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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ETRI 창립 40주년, 2016년을 ETRI의 해로 만드시길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최초로 대전시의회에 입성한 정기현(새정치민주연합, 유성 제3선거구) 의원은
2015년, 그의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연구원에서 정치인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 정기현 의원.
그는 연구원 생활의 경험으로 쌓은 냉철한 분석력과 논리적인 판단력으로 순조롭게 의정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그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정기현 의원은 친정 같은 ETRI를 늘 가슴에 품고 일한다고 했다.

안녕하세요? 대전시의회 정기현 의원입니다.

ETRI 동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제가 대전시의회 활동을 한지도 1년 6개월이 됐습니다. 저는 지난 12월 16일까지 42일간의 대전광역시의회 정례회를 마쳤습니다. 제가 교육위원회 소속이자 예산결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정례회 기간 동안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의 등 연속된 회의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냈습니다.
ETRI 생활 29년을 뒤로 하고, 대전시민을 뒷바라지 하고자 나선 이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많은 동문들의 응원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슴 한켠에는 친정 같은 ETRI가 자주 그립습니다.

연구원으로 살아온 29년

제가 ETRI에 들어갔던 1985년은 아날로그 시절이었습니다. 전전자교환기를 처음으로 개발하던 때로 연구소 자체 기술개발 보다는 외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참여했던 연구는 보안 관련 연구과제인 전화기 암호화 기술개발입니다.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업무였는데, 밤새며 과제를 수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퇴직하기 바로 전에는 중소기업에 연구원을 파견하여 기술 지원하는 ‘기술 인재 지원사업’을 했습니다.
ETRI에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떠날 때도 ETRI 덕분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시의원 당선과 함께 명예퇴직을 하면서 퇴직금의 일부인 5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ETRI에 재직하는 동안에, 월급을 쪼개어 작은 기부를 해오기는 했지만, 큰돈을 사회에 환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마음으로만 갖고 있던 선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선뜻 목돈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을 했습니다. 제 뜻에 함께 해준 아내와 기부 활동 여건을 만들어준 ETRI에 감사합니다.

제2의 인생을 열기까지 19년

제 삶에서 많은 순간들이 본의 아닌 선택들로 이어져 왔습니다. 제가 정치인으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ETRI 연구원 시절에 노동조합 간부로 일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조직의 지원을 받아서 지방 시의원 선거에 2번 출마하게 됐습니다.
출마 동기가 자발적이기보다는 타의에 의한 결정이었기 때문에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상태였고, 2번 모두 낙선을 했습니다. 그렇게 19년이 흘러서 순수한 제 의지로 10년을 준비해 다시 출마했고, 시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선거를 준비하면서 제가 키워온 꿈은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와 교육’입니다. 현재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모순이 집약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많고, 학부모들의 투자 교육비도 세계에서 가장 큽니다. 또 우수한 집단의 교사들까지 갖춘 환경이지만 교육 흥미도와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 청소년 자살률은 최상위로 나타납니다. 3포 세대, 7포 세대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젊은 세대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고비용 저효율 교육 현실’의 사회 구조 모순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일자리도 만들어주지 못하면서 즐겁지 않은 학교생활을 강요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 꿈은 힘든 삶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동행하며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교육위원회 시의원 1년

저는 의원 활동을 시작한 직후부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해 대전 교육의 혁신에 힘쓰고 있습니다. 학교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지난 4월에 혁신학교 조례를 대표 발의하여 제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내년부터 매년 5개 학교씩 혁신학교를 선정하여 운영 할 계획입니다. 또한, 중·고등학교를 이탈하여 아르바이트에 나서거나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그 밖에도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활동, 장애인 야학 지원 등 소외 계층의 인권신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시의원으로서 교육 관련 외에도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세세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창 뜨거운 감자였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는 기관마다 성격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기관 임금피크제가 대부분 공기업의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늘어나면서, 이 기간만큼 임금을 일부 줄이자는 것인데요.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이미 1998년에 정년을 4년 줄였습니다. 그래서 연구기관의 임금피크제는 축소된 정년을 일부 연장하면서 진행된 임금피크제가 아닌 순수 임금삭감이라고 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정년 고용 증가효과 측면에서도 일시적인 고용 증가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추가 고용이 계속되는 지속가능한 고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연구기관 임금피크제는 정년 이후의 추가 근무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TRI의 새 시대를 기대하며

먼저, 이상훈 신임 원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동문 여러분, 새로 오신 이상훈 원장님과 함께 ETRI 창립 40주년인 2016년을 ETRI의 해로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신임 원장님께서도 ETRI 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ETRI를 잘 이끌어주실 거라고 믿고, ETRI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밖에서 항상 ETRI를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2016년에 올해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 현장 중심 교육 문화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대전 교육의 올바른 길을 모색하고, 지역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일에 힘쓰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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