 산업기술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디스플레이 기술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1인치당 픽셀이 3,000개가 들어갈 정도로 높은 해상도를 지닌 패널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ETRI의 기술로 가까워진 소재 자립, 그 변화가 가지고 올 앞으로의 세상을 기대해본다.

1) N-Lab National Laboratory.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방안으로 세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혁신대책’에 따라 자립역량 강화를 위해 세운 3N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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