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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6 February 2020   

Focus On ICT

손쉽게 암을 찾고 치료하는 시대 연다

생활 속 ICT 이야기

  • 인체에 무해한
    암 진단
    영상장비

  • 지난 2019년 11월, 국내 연구진이 방사성 물질 없이도 암을 찾아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산화철(Fe3O4) 나노 자성입자의 위치를 통해 암을 포함한 특정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의료 영상장비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의료영상기기(MPI) 보다 저렴하고, 인체에 무해한 암 치료 영상장비의 길이 열렸다.

    X-ray는 골격을 촬영해 진단하고, MRI는 인체구성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측정해 질병을 진단하는 해부학적 영상장비다. 암 진단 장비인 펫 시티(PET-CT)는 암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를 찾는 데 유용하다. PET는 암과 같은 특정 질병을 찾는데 최적화된 장비로 방사능 물질인 추적자(tracer)를 마시거나 주사한 뒤 방사능 물질의 위치를 찾아 암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장비다. 그러나 단순 검진이나 목적으로 PET를 사용하는 것은 방사능 피폭 문제가 있어 논란이 되어 왔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은 방사선 노출 없이 암 발병 위치를 찾는 의료 영상장비를 개발했다. 조영제로 쓰이는 방사성 물질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철 성분을 사용한 것이다. 철은 12시간 내 소변으로 바로 배출된다. 즉, 산화철 나노 자성 입자를 조영제 대신 주입해 체내에서 암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방법이다. 장비의 이름은 ‘나노 자성입자 기반 영상시스템(MPI)’이다. 산화철 입자는 인체에 무해 할 뿐만 아니라 연속적 사용이 가능해 만성 질환의 추적과 진단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질병을 찾을 수 있는 항원-항체를 산화철 입자에 코팅해 생체에 주입하면 질병이 발생된 부위에 부착된다. 이후 입자에서 나오는 신호를 확보해 3차원 공간정보와 결합하여 정확한 위치를 영상화해 판별하는 기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X-ray, MRI 등 해부학적 정보와 함께 정확한 발병 부위를 확인할 수 있고, 부착되는 항원-항체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탐색할 수 있다.

  • 산화철

    철과 산소의 화합물로, 산화철 FeO,
    4산화3철, 3산화2철의 세 종류가 있다.

  • 01

    ETRI 홍효봉 책임연구원이 장비에
    들어갈 코일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세계에서 세 번째로
    MPI장비개발 성공

  • 지금까지 사람의 몸에서 암과 같은 종양 등 질병 발생 여부를 알기 위해선 여러 방사선 장비들이 사용되어져 왔다. X-ray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양전자단층촬영(PET) 장치 등이 활용되어왔다.

    종양을 가장 정확하게 찾아내는 장비는 PET-CT다. 연구진은 그동안 펫 시티의 단점을 극복하려 새로운 장비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 위험한 방사성 물질을 대신해 산화철 입자를 찾았다. 이를 암 주위에 주입하게 되면 표면에 코팅한 항원과 항체가 스스로 질병 발생 부위에 달라붙는다. 이때 나오는 생리학적 신호를 분석하는 원리다. 기존 방사선 기반의 장비와 달리 미세한 철 입자와 3차원 전자기장을 이용해 발병의 위치를 명확하게 찾는 것이다.

    현재 자성을 지닌 나노 입자를 활용한 MPI 방식은 세계적 의료 영상장비 업체와 연구기관들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체 대상 영상 확보에 성공한 기관은 두 곳뿐이다. 이렇듯 산화철을 이용해 의료 영상장비 개발은 세계에서 세 번째다. 전류 소모량 또한 대폭 줄여 해외 제품에 비해 1백분의 1에 불과해 냉각장치도 필요 없다. 그동안 대부분 영상촬영장치가 냉각장치 때문에 엄청 컸다. 하지만 이젠 MPI 장비를 사용하면 부피 또한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기존 장비의 경우 가격도 매우 높았는데 연구진은 기존 장비에 비해 20분의 1 정도로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X-ray

    X선을 인체에 투과시켜 촬영하는 검사

  • 안전한
    인류의 삶

    지향하는 ICT

  • 연구진은 자기장 신호를 만들어 확보하는 기술과 혼합전자기장 분석 기술(FMMD)에 대한 핵심 특허를 확보해 3차원 공간 안에서 특정 위치의 자성을 판별하고 영상화 할 수 있었따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실험용 쥐에게 산화철 나노 입자를 주입한 뒤 이번 개발한 MPI 측정장비로 촬영했다. 그리고 X선 촬영 이미지와 결합해, 나노 입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상용화를 위해 임상실험이나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많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일상 속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연구진은 암세포 등이 열에 취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온열치료에도 본 기술을 적용해 볼 계획이다. 나노 입자를 통해 특정 주파수를 주게 되면 세포도 갑자기 뜨거워지는데 이를 응용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ETRI 지능로봇연구실 홍효봉 박사는 “이 기술은 어떤 항원-항체를 활용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고 효과적인 진단 방법이 될 수 있다.”라며, “궁극적으로 자기장을 활용해 검진과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한 장비를 연구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본 기술과 MRI를 함께 활용해 암과 같은 일정한 모양이 나오면, 암을 꼭 집어 찾는 기술도 국제공동 연구로 함께 진행 중이다. 이처럼 연구진의 노력이 눈부신 결실을 맺어 ICT를 통해 온 인류가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시대가 도래하길 소원한다.

  • MRI

    (자기공명 영상장치)

    개정된 물리1에서 다루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강한 자기장을 형성하여
    인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영상장치

  • 02

    자기장으로 나노산화철에서 나오는 신호를
    파악해 3차원으로 발병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CG자료

    03

    쥐에게 나노 산화철입자를 투여해 MPI 장비로
    질병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CG 자료

  • 이처럼 5G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5G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과연 원격진료나 홀로그램, 무인자율주행차가 통신의 힘으로 거듭나 우리 생활에 파고 들 여지에 의문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태어난 2007년을 생각해 보자. 불과 12년 전이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한시도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기 힘들 정도로 의존성이 커졌다. 스마트폰이 음악과 전화, 인터넷을 하나로 묶었듯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으로 정의되는 5G 세상은 우리 곁에 분명 가까이 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들은 우리를 부지불식간에 익숙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그 서비스가 위에 열거한 무엇이 되든 간에 말이다.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