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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57 July 2020   

People

복제 불가능해야 ‘진짜배기’
바이오인식 기술!

의료정보연구실 안창근 책임연구원

  • ‘생체조직 기반 바이오인식’
    기술이란?

  • 복잡한 패턴과 숫자로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편의성과 보안성까지 갖춘 다양한 생체 인식기술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도어락, 스마트폰 등에서 쉽게 접할 만큼 생체 인식기술은 널리 상용화되었다. 하지만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여전하다. 바로 보안 문제다. ETRI 연구진은 이미 상용화된 이미지 처리 기반 인식기술의 문제들을 해소하고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체조직 기반 바이오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주로 이용된 인증방식에는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증방식은 대부분은 이미지 처리 기반 인식기술이 적용되어 복제가 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ETRI 연구진은 우리의 인체 조직이 피부, 근육, 지방, 뼈, 혈관, 혈액, 체액 등 매우 복잡한 해부학적인 구조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 개인마다 차별성 높고 복제가 불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인체 내부조직의 차별성을 반영하는 바이오인식 기술이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발한 기술은 사람의 복잡한 해부학적인 생체조직 구조의 차별성을 이용하여 사람을 구별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기술입니다. 기술의 원리는 다소 간단합니다. 바로 복잡한 인체 조직에 주파수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미세한 전류나 진동을 인체로 흘려보내면 신호가 생체조직 내부를 통해 전달되면서 반응하는 신호의 전달 특성 스펙트럼을 획득합니다. 그 스펙트럼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분석함으로써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지문 등을 활용한 인증기술은 외형 이미지에 치중했지만, 이번 개발한 기술은 신체 내부의 3차원 구조적 특성을 활용한다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손가락을 인증대상으로 설정할 경우, 손가락 내 해부학적 조직 특성에 따라 달라진 신호를 반영합니다.

  • 임상시험심사위원회

    (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에서 피시험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 기관 내에
    독립적으로 설치한 상설 위원회

  • 01

    바이오인식 기술 통한 사용자 인증을
    모니터링하는 안창근 책임연구원

  • 상용화를 위해
    보완할 부분은?

  • 사람의 인체 조직을 활용한 보안 방식이기 때문에 “살이 찌거나 노화가 되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을 듣곤 합니다. 신호의 절댓값을 비교하게 되면 이렇게 신체의 변화가 생길 경우, 정확도가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신호 조합의 상대적 비율을 비교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획득한 인식 정확도는 현재 99% 이상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추후 상용화 단계 기술 개발을 하게 되면 정확도와 안전성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 ETRI가 개발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 기술의 적용 분야와
    상용화 기대효과는?

  •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바이오인식 기술은 이러한 시대에 적용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며 미래 핵심기술이 될 전망입니다.

    생체조직 기반 바이오인식 기술은 편의성도 우수해 우리 몸의 특정 위치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신체 부위로 인증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의식적으로 손 끝이나 얼굴을 센서에 댈 필요 없이 부착형 또는 모바일 기기를 자각하지 않아도 개인 인증이 가능합니다. 가령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나 출입증 같은 것들은 없어지고 복잡한 암호를 머릿속에 기억할 필요성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바이오인식 기술을 통해 손만 대면 신분 확인이 가능해지고 결제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요.

    만약 나의 지문이나 홍채 정보가 유출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면 막대한 피해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겠죠. 그래서 연구진이 개발한 복제 불가능한 바이오인식 기술이 미래 생체 인식 산업의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까지는 생체신호 분석 기술을 보안 분야에 응용한 경우를 말씀드렸지만, 신체구조를 통한 전달특성을 본다는 점에서 신체 변화 추이를 분석할 수 있는 툴(Tool)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출력 신호를 빅데이터화 한다면, 출력 신호를 정밀 분석하여 피부 노화나 골다공증, 비만 등 생체의 해부학적인 변화를 간단히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한 바이오인식 기술이 체지방을 측정하는 원리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 02

    의료정보연구실의 연구 방향을 설명 중인
    안창근 책임연구원

  • 향후 박사님의 목표

  • 향후 목표는 개발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입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인식 기술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얻어 5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약 7천 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도 확보했습니다. 확보된 임상 데이터를 머신러닝 및 딥러닝 모델을 통해 검증한 결과, 생체 인식 정확도는 99%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연구진은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ETRI는 바이오인식 보안 전문기업과 같이 기술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신뢰성 및 안전성 등에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바이오인식 기술과 결합한 멀티모달(Multimodal) 바이오인식 기술로 제품이 개발되면 바로 시장에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정확도가 높은 기존의 인식기술과 개발한 복제가 불가능한 생체조직 기반의 바이오인식 기술을 결합하는 셈입니다.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 형태로 시장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스마트폰을 손으로 잡았을 때 인증이 되게 하거나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이용하기 위해 의자 좌석에 착석 시 인증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접근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멀티모달

    (Multimodal)

    생체 개인 식별을 할 때 지문, 홍채, 얼굴,
    음성 따위의 생체 인식 기술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방식

  • Editor epilogue

    “바이오인식 기술의 상용화를 통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손만 닿아도 결제가 이루어지고, 신분이 확인되는 세상이 열린다고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하는 안창근 책임연구원의 눈에는 설렘과 열정이 가득하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 결제, 현금자동입출기(ATM) 입·출금 등 금융 결제, 인터넷 자동 로그인, 출입 통제, 자동차 문손잡이, 가정용 맞춤형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병원에서 환자 정보 관리를 위한 스마트 시스템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편리성과 함께 보안까지 갖춘 바이오인식 기술이 불러올 우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