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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1 March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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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Trend

보다 실감나는 비대면 시대를 위한 기술

공간표시 디스플레이

코로나라는 거대한 물결이 휩쓸고 간 자리마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대면·비접촉 교류가 대세가 되며 재택근무와 원격 강의, 화상 회의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ICT 패러다임 역시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영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사용자 간 실재감 있는 교감을 돕는 ‘초실감 입체 영상 기술’을 향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비대면 화상회의 이미지

물리적·심리적 인지 요소를 잡아라Visual system

인간의 시각시스템은 3차원 공간이미지를 인식하기 위해 물리적 깊이감과 심리적 깊이감을 모두 필요로 한다. 물리적 깊이감을 주는 인지 요소로는 초점 조절, 수렴, 운동시차, 양안 시차 등 4가지 요소가 있다. 또한, 인간의 뇌는 2D 영상으로부터 3D 영상의 심리적 깊이감을 끌어낼 수 있는데, 이 심리적 깊이감은 선원근법, 가려짐, 그림자, 질감, 사전인지 등 요소에 의해 얻어진다. 이상적인 입체 디스플레이는 이러한 물리적·심리적 인지 요소를 모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술적 수준으로는 물리적·심리적 인지 요소를 모두 반영한 디스플레이 제작이 쉽지 않다. 일례로, 초기에 상용화되었던 입체 영상 기술은 2D 영상 기술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인지 요소 중 양안 시차만을 적용하였다. 이로 인해 수렴-초점의 불일치로 인한 피로감이 유발되었고 주류 기술로 자리 잡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ICT Trend 관련이미지



물리적·심리적 인지 요소를 모두 반영한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서는 플랜옵틱 함수의 완전한 구현이 꼭 필요하다. 플랜옵틱 함수란 인간의 시각 인지에 대한 이해를 위해 아델슨(Adelson)과 베르겐(Bergen)이 제안한 개념이다. 세상 사물들은 반사 또는 발광하는 광선들의 패턴으로 공간을 채우는데, 이러한 사물들의 모든 광선들로 정의된 것이 플랜옵틱 함수다. 즉, 플랜옵틱 함수는 관찰자에게 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관찰자는 이 함수의 관찰 시점에서의 샘플을 받아들여 공간상의 사물들을 인지하게 된다.

플랜옵틱 함수를 구현하라Plenoptic

플랜옵틱 함수를 무한 시점에서 완전하게 재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불연속적인 시점으로 나누어 재현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시점을 나누어 재현하는 디스플레이가 광파(LF: Light-Field)1) 디스플레이다. 광파 디스플레이는 각 화소에서 빛의 강도와 방향, 즉 광선을 재현한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보다 적은 영상 정보량으로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고 광원의 결맞음이 필요하지 않아 완전한 홀로그램보다 조기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플랜옵틱 함수를 완전하게 재현하기 위해선 재현하고자 하는 영상을 빛의 파동의 관점에서 고려하여 파면을 재현해야 한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빛의 회절 효과를 이용하여 파면을 재현하여 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디지털 기술과 접목하여 공간광변조기(SLM, Spatial Light Modulator)2)를 재현 디스플레이 소자로 사용하는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은 가장 유력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힌다. 모든 깊이감을 제공할 수 있어 이상적이지만 SLM의 유한한 픽셀 피치로 인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주파수의 범위가 제한되고 이로 인해 입체 영상의 시야각이 좁아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체적(Volumetric)3) 디스플레이는 3차원 공간상에 직접적으로 영상을 형상하는 기술로 공간상의 픽셀인 복셀(Voxel)4)을 이용하여 물리적인 3차원 공간상에 입체 영상을 만든다. 체적 디스플레이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가 가지고 있는 시야각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용 기기에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1) 광파(Light-Field)
보통의 수직 조명기로 얻어지는 투사 조명(投射照明)에 의한 현미경의 시야로 암시야(暗視野)에 대한 상대적 단어.

2)공간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
뒤에서 투과하는 빛의 위상을 픽셀별로 바꿔주는 역할을 함.

3) 체적(Volumetric)
입체가 점유하는 공간 부분의 크기.

4) 복셀(Voxle)
부피 (volume)와 픽셀 (pixel)을 조합한 혼성어. 3차원 공간에서 정규 격자 단위의 값을 나타냄.

ICT Trend 관련이미지2

응용 분야를 개척하라Application field

지금까지 공간표시 디스플레이 연구에서 주류로 꼽히는 광파 디스플레이, SLM 디지털 홀로그래피, 체적 디스플레이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세 가지 기술 중 어떤 기술이 가장 먼저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이다. 세 가지 기술 모두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기술 개발 완료 시점이나 적용 분야가 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체적 디스플레이의 경우 시야각 제한이 없어 가장 빠르게 제품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중화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광파 디스플레이는 현재 가장 큰 디스플레이 시장인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만약 광파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시장에 성공한다면, 공간표시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LM을 이용한 디지털 홀로그래피는 가장 완성도 높은 입체 디스플레이 기술이지만 아직 제한된 시야각과 연산 부담이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다수가 동시에 관찰하는 디스플레이보다는 AR·VR과 같은 개인용 근안 디스플레이 장치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공간표시 디스플레이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 그러나 공간표시 디스플레이가 미래 디스플레이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의견에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공간표시 디스플레이는 특히 AR/VR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큰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공간표시 디스플레이가 주류를 이루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선 각 기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응용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ICT Trend 관련이미지3

저자 :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 조성목, 황치선, 최지훈, 김용해, 전상훈, 최경희, 김주연, 양종헌 책임연구원
(원문 : 전자통신동향분석 35권 4호 (통권 184) 2020.08.01)
본 글은 저자인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 조성목 책임연구원의
감수를 거쳐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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