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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50 April 2020   

People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개발의 길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 안성덕 책임연구원

  • ETRI의
    유연 전자소자란?

  • 연구원으로서의 삶, 연구자로서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연구결과를 내는 것.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자들이 꿈꾸는 최종 목표 아닐까?

    정부출연연구원에게는 공공의 역할과 사회적 책무라는 막중한 임무도 있다. 이에 연구자들은 “연구와 더불어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사회에 돌려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구자로서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안성덕 책임연구원을 만나보았다.

    유연 전자소자는 유연한 기판에 디스플레이, 센서, 배터리와 같은 여러 가지 소자가 복합된 하나의 제품입니다. 가장 최근 시제품으로 나온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삼성 갤럭시 플립입니다. ETRI에서는 주로 센서, 디스플레이 분야 유연소자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센서 물질로 나노 소재를 이용하고, 이를 양자점(Quantumdot) 발광 소자의 적층 구조에 응용해 감도를 높이면서 압력분포를 바로 볼수 있는 압력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습니다. 즉, 압력에 의해 접촉된 부분만 발광하여 표시되는 형태입니다.

    연구진은 전도성 고분자 나노 와이어와 나노 셀룰로스를 섞은 복합소재를 센서 물질로 사용했습니다. 나노 와이어끼리 접촉이 많아지면 전도도가 높아진다는 특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접촉량을 늘릴 수 있도록 머리카락 두께의 1/100 굵기인 1㎛ 두께의 초박형 투명 고감도 센서로 복합소재로 만들었습니다. 즉, 1㎛ 센서 층에는 약 100개 층을 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센서 물질을 적용한 양자점 소자도 만들었습니다. 전기를 가하면 발광하는 퀀텀닷 구성층 맨 위에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물질을 올려 압력이 가해질 때만 전류가 흘러 빛이 나도록 만든 것입니다. 본 센서는 사람의 맥박 표시가 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고, 압력의 범위도 손바닥 전체를 누르면 표시할 정도로 넓습니다. 현재 ETRI는 대면적으로 유연한 패널 어레이(Panel array)를 만들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센서가 결합된 융복합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유연 전자소자를 일괄 공정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연 전자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위 공정이 필요합니다. 단위 공정도 여러 가지 서브(Sub)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A 단위 공정, B 단위 공정, C 단위 공정이 모여 일괄 공정이 됩니다. 가령 기판을 만드는 공정이 있고, 그 기판 위에 디스플레이를 동작할 수 있도록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백플레인 공정도 있고, 그 위에 올라가는 패널 공정까지 필요합니다. ETRI는 그런 공정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가지고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도 있고, 디스플레이와 센서를 융합할 수도 있습니다.

  • 나노 와이어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를 가지는 와이어 구조체.
    PSS:PEDOT 나노와이어

  • 01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 안성덕 책임연구원

  • 향후 적용
    가능한 분야는?

  • 개발된 압력 디스플레이는 매우 미세한 압력 변화에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압력의 강도와 위치뿐만 아니라 압력을 가한 물체의 3차원 표면 정보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생체인증, 웨어러블 기기, 의료용 보조기 등 여러 분야에 널리 활용될 전망입니다.

    유연 전자소자는 갤럭시 플립과 같이 핸드폰이나 전자 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미 기업에서 많이 상용 중이고, 또 잘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원천연구를 다루는 우리 기관에서 연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기업이 향후 개발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공으로 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을 하는 것이 출연연의 역할입니다.

    향후 우리가 생각한 유연 소자는 옷에 부착할 수도 있고, 멀리 봤을 때는 피부에도 부착할 수 있습니다. 가령 지금은 우리가 상처 난 부위에 데일밴드를 부착합니다. 그러나 향후 광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자 데일밴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감각을 증강시켜주는 기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들지 못하는 분들이 물건을 들 수 있도록 한다든지, 소프트 로봇틱스에 활용해 로봇이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셀룰로스

    (Storage)

    친환경 나노소재로 나무 및 해조류에서
    원료를 얻음

  •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압력센서를 설명하는 영상

  • 기술을
    개선해야될 부분은?

  • 현재 ETRI의 기술은 더 높은 신뢰성을 요구합니다. 물론 학교에서 개발하는 센서보다는 신뢰성이 높지만, 아직 기업에 비해서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본 신뢰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는 15~20년 정도 된 장비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번 실험했을 때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에 대한 부분이 해소된다면 더 높은 신뢰성을 기반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체계적인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유연한 소자 개발뿐만 아니라 향후 신축성 있는 소자 개발 쪽으로 연구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으로 봤을 때 기술개발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신축 전자소자는 전자 피부의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피부는 움직일 때마다 수축과 이완이 일어납니다. 손등의 경우 최대 30% 정도, 팔꿈치의 경우 거의 100% 신축이 일어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피부에 부착되는 전자 피부 개발하는 경우, 신뢰성 있는 신축 기술이 요구됩니다. 현재도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좀 더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기업에서 유연 전자소자 형태의 제품을 상용화하고 있으나, 향후 몇 년 후에는 신축에 대한 필요성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실제 상용화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양자점

    (Quantumdot)

    양자점(量子點). 크기가 수 나노미터(nm) 크기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

  • 02

    향후 실감소자연구본부의 방향을
    설명중인 안성덕 책임연구원

    03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얇고 투명한
    초감도 압력센서시트

  • 향후
    실감소자연구본부의
    유연전자소자
    연구 방향은?

  • 먼저 세 가지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적 측면으로 신뢰성 있는 유연 신축 전자소자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서비스 측면으로, 유연 전자소자 인프라를 고도화하여 기업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시제품을 제작해주고자 합니다. 이에 최근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을 도와드린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런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사실 삼성, LG 대기업 외에는 유일하게 ETRI 밖에 없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연구적인 측면으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 최고의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을 통해 국가와 국민이 요구하고 원하는 목적에 맞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Editor epilogue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을 묻자 안성덕 책임연구원은 “처음 연구소에 입사했을 때는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구만을 해서는 연구자로서 올곧게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우리나라 연구소가 처한 실정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가 요구된다. 이에 안성덕 책임연구원은 “압력 디스플레이처럼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하는 것과 생체 신호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전했다. 국민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연구 개발을 통해 만족도도 제공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연구자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