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콘텐츠 바로가기

ETRI Webzine

VOL.149 March 2020   

Focus On ICT

AI 드론, SW플랫폼과 5G를 만나다

생활 속 ICT 이야기

  • 자율주행차,
    로봇에도
    적용 가능한
    AI 드론

  •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드론에 적용 가능한 운영체제 핵심기반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자율비행 드론 분야와 사람이 탑승하는 드론 등 차세대 드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리딩하는데 큰 전기가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전 세계적 화두다. 얼마 전 방문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국가 발전 및 미래 산업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최근 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 19의 대응에도 AI가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AI는 전 세계인의 목숨까지도 쥐고 있는 키가 되고 있다.

    AI는 개인 실생활 속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율주행 기술이다. 현재 AI의 적용으로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시키는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이 아닌 자동차가 주체가 되는 ‘레벨 5’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다면 탑승용 드론(PAV: Personal Aerial Vehicle)에도 상정이 가능하다. 운송 수단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유인 드론이 본격 출시된다면 이 또한 AI에 기반한 자율비행 기술이 확대 적용될 것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연구원은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걸고 언어지능, 시각지능, 복합지능, 빅데이터, AI 컴퓨팅 HW/SW 등 핵심 원천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제조업, 농업, 의료, 교통, 에너지, 공공 분야 등에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응용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필자의 부서도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한 기반 기술 개발을 수행해왔다.

    드론이 단순한 영상 촬영 용도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드론을 날리기 위한 비행 제어 능력뿐만 아니라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제어 능력이 고도화, 지능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AI를 드론에 적용한다면, 지상의 운용 요원 없이도 스스로 임무 지역을 비행하고, 수집된 영상 혹은 센서 데이터를 AI 도움을 받아 실시간으로 분석함으로써 위험에 노출된 임무를 사람 대신 AI 드론이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을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분야에 AI 드론을 적용하면 송전탑의 철골 구조물, 송전선 및 주변 장애물 등을 피해 스스로 자율비행하면서 검사 부위를 영상 촬영해 시각지능 기반으로 분석, 이상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 연방항공청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

    규정과 교육으로 항공교통안전을 증진시키는
    책임을 갖는 미연방정부의 교통부내 기구

  • 01

    미국 연방 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심사관(DER Designated Engineering Representative,
    FAA가 심사 및 인증의 전권을 위임한 인증/심사권자)으로부터
    안전성 시험 과정을 거쳐, 국내 기관 중 최초로
    ‘DO-178C Level-A’를 인증받는 데 성공한 ‘어스(EARTH)’

  • 안전한 비행을
    보장하는
    통합 SW 플랫폼

  • 그러나 AI 드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AI 기능 수행에 요구되는 많은 계산량과 그에 따른 높은 전력 소모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비행 제어와 임무 제어를 하나의 하드웨어 상에서 가상화 기술을 활용해 수행함으로써 무게와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핵심기반 SW를 개발했다. 바로 어스(EARTH)라 명명했다. 하나의 장치에서 여러 운영체제(OS)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상화 기술이다. 본 기술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최고 등급 안전성 평가 및 인증도 취득하고 AI 드론을 통해 자율 비행 시험도 마친 상태다. ‘어스’는 미국 연방 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심사관(Designated Engineering Representative)으로부터 안전성 시험 과정을 거쳐, 국내 기관 중 최초로‘DO-178C Level-A’를 인증받는 데 성공했다.

    ETRI가 개발한 ‘어스’는 64비트 멀티 코어를 지원한다. 또한, 기존 임무 SW가 비행제어 SW로 명령을 전달하는 지연시간이 1ms(밀리미터초)인데 반해 ‘어스’는 33.8㎲(마이크로초)다. AI와 같은 고성능 응용을 구동하는 경우에도 가상화로 인한 오버헤드가 3% 미만이다.

    아울러, 연구진의 기술이 획득한 레벨A 등급은 세계 최고 수준의 비행 SW 안전성 기준으로 유인 항공기를 비행하거나 엔진을 제어하는 것처럼 작은 오류라도 발생하면 자칫 재난 수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로 받아야 하는 인증이다. 유인기 적용 대상 중 최상위 단계다.

    이러한 AI 드론은 농업에서 농작물의 생육관리, 건설 토목 분야에서 건설공정 모니터링, 국가 법정 구조물에 대한 주기적 안전성 점검, 실종자 수색 및 순찰, 수자원 모니터링,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경비 및 보안 임무,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시설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사람을 탑승시켜 이동을 돕는 유인 드론, 지능형 드론 등에도 활용이 예상된다.

  • 어스

    (EARTH)

    ETRI Advanced Real-Time Hypervisor.
    한 HW에 여러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가상화 SW

  • 드론 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길

  • 아울러 그동안 소형 드론의 경우 이륙 하중과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임무 제어가 가능한 AI의 범위와 수준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도 현재 구축 중인 5G 통신망의 초저지연, 초광대역 특성을 이용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드론은 자율비행과 최소한의 상황 인지에 필요한 AI 기능을 수행하면 된다. 많은 계산량이 요구되는 고품질의 영상, 센서 데이터에 대한 AI 분석은 5G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서버에 전송하여 처리하고 그 결과를 드론을 전송해 활용하면 될 것이다.

    드론이 가지는 접근성, 신속성,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이라는 장점은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 및 확대가 분명해 보인다. 특히 AI와 결합한 드론 및 관련 솔루션은 개인 소비자 시장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나라 드론 산업 생태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다. 현재 개인 소비자 용도의 드론의 경우, 중국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어 국내 드론 업체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다행히 국가적으로 AI 관련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5G 통신망은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세계 최초로 구축 및 운용되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한 SW플랫폼 노하우가 있다. ETRI는 그동안 듀얼 OS‘큐플러스 하이퍼’ 항공 운영체제 ‘큐플러스 에어’ 초소형 운영체제 ‘나노 큐플러스’ 등 자동차, 비행기, 사물인터넷 등에 활용되는 임베디드 SW/HW 관련 연구를 수행해오며 쌓아온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본 안전성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오버헤드

    (Overhead)

    처리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간접적인
    시간과 메모리

  • 글 / ETRI 고성능디바이스SW연구실 책임연구원 임 채 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