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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5 Octo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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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술의 개념을 바꾸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 사회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800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알렉산드로 볼타는 전기 배터리를 발명했고,
1879년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발명해냈다.
이런 세기의 발명과 발견에 뒤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발명이다.

인터넷의 역사
History

인터넷은 1975년 미국의 개발자 빈트 서프와 로버트 칸이 TCP/I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 Internet Protocol) 프로토콜과 인터넷 구조를 설계하면서 탄생했다. 쉽게 말해 컴퓨터와 컴퓨터가 통신할 때는 특정한 규칙을 사용해 순서대로 데이터를 전송, 수신하게 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규칙, 즉 통신 규약이 바로 TCP와 IP다.

컴퓨터 과학자 존 포스텔은 도메인 네임 시스템, 파일 트랜스퍼와 같은 인터넷 통신규약을 개발하고 인터넷 주소체계를 창시해 새로운 시대를 개척했다. 이어 1989년, 영국의 팀 버너스리 박사는 문자와 그림, 음성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표준 문서 형식을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WWW(World Wide Web)’ 시스템이다.

한국에서는 1982년, ETRI의 전신인 한국전자기술연구소가 전길남 박사의 주도 아래 한국 최초의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했고, 1993년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 전역에 PC와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됐다.

인터넷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Internet

인터넷의 등장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전 세계 어디든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내가 쓴 글이나 찍은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인터넷 속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목표를 달성하고, 동영상을 제작해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은 ‘소통의 기술’인 셈이다.

특히 한국은 통신기술 개발과 보급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9년 OECD의 ‘디지털경제전망(DEO)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82% 이상으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모든 유선인터넷 가입자가 25~30Mbps 이상 속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20Gbps의 속도를 가진 5세대 이동통신(5G)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용화되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정보량을 공유할 수 있는 속도를 바탕으로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AR, VR, MR)과 더불어 화상회의와 산업 자동화를 실현했고, 운전자가 필요없는 5레벨 자율주행차, 원격 의료 등 수많은 분야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인터넷 기술이 가진 한계
Limit

그렇다면 지금의 인터넷이 언제까지나 그 위세를 떨칠까? 그것은 아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터넷 구조는 IP주소를 기반으로 한 호스트 간의 연결로써, 데이터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로 인해 모바일 환경의 이동 지원, 콘텐츠 출처의 정확성, 데이터가 원본과 일치하는지를 판가름하는 무결성이라는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 VR)과 메타버스 등 대용량 콘텐츠의 소비와 교통 시스템, 원격 제어 등 오류나 고장이 일어날 경우 치명적인 서비스나, 기반 데이터가 중요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 중심 네트워킹 기반 기술
networking

이에 ETRI는 데이터에 이름을 부여하고 보안(Signature)을 내재하며, 네트워킹과 컴퓨팅을 융합하는 인터넷 기술인 ‘데이터 중심 네트워킹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CCTV와 블랙박스, 사물인터넷 단말 등에서 얻는 실시간 데이터에 각각 이름을 부여하며, 이 이름들을 가지고 데이터를 쉽게 검색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소방서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도시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부터 센서의 위치와 이름, 시간 등으로 구성된 데이터의 이름을 받아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얻는 알림서비스를 개발하여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기존 인터넷으로는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야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면 화재가 발생한 위치나 시간 등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재난 등 긴급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데이터 전달 과정과 컴퓨팅 과정을 융합하면서 네트워크 구조도 간결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 처리가 시급한 화재 분석은 센서와 소방서 사이에 가까운 컴퓨팅 자원을 할당하고 AI 학습을 위한 처리는 원격에 있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할당하는 등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에 보안을 내재하면서 데이터 전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조작이나 오류를 감지해 오작동, 해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정보 보안이라는 부분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 생활 곳곳, 다양한 분야에서 인터넷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 등 중요한 부분과 직결된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전달하고, 한정된 데이터와 컴퓨팅 성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지금, ETRI의 ‘데이터 중심 네트워킹 기반 기술’이 세상에 가져올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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