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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ETRI, 세상에 없는 길을 가라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그리고 똑 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훗날에 훗날에...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의 국민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다.

(주)엔솔바이오사이언스 김해진 대표는 이 시처럼 선택의 기로와 문턱에서 가지 않은 길을 택하며 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십여 년간 끈질기게 개발한 융합기술의 확실한 실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혁신 신약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제약업계 및 연구계로부터 주목 받는 IT융합의 대표 혁신 사례와 창조경제의 모델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지금처럼 R&D가 주목받기 20여 년 전부터 시대의 흐름을 앞서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온 김해진 대표.
인생에서 선택이란 서로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일 뿐, 잘못된 선택이란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ETRI 동문 여러분, (주)엔솔바이오사이언스 CEO 김해진입니다.

ETRI를 떠난 지 1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연구원 시절 기억과 추억들이 어제 일인 것처럼 생생합니다.
저는 2000년 10월에 ETRI를 떠나 2001년 2월, 그때만 해도 생소했던 BT·IT융합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엔솔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습니다. 현재는 15년 째 키워온 회사를 내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Chapter 1 IT

연구원 시절에는 주로 UNIX/LINUX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시스템소프트웨어와 고성능병렬컴퓨팅 연구를 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최초였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시스템(SSM-16/SSM32) 개발에 참여했고, 이어서 국내 4대 대기업과 함께 행정전산망주전산기 시스템들 및 고성능병렬컴퓨터 개발 과제에 참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성능병렬컴퓨터개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UNIX운영체제 개발을 주도하던 OSF/RI, SCO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추진, ETRI 연구원들을 미국에 파견하여 연구 역량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 참 뿌듯했습니다. 그밖에도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동료들과 함께한 추억과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그런 소소한 연구원 일상이 가끔 생각나곤 합니다.

Chapter 2 IT+BT

전자공학·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IT를 오래 했던 사람이 새롭게 생물정보학에 도전하고, BT·IT를 융합해 신약을 개발한 저의 행보들이 제가 생각해도 남다른 선택들의 연속이라고 느낍니다. 2001년 2월, 회사 설립 당시 BT·IT 융합기술은 이제 막 소개되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으로서 예수님을 위하여 또, 남을 위하여 살고자 소망하며 제 인생의 앞길을 계획해나갔고, ‘대한민국 국부를 창출하며, 세상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우리의 이웃이 꿈을 실현하도록 돕는다.’는 비전을 세워 창업했습니다. 창업을 하기까지에는 신앙의 힘이 컸 컸었어요.
창업을 결심 후, 18년 근무했던 ETRI를 떠나오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ETRI를 떠나오면서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제가 타고 왔던 ETRI호는 비바람과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 거대한 항모 같았습니다. 제 앞에는 이제 저 거친 바다를 건너기 위해 타야할 작은 나룻배 엔솔호가 보였고, ‘아~ 나는 이 작은 배를 타고 저 험한 파도의 바다를 지나 블루오션까지 가야 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친 바다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ETRI호라는 거대한 항모가 바람막이가 되고 ‘예수 신앙의 체험적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Chapter 3 IT+BT+플랫폼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설립 후 10여 년 간 BT·IT융합기술개발에 주력해 왔으며, 5년 전부터는 개발된 융합기술을 통합하여 ‘BT·IT융합신약발굴플랫폼들’을 구축한 후 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치료적 대안이 없는 혁신 신약들을 빠른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발굴해 냄으로써 국부 창출의 무한한 가능성의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엔솔은 국내 최고의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발굴한 신약을 유한양행에 기술 이전하는 등 유한양행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개발한 신약은 치료적 대안이 없는 퇴행성디스크 치료제(브니엘2000), 퇴행성관절염치료제(브니엘1000)이고, 이 2가지 약물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했습니다. 현재 퇴행성디스크 치료제(유한양행 코드네임: YH14618)는 유한양행이 국내 임상2b/3상 단계를 수행하며 글로벌 기술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엔솔에서 개발 중인 신약들은 암에 걸려도 생존하는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면역증강·전이억제 항암제(카리스1000)와 항생제 내성이 생겨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다제내성 결핵 항생제(헤세드1000), 등인데 신약발굴 단계를 마무리하고 비임상(동물 독성) 시험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제의 진정한 혁신 모델, ETRI

‘벤처기업 CEO에게는 잠자는 시간 빼고는 다 일하는 시간이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물적 자원과 인적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직접 챙겨야 할 일,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여가 시간이 생기면, 한적한 길을 걸으며 '크리스천 사업가’로서 창업초기 세웠던 설립비전의 실현을 소망하며 기도하기도 하고 또 지인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없지만, 불굴의 투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한다면 소망의 항구에 이를 줄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주어진 일과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날이 갈수록 ETRI와 ETRI 동문들의 좋은 소식을 많이 듣게 되길 기대하며 ETRI와 상호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동문과 ETRI에 재직하고 있는 동문 여러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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