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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26
Marc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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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Trend  ____  지능형 인지 로봇 기술

로봇이 내 일자리
뺏는다고?

지능형 인지 로봇 기술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로봇 및 자동화로 인해 향후 203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8억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숫자는 전 세계 근로자의 20%에 해당한다. 따라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4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 10여 년 동안 신규 일자리를 찾는 것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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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삶의 질 향상과 노동력 확보를 위해 개발 중인 ETRI의 지능형 인지 로봇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드는 인지 로봇

‘제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촉발시킨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020년까지 약 2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지만, 약 7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신하면서 3년 내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로봇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17년 11월 29일부터 4일 동안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개최된 ‘2017 국제로봇전(iREX 2017)’은 그 가능성을 미리 보여주었다. 이 국제로봇전의 주제는 ‘로봇 혁명이 시작되었다 : 사람에게 친근한 로봇’이었다. 실제 전시회에 출품된 한 로봇은 손가락 관절이 모두 움직이고 수건을 접고 포갤 수 있는 수준이었다. 또 다른 로봇은 치킨과 과일을 정확하게 집어내 옮겨서 자동으로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다. 화재를 진압하는 로봇들은 서로 협력할 수도 있다. 비행 소방 로봇이 화재가 발생한 곳을 정확히 파악하고, 육상 로봇은 인간이 진입할 수 없는 곳을 찾아 원격조종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IBM의 왓슨은 이미 2011년 미국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인간 퀴즈 달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거둬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에는 왓슨을 이용해 요리 레시피를 만드는 작업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성직자는 물론 장례조차도 로봇에 맡길 처지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그녀(Her)> 또한 인공지능과 인간의 교감을 그려 인기를 끌었다. 인공지능 운영체제(OS) 사만다 역할로 매력 있는 목소리 연기를 펼친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 때문에 인기가 더 높았던 작품이다. 이처럼 구글 딥마인드는 딥러닝을 이용해 사만다처럼 사람과 똑같은 목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다. 머지않아 사만다 같은 목소리의 스마트폰 AI 비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 기술 가운데 하나인 딥러닝이다. 기계가 사람의 뇌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정보나 데이터의 주된 내용을 요약하고 이해하는 ‘기계학습’ 기술이다. ETRI도 현재 딥러닝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물론 애플, 페이스북 등의 세계적 기업들도 이런 기술을 갖춘 챗봇 개발에 한창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벌써 일본의 공장에서는 사람이 조립하던 생산라인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1초 만에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도 생겼다. 최근에는 요약봇도 개발되어 기사를 요약해준다. 예를 들어 미국 <LA타임스>는 지진 뉴스 관련분야를 로봇에게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세계 최초 시민권을 받은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Sophia) Anton Gvozdikov © shutterstock.com /
IBM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적용되어 대화 능력이 강화된 페퍼(Pepper) MikeDotta © shutterstock.com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선보이는 아틀라스(Atlas) 로봇 ⓒ IHMC Robotics Lab

인지 로봇 어느 분야까지 대체 가능할까?

세계적 시장조사 평가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25년에 소프트웨어나 로봇이 전체 일자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2030년에는 “일자리 가운데 90%가 바뀔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밝혔다. 물론 창의성과 감성이 중요시되거나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아직 로봇이 업무를 대체하기에는 기술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선수 같은 운동선수를 생각해보자. 한화의 이용규 같은 선수는 발이 빨라 외야 플라이 볼을 동물적 감각으로 쫓아가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공을 다이빙해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로봇은 이런 운동 수준은 불가능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는 로봇 ‘히치봇’이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로봇에 대한 일종의 경고인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서는 스님 역할을 대행하는 로봇이 개발되었다. 사람의 손길이 꼭 필요할 것만 같던 성직의 영역까지 도전한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는 깜짝 놀랄 만한 영상이 소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로봇공학 관련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제작한 ‘아틀라스(Atlas)’ 로봇의 영상이다. 로봇이 사람도 하기 어려운 체조 동작인 백플립(Backflip : 거꾸로 공중제비를 도는 자세)에 도전해 사람을 뛰어넘었다. 또 중국에서는 의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AI 의사 로봇이 탄생하기도 했다. 칭화대학교 연구팀은 AI 로봇 ‘샤오이(小醫)’를 개발해 2017년에 의사 자격시험을 치르게 했다. 600점 만점에 합격선이 360점인데 456점을 받았다고 한다. 2017년 말에는 홍콩의 핸슨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소피아(Sophia)’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민권을 얻으며 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받은 여성 로봇이 되었다. 심지어 뉴질랜드에서는 2020년 차기 선거에서 ‘샘(Sam)’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이 총리에 도전한다는 뉴스다. 로봇 샘은 인공지능을 갖춘 세계 최초의 로봇 정치인이다. 샘은 로봇으로서 불편부당함이 없이 유권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정치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로봇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로봇의 위해를 경고하는 메시지도 들리고 있다. 핸슨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David Hanson) 창업자는 AI 로봇이 인간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위험을 피하려면 로봇에게 ‘완전한 박애’를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로봇과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IFA 2018에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이 IFA 방문객과 체스 시합을 벌이는 모습 Grzegorz Czapski © shutterstock.com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할 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달과 관련하여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기술을 포용하고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를 찾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마 회장은 “우리의 최종 목표로 기계는 기계, 사람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뉴욕타임스>에는 “로봇이 다가온다, 그래도 스웨덴은 괜찮아”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사의 취지는 사회복지제도로 유명한 스웨덴에서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광부를 예로 들며 자동화가 두렵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광산 노동자는 먼지와 가스를 흡입하지 않아도 되고, 대신 사무실 의자에 앉아 조이스틱을 사용하여 기계를 제어하면 된다는 것이다. 로봇은 회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또 다른 도구일 뿐이라는 의견이다. 실로 부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많은 국가가 스웨덴처럼 기술을 운영한다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이어령 교수도 인공지능의 두려움에 대해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간적인 면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 인공지능을 제어해서 관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기업인 아마존에 관한 흥미로운 통계 한 가지를 소개하면, 2017년에 아마존은 고용 인력이 약 43% 증가세를 보여 14만 6,000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자리 수는 오히려 2만 4,000개가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바로 10만여 대에 달하는 로봇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보다 임금을 깎아내려 노동자들 사이에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점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본 글은 ETRI가 2018년 발행한 Easy IT시리즈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디지털이 꿈꾸는 미래』”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

저자  ETRI 성과홍보실·정길호    출판사  콘텐츠 하다

ETRI가 펴낸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고, 다양한 ICT 트렌드를 소개하여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흥미롭게 조망해 보는 책입니다. 본 도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더 빨라진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