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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6 February 2020   

special

3D 프린팅 기술이 구현하는
현재와 미래

  • 획일화된
    것에서
    맞춤형으로

  • 1996년 개봉된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주인공이 필요한 캐릭터의 얼굴을 완벽하게 복사한 가면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가 처음 나온 당시에는 “저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었다. 시간이 흘러 개봉한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시리즈에서도 비슷하게 가면을 제작하여 인쇄하는 장면이 묘사됐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가면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개연성을 더했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해당 장면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3D 프린팅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이 가진 지각, 학습, 추론, 자연어 처리 등의 능력을 컴퓨터가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규칙기반 처리, 기계학습(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시각인식 등과 같은 다양한 지능화 기술들을 통칭한다.

    최근 딥러닝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촉진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기술을 단순한 신기술이 아닌 대변혁의 핵심 동력이자 큰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인식하고 기술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국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핵심 기술의 빠른 진화를 거듭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 금융, 교육, 농업, 항공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범용 기술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의 배경에는 유무선 통신 기술,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과 같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GPU, NPU 등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 머신러닝과 딥러닝 오픈소스와 오픈데이터 등과 같은 개방형 기술 협력 체계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미래 제조업은 혁명적 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생산성의 극대화다. 로봇, 3D 프린터와 같은 혁신형 장비와 IoT, 빅데이터, AI 같은 ICT가 제조업과 융합으로 생산과 정의 자동화 수준을 ‘진화’ 수준으로 발전시키면서 생산성은 극대화될 것이다

    두 번째는 생산 방식의 변화다. 현재 제조 트렌드는 기존 대량생산(Mass Production)에서 개인 맞춤형 생산(Mass Customization)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는 생산성보다 중요한 요소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필요한 기능을 갖춘 개인에 딱 맞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획일화된 제품 생산을 과거 대량생산체계에서와 같은 비용과 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제조업 혁명의 핵심이다.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은 ‘환경에, 필요에, 취향에’ 맞춰 원하는 제품을 큰 부담 없이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게 바로 ‘스마트 팩토리’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3D 프린팅이다.

  • 3D 프린팅

    (three dimensional printing)

    프린터로 평면으로 된 문자나 그림을
    인쇄하는 것이 아니라 입체도형을
    찍어내는 기술

  • 01

    미래 제조업과 의료 분야의 혁명적 변화를
    예견하는 3D 프린터

  • 비행기 부품부터
    의료 분야까지
    번지는 3D 프린팅

  • 사실 3D 프린팅 기술은 제4차 산업혁명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올해 117억 달러(약 13조 280억 원)를 넘어선 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때 3D 프린팅은 설계 도면만 입력하면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데에서 시작했다. 초기 결과물의 표면은 울퉁불퉁해서 정밀도가 떨어졌고, 결과물의 질도 썩 좋지 않았다. 찍어내는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3D 프린터의 가격도 비쌌다. 그러나 기술은 꾸준히 진화해 왔고, 이제 3D 프린팅은 더 이상 ‘전시용 샘플 제작 과정’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3D 프린팅 기술을 주로 활용하는 분야는 항공우주, 자동차, 첨단 전자 산업 등이 있다. 몇 가지를 예로 2014년 국제생산기술박람회에서는 미국 로컬모터스(Local Motors)가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소형 전기차 ‘스트라티(Strati)’를 선보였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차체 제조에 소요된 시간은 단 이틀이었다. 디자인 작업을 거쳐 차량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다 합쳐도 일주일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이후 로컬 모터스는 2016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버스 ‘올리(Olli)’를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상용화를 위해 좀 더 풀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보았을 때, 3D 프린팅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비행기 등 운송 수단 제조 시 필수 기술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 오픈소스

    (open source)

    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 02

    3D 스캐너로 구강구조를 촬영하고, 그에 맞는
    임플란트 설계와 치아를 보정하는 치과

  • 아울러 3D 프린터의 정밀도는 의료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치과에서는 3D 스캐너로 구강 구조를 촬영하고, 그에 맞는 임플란트 설계와 치아 보정에 활용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등을 찍어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뼈 조직이나 혈관 등 인체 기관을 찍어내는 기술 역시 연구 및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2017년 4월, 스웨덴에서는 3D 바이오 프린터로 줄기세포를 찍어 완전한 연골조직을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3D 프린터로 뼈 조직을 찍어낸 뒤 이를 동물에 이식해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실험이 이뤄진 바 있다. 인공관절이나 의수 등을 3D 프린팅이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 역시 이제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더 먼 미래를 봤을 때 이식용 장기를 찍어내는 것까지 3D 프린팅의 영역으로 연구되고 있다.

  • AI를
    의료 프린팅에 적용,
    국제표준화 선도

  • 그렇다면, 의료 3D 프린팅과 스캐닝 관련 부분에 대한 국제·국내 표준화 동향은 어떨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 의료기구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국제 표준 개발에 나섰다.

    ETRI는 지난해 12월, 『의료 영상 기반 의료 3D 프린팅 모델링』에 대해 신규 제안한 국제표준화 2건이 최종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채택된 항목은 CT 영상과 안와 영상을 기반으로 의료용 3D 프린터 보형물 제작에 필요한 요구사항과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인체조직별 분할 절차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지금까지 환자 상태에 맞는 의료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작업을 통해 프린팅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영상 조직 부위를 명확히 구분해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작 시간도 오래 걸려 긴박한 상황에서는 제약이 많았고, 표준안이 없어 타 의료진이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이 3D 프린팅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딥러닝으로 자동화하는 방안에 관한 표준 개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의료영상으로부터 특정 인체조직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분할(Segmentation) 과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술도 포함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융합 의료 3D 프린팅 국제 표준 개발을 선도하는 사례가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관련 의료 장비 산업 활성화에도 큰 힘을 실어주길 기대해본다.

  • 안와

    (orbit, 眼窩)

    머리뼈 속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

  • 03

    ETRI 연구진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의료 시뮬레이션을 위한 머리뼈 모형을
    들고 기술을 설명하는 모습

    04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별 맞춤형
    이식용 기기를 제작해부착한 예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