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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8 March 2020   

People

보는 즐거움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미디어연구본부 이현우 본부장

  • ETRI의
    UHD 기술력은?

  • 단순히 채널을 돌려서 보기만 하는 TV는 재미가 없다. 최근 OTT(Over The Top) 방식으로 웨이브(WAVVE)나 티빙(Tving)과 같은 다양한 매체로 방송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지상파도 부가적인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양질의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결되도록 하는 일. 지능화된 방송·미디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미디어연구본부 이현우 본부장을 만나보았다.

    우리나라는 2017년 5월,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UHD 방송 방식은 유럽식과 미국식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존 HD의 경우 2001년 이미 미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시스템을 유럽식과 비교해 채택했습니다. UHD 방송은 IP 기반의 확장성을 갖는 ATSC 3.0(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기반의 북미표준방식을 채택하여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TRI는 방송국이 실제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방송 시스템을 개발했고, ETRI 기술이 그대로 기업에 기술이전되어 상용화가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ATSC 3.0을 상용화한 상태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ATSC 3.0 기반 UHD 방송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 ATSC 3.0 방송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에 먼저 ATSC 3.0을 상용화한 우리가 한국의 기술을 보여주기도 하고, ETRI는 이런 과정을 토대로 국내 장비 제조사들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기술 수준으로 봐서는 상용화 수준을 넘어 효율적인 주파수 활용을 위한 송신기 구축과 UHD 방송망 설치 운용을 제공하는 기술력을 ETRI가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ATSC 3.0 기반의 UHD 방송 방식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정부와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직 남미, 동남아, 인도 등은 차세대 지상파 방송을 어떤 방식으로 도입할지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향후 다른 나라에서 ATSC 3.0 방식을 채택한다면, 향후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조사들이 세계 방송 장비 시장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방송 장비 시장을 활짝 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 01

    ETRI 미디어연구본부 이현우 본부장

  • ETRI만의
    차별화된 기술은?

  • ETRI 기술들은 ATSC 3.0 표준기술뿐 아니라 최근에는 ITU에서도 국제표준방식으로도 채택이 되었는데요. 바로 계층분할다중화(LDM, Layered Division Multiplexing)라는 기술입니다. LDM 기술은 전송 계층을 다중화해서 방송콘텐츠를 전파수신 상황에 적절하도록 송수신하는 기술입니다. 표준에 반영된 LDM 기술은 ETRI에서 표준특허를 확보하고 MPEG에서 표준화된 SHVC(Scalable HEVC)이라는 기술과 결합되어, ATSC 3.0 UHD 방송의 대표 서비스인 모바일 방송을 지원합니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방송은 높은 곳에서 전파를 쏘고, 안테나로 수신이 가능한 장소에서 방송을 보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높은 빌딩 사이를 이동 중에는 안테나의 수신감도가 낮아 수신율이 떨어지면서 신호가 약해집니다. LDM 기술과 SHVC 비디오 코덱을 사용하면 기존 방식과 비교하여 수신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이동 시 이런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고속버스의 경우 위성방송을 제공하고 있는데, 고속도로에서 방송이 잘 나오다가 시내로 들어오면, 도심의 빌딩에 수신이 끊기며 방송이 멈추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ATSC 3.0 기반의 모바일 방송의 경우 LDM과 SHVC 비디오 코덱을 쓰게 되면 도심에 들어와서도 끊김없이 시청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ATSC3.0 방식은 집에서 보는 고정된 TV와 이동 중에 보는 모바일 TV 동시에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ETRI에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는 LDM 기술과 SHVC 기술을 함께 활용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 (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standard 3.0 version)

    미국의 디지털TV 방송 표준 규격으로
    2016년 한국의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표준 규격

  • ETRI의 끊김없는 UHD 모바일 방송 기술

  • UHD를
    활용한 서비스는?

  • 기존 방송은 그냥 전파를 통해 받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방송추세는 IPTV나 휴대폰에서 웹 형태로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나 VOD, 앱으로도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송이 가능해진 것은 IP(Internet Protocol)라는 프로토콜 때문인데, ATSC 3.0은 IP 프로토콜과 호환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채택한 UHD 방송도 포털서비스 형태가 가능합니다. 즉, 지상파 TV에서도 IPTV에서 봐온 메뉴 형태로 초기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방송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입니다. TV를 켜면, TV에도 웹브라우저로 보는 것과 같은 화면이 뜨는 형식입니다.

