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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한국의 마추픽추

지성이면, 甘川

감천문화마을 + 보수동책방

한국의 마추픽추, 산토리니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의 명소이자 자랑이다. 산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주택과 함께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 같은 골목 경관은 감천만의 매력이다.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된 낙후된 달동네였다. 그리고 2009년 문화예술을 가미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연간 200만 명(2018년 11월 기준)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명소가 됐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특별한 장소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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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닿을 듯 말듯

트립 네비게이션푸른 하늘에 닿을 듯 말듯

감천문화마을은 아기자기한 벽화들과 알록달록한 주택이 조화를 이루는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동네이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촌에서 유래한 감천문화마을은 빈집이 30%가 넘을 정도로 고령화와 공동화가 심한 지역이었다. 이에 지난 2009년 지역 예술단체인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가 문화관광부 공공미술프로젝트에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가 선정되면서 첫발을 뗐다. 그리고 2011년에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거치면서 더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로 거듭났다. 현재는 외국인들의 단체관광 코스에도 꼭 들어갈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감천문화마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세계적인 마을이다. 르몽드지, CNN, 알자지라 방송 등 해외 언론 및 방송에서 여러 번 소개된 바 있고, 중국 충칭에서 열린 세계도시 정상회의 때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이곳의 풍광을 보기 위해 디오니시오 곤잘레스(Dionisio González : 사진작가, 사진건축가), 삐에르 조르지오 올리베티(Pier Giorgio Oliveti : 국제슬로시티연맹 사무총장), 후동성(胡東成 : 중국 청하대학 부총장)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저명인사들이 다녀갔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 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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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정겨운 곳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정겨운 곳

감천문화마을의 입구를 지나 먼저 만나게 된 것은 커다란 물고기 모양의 작품이다. 감천문화마을의 이정표는 모두 물고기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다.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는 주민 간의 소통 통로이자,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생기 넘치는 공간임을 의미한다.
감천 아리랑(작은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니 감천마을의 역사가 흑백사진 위에 펼쳐지고 있다. 지금과 다른 모진 삶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어 하늘마루에 올랐다. 하늘마루는 감천문화마을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는 전시안내소이자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앞으로는 감천향이 보이며 뒤로는 어렴풋이 용두산공원 탑이 보인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아름답지만, 1950년대의 이곳은 아름답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늘마루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유독 파란 페인트로 칠한 지붕이 많다. 감천문화마을의 해설사는 파란 지붕이 많은 것에 대해 “집 지붕을 파란 페인트로 칠하고 남는 것을 이웃들과 나눠 쓰다 보니 파란색 지붕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감천문화마을은 애경사가 있으면 마을에 양동이를 돌렸다. 주민들 모두가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그 양동이에 달걀도 넣고 밀가루도 넣으며 애경사를 치르는 따뜻한 공동체가 형성됐다고 한다.
하늘마루에서 내려와 다시 언덕을 오른다. 길 좌우로 커피, 음료, 액세서리, 기념품, 먹거리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어디선가 솔솔 밀려오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게 된다. 떡볶이나 순대 같은 일반 분식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피카추 돈까스, 캐릭터 솜사탕, 회오리 감자, 아이스크림 등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었던 추억의 음식들이 눈에 띈다.
아울러 길거리 음식뿐만 아니라 감천문화마을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자연스레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가게들도 많이 생겨났다. 다양한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은 공방 혹은 문화센터에서 손수 만든 ‘수제’ 제품이다. 기념품 판매를 생업으로 하는 공예가들이 있는가 하면, 취미 삼아 만든 물건을 정기적으로 판매하는 동호회도 있다. 기념품 역시 이 마을의 분위기를 닮았는지, 귀엽고 소박한 감성이 느껴진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의상대여점도 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옛날 교복을 입은 사람들,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간 느낌과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감천문화마을은 한 시간 삼십 분에서 두 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정겨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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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기억

공간의 기억공간의 기억

감천문화마을의 풍경을 뒤로 한 채 차를 타고 10분만 이동하면,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다. 이곳은 1950년 한국전쟁 중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 피난민 부부가 보수동 사거리 입구 골목 안에 상자를 깔고 미군 부대와 고물상을 통해 얻은 헌책으로 노점을 시작했다고 한다.
노점 헌책방은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 성황을 이루었고 차츰 노점과 임시 건물이 늘어나 책방 골목이 형성되었다. 이곳은 이산가족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였으며 청춘남녀들이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새 책방이 늘면서 명실공히 헌책과 새 책이 같이 어우러진 전국 어디에도 없는 문화의 책방 골목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그리 넓지 않지만, 오랜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들어주는 깊이가 있는 공간이다. 인쇄소에서 갓 나온 따끈한 종이 대신 마른 종이 냄새가 가득 채워진 곳. 저마다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책들을 나누는 곳이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호화로운 건물들이 치솟는 긴 시간을 꾸준히 견뎌온 보수동 책방골목과 감천문화마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깊어진다. 부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천문화마을과 보수동 책방골목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감천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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