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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9
October 2019

ICT Trend — 모션 기반 스마트웨어 기술

옷만 입으면
자세 교정이 되는
스마트웨어

모션 기반 스마트웨어 기술

언젠가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소재한 모 대학교의 패션모델학과 학생 100여 명이 연구원에 방문한 일이 있다. 처음에는 전시관 관람을 위한 방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델학과 학생들의 워킹 수업 때문에 연구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워킹 수업을 하러 왜 연구원에 왔을까? 그 이유는 바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모션 학습 시스템’을 워킹에 접목하여 체험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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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을 알아보고 오류를 진단하는 ETRI의 머신러닝 기술

잘못된 자세를 교정해주는 스마트웨어

사람의 움직이는 동작을 연구진이 데이터베이스(DB)화하여 실시간으로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웨어(smart wear) 기술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질까?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웨어를 입게 되면 허리가 휘고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과 같은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 SF 영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 기술이 이제는 모델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가 된 셈이다.

연구진은 모델의 몸 주요 관절에 17개의 센서를 달았다. 진동이 오도록 하는 액추에이터(actuator)도 10개를 부착했다. 교수님의 워킹과 학생의 움직임을 3D로 비교 분석해 올바르지 않게 동작하면 진동이 바로 발생한다. 신호를 알려주어 워킹 교정이 즉각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17개의 신체 관절에 부착된 센서 덕분에 관절의 각도나 3차원 위치 좌표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개발한 스마트웨어를 입거나, 간단하게 만든 밴드를 붙이면 자세 교정이나 재활치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발레나 체조, 골프, 태권도처럼 배우기 어렵고 정밀한 동작이나 자세의 분석이 요구되는 운동을 효과적으로 따라 하며 배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골프를 배울 때 코치로부터 훈련 교육을 받은 뒤, 본인의 스윙 동작을 LPGA 정상급 선수인 박성현 프로와 비교해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때 머리의 움직임이나 팔꿈치의 각도, 허리의 움직임, 발의 위치 등 자세한 정보들이 화면에 표시된다. 프로 선수의 모션과 자신의 움직임을 비교해 정확히 차이점을 계산해 잘못된 움직임을 고쳐주는 것이다. 즉 박성현 선수의 동작과 내 동작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화면으로 겹쳐 보여주면서 잘못된 스윙을 올바로 고쳐준다. 특히 운동할 때 잘못된 동작을 하면 소리를 내며 진동을 준다. 따라서 해당 부분의 학습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특정 부분 동작이 잘못 될 경우 집중해서 그 부분에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 심화 훈련이 가능하다. 특히 오랜 학습 시간이 요구되는 스포츠나 취미를 배우고자 할 때 스마트웨어 기술을 통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술을 배움에 따라 훨씬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해져 시간 및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스마트웨어 기술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대전에 사는 선생님이 인터넷을 통해 서울에 있는 제자에게 화면을 보며 함께 교정 훈련을 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의 모션 콘텐츠 기반 스마트웨어 기술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다

현재 연구진이 개발한 모션 학습 시스템은 상의와 하의로 구분해 초기 버전으로 만들어두었다. 상의의 경우 센서와 진동을 발생시키는 액추에이터가 부착된 옷을 입는다. 하의는 밴드형 탈부착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현재는 모션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허벅지, 종아리, 발목 부분에 밴드를 붙여 활용하게 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기술은 골프 등 스포츠를 배우는 것은 물론 자세 훈련, 재활치료, 콘텐츠 사업 등에 널리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TRI의 연구성과 발표 때에는 척추 질환 예방용 수트, 골프 모션 학습용 수트, 대화형 실시간 골프 학습용 콘텐츠 등을 선보였다. 모션 학습 시스템 연구를 통해 개발된 수트는 자수가 가능한 전도성사(傳導性紗)를 활용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옷감에 수를 놓듯이 전기가 통하는 실을 연결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수트를 제작한 후 100회 구부려 보고 5회 세탁을 했음에도 회로 연결 시험을 수행한 결과 90% 이상 전기 저항에 영향이 없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SOT(System on Textile) 기반 지능형 인터랙티브 섬유 기술과 다채널 센싱 네트워킹 기술이 핵심적으로 적용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람의 인체와 스마트웨어, 외부 제품 사이에 서 모션을 센싱하고, 액추에이션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스마트웨어 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모션 콘텐츠 기반의 스마트웨어 기술은 새로운 차원의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의 개발로 전통적으로 노동 집약적이었던 섬유산업과 ICT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신제품 및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TRI의 골프 스윙 자세 분석 시스템

국민 생활체육은 물론 건강 증진까지 기여하는 ETRI

이번에는 스마트웨어 기술을 골프 훈련에 적용한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골프, 야구와 같은 운동은 동작을 한눈에 보기가 쉽지 않았다. 골프클럽이나 배트로 스윙 동작을 하다 보면 팔 이 몸을 가려 보이지 않는다. 몸의 움직임을 팔이 가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동할 때 숨겨진 관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기술은 컴퓨터가 3D 공간 정보를 얻는 깊이(Depth) 카메라를 활용한다. 따라서 사용자의 관절 움직임을 정확히 찾아 분석해낸다. 컴퓨터가 사용자의 관절 패턴을 찾아내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는 가려진 관절의 위치 추정이 가능하다. 즉각 관절의 포인트로 골프 스윙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연구진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운동 중인 사람의 동작을 동시에 알아내 오류 자세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가 내 운동 코치가 되는 격으로 새로운 운동을 배우 기가 쉬워진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학습을 통해 데이터에서 스스로 패턴을 알아내는 인공지능의 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도 머신러닝을 활용한 것이다.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리는 패턴을 컴퓨터가 찾아내는 것이다. ETRI는 이 기술을 골프 운동에 활용했다. 사용자가 골프 스윙을 하게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스윙의 처음과 끝을 구분해 스윙한 사람의 정면과 측면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이후 프로골퍼의 정면과 측면을 내 모습과 비교해준다. 이후 스윙한 사람의 머리, 어깨, 발 등의 움직임을 프로 선수의 움직임과 분석해 보여주며 편차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그림으로 알려준다. 정면에 있는 카메라 한 대만으로도 측면 자세까지 분석해 골프 스윙 시 몸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골프 운동의 진입장벽으로 체계적이지 못한 골프 레슨을 꼽는다. 그만큼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골프를 배우기가 어렵고 대중화도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모션 콘텐츠 기반의 스마트웨어 기술 개발로 골프는 물론 다양한 스포츠 교육의 진입장벽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으로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쉽게 다양한 스포츠를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CT가 이제는 국민 생활체육은 물론 건강 증진에까지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ETRI는 정부출연연구원, 국책연구원의 역할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원천기술 개발도 좋고 논문 발표나 특허출원도 좋지만,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연구원 이 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자 연구원의 과업이라고 생각된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돕는다거나, 각종 위험이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안전을 도모하는 기술 개발 등과 같이 국민의 안녕과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기술 개발로 미션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원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구글이 지향하는 것처럼 말이다.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저자  ETRI 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