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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5 January 2020   

special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가상현실 기술의 현재와 미래

Virtual Reality

  •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는
    실감형 미디어

  •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실제 주변 상황과 상호작용 하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머리 장착용 디스플레이(HMD) 단말을 중심으로 현재 ① 게임, 영화, 테마파크 등 오락·엔터테인먼트 분야 ② 광고, 유통·쇼핑, 관광·여행, 의료·헬스케어 등 서비스업 분야 ③ 교육, 미디어, 시뮬레이션 등 교육·미디어 분야 ④ 자동차, 제조업, 부동산·건축 등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19년, IT 전문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을 선정했다. 이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실감형 미디어인 VR 미래 가치를 잘 읽어낸 분석으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및 혼합현실(Mixed Reality)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앞으로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차원과 광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이처럼 가상현실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실제 주변 상황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뜻한다.

    만들어진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은 사용자의 시각뿐만 아니라 오감을 자극하며 실제와 유사한 공간적, 시간적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한다. 시스템은 사용자의 시점이나 동작의 변화를 감지해 가상 환경에서 발생하는 일의 현장감을 높인 것으로, 기존에는 수술 실습이나 탱크, 항공기의 조종법 훈련 등으로 사용됐다. 특히 고성능 PC와 게임기, 스마트폰과 연동해 VR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HMD 타입의 모바일 VR 장치도 등장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게임의 상당수는 1인칭 시점의 컴퓨터 그래픽스(CG)로 구현되고 있어 가상현실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 HMD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고개를 움직이는 동작이 센서를 통해 바로 게임 속에 반영되어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가령 전장을 누비는 FPS(First-Person Shooting:1인칭 총싸움)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 공간 속에서 공포를 극대화하는 공포 스릴러 게임 등에서 가상현실 기술의 효과와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

  • 01

    ETRI 연구진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책 리더기 개발에 이어 VR·AR 콘텐츠를
    이용한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과 취업을
    도울 콘텐츠 기술 개발에 나섰다.

  • 국민 삶의 질에
    기여하는
    VR 기술

  • 가상현실 기술은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사회 참여권 증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ETRI는 지난해 4월부터 VR·AR 등 ICT 콘텐츠를 이용한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과 취업을 도울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를 위해 ETRI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전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 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훈련센터 내에 개방한 연구실인 ‘리빙랩’을 설치 후 개발한 기술을 실증할 예정이다.

    발달장애는 신체나 정신적 영역에서 발달이 더디거나 언어, 감각, 신체활동뿐만 아니라 사회심리 등 전반적 인지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그러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등은 처리가 가능해 ICT를 활용한 체계적인 직업훈련을 거치면 다양한 분야로 취업할 수 있다. 이에 ETRI는 기존에 축적한 ICT와 UI·UX 등 기술개발 경험을 살려 발달장애를 겪는 장애인의 취업 및 경제활동을 도와줄 콘텐츠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VR·AR 콘텐츠 등으로 직무능력을 자동 평가하고, 해당 특성을 실시간으로 체험하여 콘텐츠에 반영도 예정하고 있다. 또 적합한 훈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별 인지, 감각, 행동,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가상체험 콘텐츠’를 확보하려 한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직무·취업 역량을 제고하고, 경제적 자립을 통한 삶의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 UX

    (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총체적 경험과 감정을 말함

  • 02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초실감 가상훈련시스템

  • 또한, 최근 ETRI는 ‘초실감 가상훈련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다. 본 기술은 가상공간 속에서 사격과 행동을 수행하면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훈련 시스템을 위한 별도의 S/W만 제작하면, 360도 전 방향으로 이동 가능한 러닝머신(Treadmill) 타입의 이동 인터페이스 위에서 전투훈련을 수행한다. 시속 10km 속도로 달릴 수 있고, 훈련병의 동작을 인지해 기관총 발사, 수류탄 투척, 육탄전 시 단검 사용 등을 연출한다. 사용자 움직임 감지는 이동장치 주변의 ‘뎁스 카메라’가 담당한다. 카메라는 사람의 관절, 모션센서 등을 정밀 감지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주변에서 360도 디스플레이 화면에 움직임을 구현한다. 특히 본 기술은 기존 가상현실 기술에 요구되는 HMD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움직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따라서 국방 전술 훈련 시스템용 가상훈련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세대 게임 산업, 동적인 스포츠 산업, 병원 재활시스템 등 사용 콘텐츠에 따라 다용하게 활용 가능하다.

  •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는
    VR 시장

  • 이 외에도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되는 분야는 다양하다. 먼저 놀이기구의 몰입감을 높이거나 새로운 형태의 테마파크 건설도 예로 들 수 있다. 일례로 호주에서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센터(Zero Latency)를 개관했다. 미 텍사스에 있는 테마파크 ‘식스 플래그(Six Flags)’는 VR 롤러코스터(The New Revolution)를 선보였다. 롤러코스터의 레일 위를 달리며 VR 기어를 통한 360도 영상을 통해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유타주 솔트 그레이트 시티의 VR 테마파크(Virtual Entertainment Center)는 18m×18m의 공간에 실제 벽과 장애물, 바람과 물방울 분사장치 등을 갖추고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장이다. 특히 보이드(Void)의 게임은 VR 장비를 착용하고 체험하는데 공간 내부 벽과 장애물들은 모듈 형태로 설계되어 제거나 재배치가 가능하다.

    국내 사례인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HMD 기술을 접목한 ‘VR 롤러코스터’를 2016년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에 설치된 롤러코스터(French Revolution)에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가상현실 테마를 도입했다. 탑승객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중세 로마의 거리를 달리는 체험을 경험한다. 또 삼성전자는 2016년 4월부터 에버랜드 내 유러피안 어드벤처에 ‘VR 어드벤처’를 조성키도 했다.

  • HMD

    (Head Mounted Display)

    안경처럼 머리에 쓰고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표시기기

  • 03

    HMD를 사용하지 않아 움직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ETRI의
    가상훈련 시스템

  • 가상현실 기술은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경험을 극대화시켜 광고회사나 마케팅업체에서 주목받고 있다. 360도 VR 영상은 최근 패션뿐만 아니라 각계에서 주목하는 첨단 마케팅 도구 중 하나다. 소비자들은 가상현실을 직접 체험하듯 영상을 360도로 조종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 최근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등 공룡 IT업체들도 360도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며,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360도 광고를 접하는 이들이 증가했다. 이처럼 가상현실 기술은 소형매장에 가구부터 블라우스 제품까지 모두 갖춰놓지 않고도 구매자들에게 제품의 느낌과 디자인을 손쉽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관광이나 여행 분야에서도 전 세계 어디든지 가이드와 함께 여행할 수 있으며,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의료종사자들은 실제적인 가상환경이나 인간 신체의 가상모델을 활용해 인체에 작업하기 전에 유용한 경험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위험도 높은 수술을 집도하는 경험이 많은 의료진에게도 이와 같은 가상현실 기술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 기술은 활용되고 있다. 이로써 가상의 교실에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듣기도 하고, 토론하는 등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VR 기술은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활용되고 있으나 향후 의료, 쇼핑 등 다양한 산업에 융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를 위해 VR을 적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장을 발굴하고,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해나가야 할 것이다.