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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기술을 통해 열정을 전파하는 사람

“달리고 있는데 힘들지 않다면 아마도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재권 CEO가 어렵고 힘들 때마다 가슴 속에서 꺼내 보는 말이다.

그는 1984년 ETRI에 입사하여 15년간 통신시스템 개발에 주력한 후,
2000년에 안테나개발 벤처기업 블루웨이브텔(주)를 설립하였다.
블루웨이브텔(주)는 제1회 정보통신 벤처창업 경진대회에서 ‘복합단말용 다중모드 안테나’로 장려상을 받고,
정보통신부의 우수신기술 지정 과제에도 선정되면서 통신 및 방송 기기용 안테나 개발 및 제조 업계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입증 받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도전과 성공의 교차점을 걷고 있는 그를 만나
마르지 않는 열정과 지속가능한 지구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동문 여러분, 블루웨이브텔(주) 하재권 CEO입니다.

회사가 KT북대전지사 3층에 위치해있어서 ETRI와 거리상으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정 탓에 왕래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마침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서 반갑습니다.
ETRI의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회사가 지속 발전해오고 있어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정부와 ETRI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인 1인 1실 지원 프로그램, 애로 기술 지원 사업, 경력자 파견 지원 사업 등을 통해 회사의 기술력 향상과 제품 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관심과 지원에 개인적으로는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블루웨이브텔(주)를 성장 발전시켜서 매출 증대와 고용 창출로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테나 엔지니어의 Passion

1984년 ETRI에 입사해서 트렁크 라인 운용 유지보수 장치(TLMOS: Toll Line Maintenance and Operation System)개발에 참여하였습니다. 밤이 새도록 8bit 마이크로프로세서 보드 설계와 어셈블리 프로그램밍을 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여 국내 통신 업체에 기술 이전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연구원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1994년도까지는 광통신 시스템 감시제어 장치 개발과 무궁화 위성 통신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1994년 이후에는 위성 서비스를 위한 방송 수신용 안테나 기술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위성 방송 수신용 안테나 개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1995년, 국내 무선 통신 및 방송 수신에 필요한 안테나 기술 워크숍을 기획하고 초대 간사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그 워크숍을 계기로 국내 안테나 기술 연구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고, 국내외 안테나 엔지니어들과 교수님들과도 교류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봉사 활동 등이 창업 동기와 발판이 되었습니다.

안테나기술 마스터의 Challenge

1995년, 국내 최초의 안테나기술 워크숍을 기획하고 초대 간사 역할을 맡아서 진행했는데, 단일 주제의 국내 워크숍에 300명이 넘는 참석자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선 안테나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의 안테나 관련자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한국의 안테나기술 발전의 저력과 희망을 이야기하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지금도 국내 안테나 관련 엔지니어들과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에게 새로운 국내외 안테나기술 및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로 성장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테나기술 워크숍 간사 활동을 통해 국내외 안테나 엔지니어와 교수님들과도 교류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어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후 1990년대 중반 IMF 때,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하기 시작하였는데 저 또한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IT 엔지니어 교육과 양성보다는 산업체 현장에서의 기술개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2000년 블루웨이브텔㈜를 창업했습니다.
변화와 발전을 향해 새로운 길을 선택함에 있어서 모험과 도전정신이라는 엔진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창업이라는 만만치 않은 길을 선택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사회봉사 활동 단체를 만들고 2년 동안 회장을 맡아 이끌었던 경험과 안테나기술 워크숍을 기획하고 1,2회 간사를 맡아 봉사하며 워크숍을 궤도에 올려놓은 경험들을 통해서 조직을 이끌고 기획하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벤처기업 리더의 Vision

창업 후 3~4년이 지난 후에도 시장에 내놓을 제품보다는 정부지원 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술개발 능력으로 버티다보니, 영업을 통한 매출이 없을뿐더러 자본금도 거의 소진됐었습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던 기업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저 역시 블루오션을 찾기도 전에 레드오션의 심연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왔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고객 주문형의 안테나 기술 및 제품을 공급하면서 ETCS(Electronic Toll Collection System, 우리나라에서는 하이패스)에 들어가는 안테나를 개발하여 국내 하이패스 장치 설치하는 SI업체에 납품을 하면서 고객 주문형 안테나 업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부터는 Interference Cancellation Repeater System에 들어가는 고격리 안테나 특허기술을 확보하여, 일본의 KDDI와 NTT Docomo에 수출되는 중계기 장치에 당사의 안테나를 공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안테나는 무선 시스템이나 단말 장치의 부품이기 때문에 ‘을’도 아닌 ‘병’ 혹은 ‘정’의 위치에서 매년 원가 인하 압박을 벗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깨달은 점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경쟁력을 높여주면서 공존하는 일이 때로는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꾸준하게 새로운 기술개발과 빠른 대응능력,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안테나 부품 개발 공급을 하면서 기술력을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본질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고객 주문형 안테나 기술 및 제품은 안테나 분야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자체 개발비를 투입하고, 위험마저도 분담하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병’과 '정‘으로 살아가는 방법임을 배웠습니다.

하재권 CEO의 Goal

ETRI 지원을 받아 창업한지가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무선 환경에 최적화된 고객 주문형 안테나 기술 및 제품 개발 공급을 통해 느리지만 견실하게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 목표는 77GHz/79GHz 충돌 방지 레이다용 안테나, IOT 관련 고객 주문형 안테나, 빔 성형/조향 기능의 특수 안테나, 차세대 기지국 및 중계기용 안테나와 같은 미래 성장 아이템 기술을 발굴하여 상품화하고, 능력 있는 새로운 인력을 보강하여 회사를 더욱 더 성장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가 주변의 성원과 관심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ETRI의 무궁한 발전과 동문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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