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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9 Jul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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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6G, 초연결 시대를 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사진,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30년 전만 해도 문자 메시지를 겨우 보낼 수 있던 무선통신이 어떻게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을까?
또 더 혁신적으로 발전할 무선통신 기술은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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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기술의 역사
Mobile communication

이동통신은 대략 10년을 주기로 세대가 바뀐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어보면, 최초로 1G 휴대폰이 등장한 것은 1988년 차량용 ‘카폰’ 형태였다. 들고 다니는 첫 번째 무선통신기기로 일명 ‘벽돌폰’이라고도 불렀다. 물론 당시의 카폰은 아날로그 단말기였고 차량 주변에서만 통화가 가능했다. 이후 가입자가 많아지자 이동통신에 사용되는 주파수가 부족해 통화가 중간에 끊어지는 등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이동통신(2G)의 도입이 추진되었다.

1993년 디지털 이동통신, 즉 2G가 서비스되기 시작하면서는 간단한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1996년에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CDMA(Code-Division Multiple Access) 방식을 상용화하면서 문자는 기본이고 간단한 게임이나 인터넷도 가능해졌다. 2002년에 보급되기 시작한 3G 휴대폰은 영상통화도 가능해졌고 전자상거래, 쇼핑까지도 휴대전화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어 2011년에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4G, 즉 4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되었다.

그리고 2019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이동통신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는 최대 전송속도가 20Gbps로 4G보다 20배 빠르며, 전송 지연 시간도 1,000분의 1초(1ms)로 기존 4G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이른바 고신뢰, 초저지연 통신인 것이다. 이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끊김이 없고, 연결성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 기기 연결 수도 4G가 ㎢당 10만 개였던 것에 비해 5G는 ㎢당 100만 개로 늘어났다. 우리 생활 속 모든 사물이 무선 통신으로 연결될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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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른 통신이 의미하는 것
Transmission Rate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의 4G로도 고용량 콘텐츠인 동영상을 끊김없이 시청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4G보다 20배나 빠른 5G, 그 5G보다 최대 50배나 빠른 6G 이동통신 기술의 개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지금 이동통신, 무선통신이라고 말하면 주로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통신서비스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방대한 영역에서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큰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다. 어떤 조건에서도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5단계 자율주행의 경우, 각각의 차량이 서로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도로를 주행하게 된다. 하루에 차량 수백만 대가 운행하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5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현실처럼 펼쳐진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메타버스 등 무선통신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빠른 속도’를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5G를 넘어 6G 통신기술을 두고 미국이나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해인 2020년 ‘6G 시대 선도를 위한 미래 이동통신 연구개발 추진전략’을 발표했으며, 5년간 2,14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SKT, KT, LG 등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KAIST 등 37개 공동연구기관이 ‘6G 핵심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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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6G!
Terahertz

ETRI는 그간 TDX부터 5G 기술 개발까지 우리나라의 정보화 혁명을 이끌며 ICT 발전사와 맥을 같이해왔다. 2019년에는 핀란드-오울루 대학과 함께 6G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0년에는 6G 주요 기술 분야, 핵심 성능 지표, 사용 시나리오 등을 개발해 ‘6G 인사이트’ 간행물을 발간하기도 했다.

특히, ETRI는 이번 6G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세계 최초 6G 상용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연구진은 6G 연구사업을 초성능·초대역·초공간·초정밀·초지능의 5대 중점분야로 나눴다. 각 분야별로 다음과 같이 8대 전략 과제를 만들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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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초성능·초대역 분야에서는 6G 통신기술의 후보 대역인 테라헤르츠(THz)1)에서 테라바이트(Tbps, Gbps의 1,000배 속도)급 전송속도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무선통신, 광통신, RF(Radio Frequency, 무선주파수) 부품, 안전성 평가 기술을 개발하면서 이전보다 빠른 전송속도로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초공간 분야는 이동통신 기술과 위성통신 기술을 융합·활용하여 해상·오지·재난 상황 등 기존 기술로는 통신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기가바이트(Gbps)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3차원 공간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현재 지상 중심(고도 120m 이하) 이동통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비행기, 드론 등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초지능·초정밀 전달 분야는 통신을 방해하는 간섭이 많은 환경에서도 원활한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지능형 무선 액세스 기술’, 사용자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6G 코어 네트워크 기술’,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데이터 지연을 줄이는 ‘종단간 고정밀 네트워크 기술’을 다루며 네트워크 인프라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1) Terahertz(THz)
0.3~3 THz(1 THz = 1012 Hz) 주파수 대역, 통신기지의 효율을 높이고 한층 집속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6G 이동통신의 열쇠'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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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의 의미를 넘어 일상을 바꿀 기술이 되다
hyper-connectivity

전 세계적으로도 6G 통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6G 인터넷 기술의 조기 실현을 통해 6G 선도국을 표방하고 있으며, 중국도 공식으로 6G 전담 기구를 설치해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또한 핀란드 오울루 대학이 주도하는 6G 플래그십을 통해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라는 사업을 통해 저궤도 위성으로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묶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동통신 인프라는 디지털 뉴딜의 한 축인 ‘데이터 고속도로’의 핵심이며 국민 편의는 물론 사회와 산업 발전의 기반 기술이다. 2009년 4세대 이동통신, 2019년 5세대 이동통신 등 각 세대의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장주도권을 가진 기업들의 지형이 급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동통신 세계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 개발과 표준 선점이 필수다. 단순히 이동통신을 넘어 일상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칠 6G 통신기술. 그 미래를 책임질 ETRI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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