    그동안 사용했던 지상파 HD 방송은 이런 서비스가 불가능했습니다. 채널을 선택해서 라이브로 방송되는 콘텐츠(프로그램)를 바꿔가며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UHD 방송은 IP기반 방송플랫폼으로 바뀌면서,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원하는 콘텐츠 정보를 인터넷으로 받아서 함께 볼 수도 있고, 원하는 과거의 방송도 가져올 수도 있고, 보고 있는 방송의 부가적인 영상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ATSC 3.0 UHD 방송의 특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재난방송도 신속하고 동시에 다양한 정보의 제공이 가능해집니다. 현재 재난방송의 경우 지진이 나게 되면, 기상청에서 지진이 났다는 정보를 방송사로 전달합니다. 어느 지역에 진도 얼마의 지진이 났다는 정보를 보내면, 방송사에서는 정보를 받아 보도하거나 방송 중에 자막으로 내보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ATSC 3.0 기술은 방송을 내보낼 때 방송 신호에 재난 관련 정보를 실어 보낼 수 있습니다. 즉, 방송사에서 별도의 재난 자막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이처럼 방송사에서 별도의 자막을 만들지 않아도 시스템에서 바로 송신해서 TV에서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방송사가 다양한 형태로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합니다, 집에 설치된 고정 TV로 방송을 보다가 휴대폰으로 연결하거나 확장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컴패니언 서비스(Companion Service)라고도 하는데, 다양한 형태의 주변기기로 방송을 이어보게 해주고, 시청자가 보는 본방송 외에 부가정보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의 프로필, 출연 작품 또는 입고 있는 옷, 신발 등에 대한 상세 정보, 지난 방송 다시보기, 예고편 등 시청 중인 콘텐츠와 연관된 VOD 또는 클립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03

    미디어연구본부의 향후 계획을 설명
    중인 이현우 본부장

    04

    미디어 지능융합서비스를 만들어가는
    ETRI 미디어연구본부

  • 향후 계획 방향은?

  • ETRI에서는 4K UHD 다음 차세대 방송기술로 UHQ(Ultra-High Quality)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광역시까지 4K UHD 방송을 하고 있고, 곧 일본에서 도쿄올림픽 때는 8K UHD 방송을 시범서비스로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처럼 올림픽과 월드컵처럼 대형 스포츠경기 개최는 방송기술의 전환점이 됩니다.

    현재 ETRI가 개발한 8K라던가 12K와 같은 고해상도 화질 영상을 생성하고, 제작 및 편집하는 기술은 우선 5G 미디어 서비스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5G 프로야구 중계서비스에서는 12K 고해상도로 전체화면을 보내주고, 5G 단말기에서 자기가 원하는 영역이나 선수의 경기장면을 선택해서 볼 수 있습니다. 5GX라는 서비스인데, 본 기술은 5G 통신미디어 서비스로 우선 상용화되었습니다. 향후에는 스스로 이동하는 차량의 창문으로 방송, 가상공간을 현실 세계에서 실감나게 보여주는 몰입형 서비스 등의 방송형태로도 제공이 가능하리라 예상합니다.

    이에 연구원은 시청자가 어디서나, 어떤 모니터를 가지고도 생생한 고화질의 영상을 받아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전파 물리계층에서 효율적인 압축전송기술, 다중안테나 기술, 그리고 차세대 방송망과 통신망이 융합되어, 방송서비스는 방송으로서 통신서비스는 통신으로서 전송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송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ditor epilogue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를 묻자 이현우 본부장은 “저의 목표가 결국 연구원 미디어연구본부의 미래사회를 위한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최근에 ETRI는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이현우 본부장은 미디어와 방송도 이러한 지능화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부호화에도 딥 러닝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이미 국제표준화로 지재권 확보를 위한 연구를 추진 중입니다. 향후 미디어 지능화(Media Intelligence) 기술은 ICT의 핵심 인프라로 여겨지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및 블록체인 등과 결합시켜, ‘정보의 생성과 제공’이라는 D-I-M(Data- Information-Media) 프로세스로 인프라로 만들 예정입니다. 이렇게 전 산업에 내재화함으로써 미디어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미디어 지능화(MI)는 지능화 인프라의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분야로 전 산업의 지능화 수준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 지능화를 앞당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주도할 것입니다”

    미디어연구본부의 목표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 미디어 산업을 바라보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다. 여러 가지 미디어 융합서비스를 지능화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하는 것. 그리고 미디어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는 미디어연구본부가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